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지구정상회의 결과와 한국의 입장
특별기고/ 지구정상회의 결과와 한국의 입장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2.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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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부터 이 달 4일까지 열흘간 남아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는 2002 WSSD(2002 세계지속가능발전정상회의, 2002 World Summit on Sustainable Development)가 개최되는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태풍 루사로 인해 210여명의 인명이 희생되었으며, 4조원이 넘는 재산피해를 내는 재해가 발생하였다.
현재 이 홍수의 뒤처리나 복구가 한창 진행중이지만 지구한쪽에서의 회의결과를 지켜보면서 우리나라 이번 홍수의 발생원인과 지구온난화의 연관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실감하고 있는 바와 같이 최근 몇 년간 홍수와 가뭄의 피해가 심각하다는 사실에 주의를 집중하지 않을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이와 같은 재해의 원인을 이미 연구·지적하였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그것을 다시 언급하는 것은 생략하고 이번 요하네스버그의 정상회의와 관련 우리나라의 현안과 희망한 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되었는지를 아래와 같이 짚어보고자 한다.

1. 빈곤퇴치
우리나라는 1960년대 이후 경제발전과정을 통하여 모범적으로 빈곤을 극복하여 왔으며 1997년 말의 외환위기 이후 발생한 대량실업 사태 시에도 생산적 복지정책 등의 시책으로 그 일부를 극복하였다는 평도 있으나 국민의 피부에 닿는 결과와는 (상당한)거리가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여기에 우리는 빈곤극복을 위해서 선진국들의 지원이 필수적이며 개도국들도 원조자금의 투명한 관리 등을 희망하였던 바 이번 WSSD회의에서 빈곤퇴치를 위한 세계연대기금(WSF)을 설립토록 합의를 본 것은 일단 성공적이라고 하겠다.

2. 소비와 생산
과다소비는 선진국의 책임이 크다는 개도국 측의 입장과 이는 모든 국가의 책임이라는 선진국의 입장간에 많은 논란이 있을 수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저해하는 최대의 요인은 경제활동 즉 생산과 소비가 자원낭비적이고 환경파괴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며칠 전 우리나라의 홍수피해도 무계획한 개발이 큰 피해의 원인으로 지적된바와 같이 개발은 보존을 병행해야 함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여기에서 에너지 문제를 언급한다면 소비와 생산패턴이 지속가능한 발전의 핵심적 요소이며 이를 위한 방안을 국제적 차원에서 협력해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나라의 희망사항이었고 대체에너지의 비율을 2010년까지 5%로 확대토록 그 목표를 설정한바 있다.
이번 WSSD회의에서 2010년까지 대체에너지의 사용비율을 15%까지 늘리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2015년까지 에너지 효율과 청정에너지 사용을 늘리되 목표치와 시한은 미정으로 남게 됐다.

3. 자연자원의 관리
① 담수자원
담수자원은 인구증가와 빈곤문제에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1800년대 9억의 세계 인구가 2002년도에 60억, 약 7배로 증가했는데 이 증가추세는 지속될 전망인 바 에너지를 포함한 다른 자원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물 문제다.
특히 우리나라의 도서만을 고려하더라도 약 2,000개가 넘는 有人도서 중 시급한 물공급을 요구하는 도서가 200여 개나 된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시급한 부분이다.
이번 WSSD회의 결과는 깨끗한 식수를 공급받지 못하는 20억 인구를 2015년까지 절반인 10억 인구로 줄이기로 했다. 이 10억이라는 숫자는 고정돼 있는 숫자가 아니며 계속 증가하는 숫자가 될 것이므로 문제가 있는 회의 결과라고 하겠다.
②대기 및 기후
중요 쟁점 중 하나가 교토의정서의 비준 및 발효문제이다. 그런데 미국이 비준에 반대하고 있다. 미국은 국내정책상 교토의정서의 비준이 불가능함을 설명하고 기후변화문제에 대한 대처방안으로써 시장원리를 강조하는 유연성체제(Flexible Mechanism)와 기후대처 방안인 적응전략을 채택할 것을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이번 WSSD회의 결과는 1997년 교토의정서를 각국이 시의 적절한 방식으로 비준할 것을 강력 촉구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그런데 한가지 희망적인 것은 중국과 러시아가 의정서 비준의사를 밝혀, 발효가능성은 높아졌다는 것이다.
③ 생물다양성
생물다양성은 생물종의 다양성과 생태계의 안정성이라는 점에서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며 생물자원 문제는 유전자 등 생물학적 자원의 효율적이고 안전한 이용과 관련된 사항이다.
이에 여러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방식의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 種의 보존방안을 제시토록 희망하였던 바 이번 회의에서는 2010년까지 생물멸종을 상당한 수준까지 줄이기로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도 그 종류와 수에 대한 결론을 얻지 못한 것이 아쉽다.
④ 보건
건강은 지속가능 발전의 핵심요소로서 빈곤 및 환경오염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보건문제는 보건과 환경, 빈곤과의 관련성을 제기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었기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는 2020년까지 환경 유해물질의 생산과 소비를 최소한으로 감축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한편 VOC(유해성유기복합물질)와 같은 산업화로 인한 공기오염이 보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물질에 관한 언급이 있었음은 정말 희망적인 회의 결과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그 규제를 실천하기 시작한 국가와 아직 규제를 하지 않고 있는 국가에는 아주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4. 무역
무역이 지속가능발전의 재원조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데에는 대부분의 나라가 동의하고 있다.
환경적으로 유해하고 무역을 왜곡시키는 보조금 폐지문제와 관련하여 EU는 이를 적극 지지하였으나 한국과 미국은 점진적인 철폐를 주장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보조금과 관련하여 다른 부분도 동시에 검토해야 할 필요성이 있으며 국가별 특수상황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함을 주장하는 입장이었다.
무역문제와 관련하여 보조금 철폐 등 우리나라와 유관한 내용은 개발 아젠다 문안에 충실토록 입장을 정립하는 것이 바람직하였다.
여기에 WSSD회의에서는 환경과 조화로운 교역·개발을 추구하며 농업보조금 등을 철폐한다는 지지결과이다. 여기에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개발은 뜻이 있겠으나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교역이 무엇을 뜻하는지 애매한 결과이다.

5. 기타
이상에서 언급한 것 이외에도 우리나라와 관련이 있는 분야는 ①사막화방지문제 ②산림의 생태계보존문제 ③기술이전문제 등이 있을 수 있으나 본회의에서 별로 비중이 높지 않아 여기서는 생략한다.
이번 요하네스버그 정상회의는 국제적으로 각국의 리더와 정치인들의 관심을 환기시키기에 충분하였다. 왜냐하면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수많은 환경재해의 과학적 증거를 이들이 인정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미비하고 아쉬운 것이 없지 않다. 명색이 실행계획(Action Plan)인데 그 내용에 어떻게 언제까지 무엇을 어느정도까지 달성한다는 목표치가 없다는 것이 아쉽다.
우리 김대중 대통령도 참석 못하였고 미국의 부시대통령도 참석 하지 않았다. 이번 회의에 103개국 대표들이 참석하는 정상회의인데 한·미 대통령도 참석하였다면 그 회의의 무게는 더하였을 것이다.
이제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은 환경재해에 관한 연구와 기술개발에 더 많은 자금을 지원토록 유도해야 하며 또한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대체에너지 투자에도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박이동 본지 상임고문/ 2002-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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