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리뷰/ 석유문명은 얼마나 지속될까?
에너지리뷰/ 석유문명은 얼마나 지속될까?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2.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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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덜란드 에라스무스대학 오델 교수의 견해 -

산업문명의 시작인 19세기 3/4분기에서 1970년까지 세계에서 4천억 배럴의 석유가 사용되었다. 1971년에는 석유 확인매장량 선언이 있었는데 그때만 해도 총 석유자원은 1조 배럴 이하인 것으로 추정되었다. 최소한의 바람직한 가채년수 15년을 유지하며 2000년까지 산업확장을 지속시키려면 추가적인 매장량 약 4조 배럴이 필요하다고 당시의 전문가들은 계산했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지구상에 2조 배럴 이하의 석유가 존재한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당연히 세계 석유산업은 임박한 위기, 즉 불가피한 석유 부족으로 향해가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좀 더 세부적으로 얘기하자면 석유가격은 치솟을 것이며, 최악의 경우엔 세계 경제와 사회 시스템의 붕괴가 도래하리라는 공포였다.
그 결과 석유가격이 폭등했고 두차례 석유위기가 있었다(정치적 이유였지만). 세계는 대안을 찾는데 엄청난 돈을 낭비했다.
어쨌든 현실에 있어서 실제로 석유가격이 올라 수요를 억제했을 때 1971∼2000년간 요구되는 석유 매장량 추가는 과거에 추측된 4조 배럴이 아니라 1조∼1.5조 배럴이면 될 것으로 보였다.
여하간 1970년부터 1996년까지의 석유 산업의 경과를 보면 예측이란 현실과 전혀 유사성이 없음을 드러내놓고 있다. 1971년부터 1996년까지 전세계 석유의 누적 생산량은 5,760억 배럴에 불과했다.
한국 등 개발도상국과 소련의 석유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한 1960년대 말에 예측된 세계 경제성장률은 연간 7.5%였는데 이 가정하에 당시부터 2000년까지의 전 세계 누적 석유생산은 1조7,500억 배럴로 계산되었으나 실제는 1조 배럴도 못된 것이다. 그런데 이 기간동안 1조1,500억 배럴의 석유매장량 추가가 있었다. 1971년 5,210억 배럴에 불과하던 석유 확인매장량은 1997년 현재 1조980억 배럴로 늘어난 것이다.
이러한 매장량 추가는 지식과 노하우가 한층 높아졌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이 기간동안 비재래적 석유(non-conventional oil, 즉 초중질, 타르 샌드, 셰일 등)는 거의 개발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한편, 천연가스 확인매장량은 1971년 40조m³에서 1996년 말 현재 거의 150조m³로 늘어났다. 이 기간 누적 소비량은 55조m³였다. 가채년수도 1971년 30년에서 62년으로 늘어났다.
금후 30∼50년간의 석유전망을 얘기하는데 있어서는 지난 30년간의 현실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또한 이 30년간 재래적 석유(conventional oil, 석유, 천연가스)가 세계에서 불완전하게 탐사되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현재 육상, 해양을 합쳐 석유매장 가능 퇴적 분지가 거의 탐사되지 않는 프론티어 지역이 100개에 달한다. 이들이 탐사되지 않은 이유는 정치적 이유도 있지만 위험스런 투자를 감행할 동기, 즉 석유 수요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앞서 말한 지금까지의 매장량 추가량 1조1,500억 배럴은 신 발견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기술발전에 따른 매장량 재평가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이 있다.
어쨌든 그러한 결과로 현재 석유의 궁극 가채량은 3조 배럴로 늘어났다. 따라서 이중 2조 배럴만 사용해도 석유산업은 2025년까지 지속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30년간 비재래적 석유는 전혀 개발되지 않았음은 앞서 말한 바와 같다. 예를 들어 서부 캐나다 아타바스카의 타르샌드, 오리노코의 초중질유 등이 있고 셰일 오일은 미국, 브라질, 자이레, 마다가스카르, 인도, 기타국 등에 있다. 석유가 필요할 때 당연히 이들 비재래적 석유도 개발될 것이다. 현재 이 비재래적 석유의 사용 가능량은 4조배럴로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매년 이 비재래적 석유를 매년 7.5% 사용한다 해도(석유수요가 매년 2% 증가한다는 가정하에) 국제 석유 산업은 2050년까지 지속될 수가 있는 것이다.
또한 최근에는 가히 혁명적이라 할 학설이 등장하고 있다. 보통 석유는 유기물의 퇴적이 땅속에 묻혀 오랜 세월 열과 압력을 받아 석유가 되었다는 것이 정설로 되어있는데 세계 최대의 석유생산국이었던 소련에서는 오래전에 이미 다른 학설이 제기되었다. 그것은 “석유와 천연가스는 지구 표면의 유기물과는 본래 연관이 없다. 오히려 지구 깊숙한 심도에서 분출한 원초적 물질과 연관을 가질 것이다.”라는 것이다. 이러한 이론은 소련의 석유개발의 안내판 노릇을 했다.
사실 현재 수백개의 유전이 수정질의 기반암에서 석유를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서구 학자들이 관심을 가지게 된 이러한 사실은 석유산업의 소멸에 대한 우려가 한낱 노파심임을 일깨워주는 제재가 될 것이다.
한편 천연가스는 현재 2030년까지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되어 있다. 미국 지질조사소의 평가는 세계 천연가스의 궁극 가채량을 현재의 두배로 보고 있다. 이 말은 천연가스 생산이 22세기까지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제까지 Peter.R Odell 교수의 견해를 소개했다.
석유산업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이냐는 석유문명이 얼마나 지속될까 하는 문제이며 그러므로서 세계적 관심사임은 물론 우리나라와 같은 자원 빈국이 석유개발 투자를 지속해야 하느냐의 문제와도 관련이 있는 것이다.
(Petroleum Economist 刊 World Energy Yearbook 1998 참조)


<이승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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