에너지칼럼/ 한국은 무시되는 탄화수소 지대인가?
에너지칼럼/ 한국은 무시되는 탄화수소 지대인가?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2.11.0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이비드 스터트(David Sturd)는 드래곤 오일사(Dragon Oil)의 지구물리학자로서 한국, 타이, 필리핀 등지의 석유광구에서 일한 바 있다.
드래곤社에 입사하기 전에는 서부 아프리카 석유개발을 주로 하고 있는 선 인터내셔널사(Sun International)에서 일했다. 그는 미국 킹스턴 대학에서 응용과학교육학사 학위를 받았고 리즈 대학에서 지구물리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니겔 퀸튼(Nigel Quinton)은 지질학 교육을 받고 BP사에서 7년간 지구물리학자로 일하면서 남미, 북서 유럽, 동남아시아, 호주 등지의 광범위한 분지 석유 개발에 종사했다.
그는 1988년에 드래곤 오일사의 자회사인 커클랜드 리소시즈사(Kirkland Resources)에 입사, 탐사매니저로서 동남아시아에서 석유개발 실적을 쌓았는데 이에는 타이, 필리핀 등지의 다수의 석유발견이 포함돼 있다.
이들 두 전문가가 1993년 11월 1일자 오일 앤드 개스 저널지(Oil and Gas Journal)에 ‘한국 : 무시된 탄화수소 지대인가?’(South Korea : an overlooked hydrocarbon province?)라는 글을 기고했다.
오늘날 한국은 동해에서 천연가스를 생산할 준비를 하고 있는 단계에 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람이면 누구나 여전히 이렇게 묻는다. ‘한국에서 석유가 날까요? 한국엔 석유가 없는 게 아닐까요? ’라고. 필자도 이런 질문을 종종 받고 있다.
이에 대해 필자는 위의 두 전문가의 오일 앤드 가스 저널지 기고문의 일부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글을 쓴 시점은 1993년 말경이었다.
『머잖아 한국 해역에서 시추될 유정은 근본적으로 미탐사 된 분지의 석유 잠재성을 테스트하는 것이 될 것이다.
만약 이 유정 즉, 드래곤정 시추에서 석유가 발견되면 상당량의 석유 매장량을 확인할 수 있음으로써 새로운 주요 탄화수소지대가 모습을 드러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 유정은 5광구(Block Ⅴ)에서 시추중이며 운영권자는 커클랜드 파 이스트사(Kirkland Far East Ltd ; 드래곤 오일사의 자회사)이다.
이 유정은 탄화수소지대로서의 한국의 잠재력에 대한 석유산업계의 인식을 크게 바꿔 놓을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5광구는 면적이 700평방㎞. 이 광구는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한반도 제주도 남쪽 150㎞ 지점에 위치한다.
비교적 더 큰 광구 북쪽 부분에는 후쿠에(Fukue) 분지 연장부가 북동-남서 지향의 선형 지구(地溝) 시스템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후쿠에 분지는 석유가 많이 발견된 유럽 북해의 사우던 바이킹 지구(Southern Viking graben)와 맞먹는 크기로 제한된 해양 근원암의 존재, 다수의 층서학적 수준에서의 지층의 활동 타입 등은 바이킹 지구와 유사함을 비교시켜주는 요소일 것이다.
탄성파 탐사지도는 후쿠에 분지에 5개의 유망지가 있고, 이 유망지에 10억 배럴 이상의 석유 매장량이 존재함을 나타내주고 있다.
이 광구는 애초에 1986년 한국석유개발공사(현 한국석유공사)와의 동등한 파트너십으로 해드슨 에너지사(Hadson Energy)에 권리가 부여되었다.
초기 단계에는 탐사활동이 광구 남쪽 부분에 초점이 맞춰졌다. 옥돔1정, 거북1정 등 두 개의 유정이 시추되었다. 그러나 광구 남쪽에서 중국이 석유를 발견한 유전의 근원이라고 생각되던 시신세 근원암 구간을 만나지 못했고 건공(dry holes)을 기록했을 뿐이다.
커클랜드가 1991년에 운영권을 따낸 이후에는 광구 북쪽부분에 탐사활동의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탐사단계의 모든 중요한 조치들이 취해졌다. 그 첫째는 일본의 Fukue 1정 및 Fukue 1A정으로부터의 데이터를 재검토하는 일이었다. 이 데이터에는 문제의 시신세 근원암 구간의 존재가 확인되어 있었다.
두 번째는 탄성파 탐사 자료를 세밀하게 재검토하는 일이었다.
권리부여에는 6500km이상의 탄성파 탐사자료가 포함되어 있었다.
세 번째는 후쿠에 분지에 대한 커클랜드사 자체의 분석이었다.
그런데 1970년대 초에 셸사(Shell)에 의해 후쿠에 분지 북쪽 부분에서 여러 개의 탐사정(소라, 도미) 등이 시추되었다.
이 모든 시추 유정에서 탄화수소 징후가 발견된 것으로 보고 돼 있다.
일본 측 후쿠에 1정과 후쿠에 1A정에는 소량의 석유와 가스가 발견되어 탐사활동을 고무시키는 요소가 되었다.
후쿠에 정의 Sayori 사암층은 두루 죽은 석유(dead oil)의 징후를 나타냈고 석유가 고이는 트립(trap)이 군데군데 터져 있음이 발견되었다.
후쿠에 1A에서는 3.1백만 ft³의 가스가 확인되기도 했다.
후쿠에 분지의 남서부에는 상당히 두꺼운 중신세 말기와 플라이오세 퇴적층이 존재했다. 이 분지의 중심의 석유생성부분이 지나치게 성숙돼 있는 것은 근래 500만년동안 굉장한 양의 탄화수소가 빠져나갔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분지 시신세 치누층(Chinu)에서 석유가 빠져나간 것으로 추측되는데 유기탄소의 함유비율이 총 5%, 이 중 절반은 석유를 생성시키는 주요 역할을 했다. 이는 성숙된 근원암 중심부의 1㎢ 당 1200만 톤의 석유를 생성시켰다는 말이 된다.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해서 계산하더라도 이 근원암의 중심부에서 75억 톤, 즉 약 530억 배럴 이상의 석유가 생성되고 빠져나갔음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트랩에서 엄청난 양의 석유가 생성되고 빠져나갔는데 이 중 대충 5%는 근래 500만년 동안에 일어났던 것이다.』

당시 커클랜드사는 건공을 기록, 탐사활동을 중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석유발견이란 단 1개 유정시추로 성공이 판가름나는 것은 아니며 이들이 검토 분석한 자료는 여전히 가치를 지니는 것이다.
현재 한국석유공사에서는 서해, 동해, 남해 등에서 탐사를 계속하고 있고 후쿠에 분지에 대한 탐사도 결국은 해내야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승재 칼럼니스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