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리뷰/ 판 구조론(Plate tectonics)
에너지리뷰/ 판 구조론(Plate tectonics)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2.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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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대화'의 `티마에우스' 편은 소크라테스, 크리티아스, 헤르모크라테스, 티마에우스 등 4사람이 나눈 대화이다.
이 `대화'에서 크리티아스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한다.
`우리 조부께서 어릴 때 해주신 솔론이 이집트의 한 승려에게서 들은 이야기이다. 옛날에 초강대국이 있었는데 유럽과 아시아 등 세계 전체를 탐험하는 나라였다. 이 나라는 지브롤터 해협 저편 대서양 쪽의 나라였다. 고대 리비아와 아시아를 합친 것보다 더 큰 이 나라는 아틀란티스라 불렀다. 이 나라는 대서양의 대륙을 지배했을 뿐 아니라 지브롤터 해협 안쪽의 지역까지 세력을 뻗쳤다. 그러나 성이 차지 않아 지브롤터 해협 안쪽의 나라를 모조리 정복할 야심을 갖게 되었다. 당시 아테네에는 덕성이나 힘이 모든 인류의 우위에 서는 고상한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아틀란티스는 아테네를 침공해왔다. 그러나 아테네인들은 탁월한 용기와 전술로 이들을 물리쳤다. 그리고 지브롤터 해협 안쪽의 모든 나라들을 아틀란티스로부터 해방시켰다. 그후 지진과 홍수가 일어나 아틀란티스의 모든 사람들을 매몰시켰고 아틀란티스 대륙은 바다 속에 가라앉고 말았다.'
이 이야기보다 더 현실적인 라우라시아(Laurasia) 전설도 있다. 현대에 와서 지질학자들은 이 전설을 토대로 판게아(Pangaea)라는 초대륙을 가정했는데 1912년 독일의 기상학자 알프레드 베게너는 이 판게아가 북쪽의 라우라시아와 남쪽의 곤드와나랜드(Gondwanaland)로 갈라졌다고 주장했다. 라우라시아는 그 때 북미 대륙과 유라시아 대륙으로 분리되었고 곤드와나랜드는 남미, 아프리카, 인도반도, 호주, 남극 등으로 분리되었다.
이처럼 신화시대 전설과 현대적 의미의 지각변동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석유가 지질학과 깊은 연관을 가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지질학적 과정에 대해서는 의론이 분분했는데 현재 지구의 여러 가지 지질학적 특성을 해석하는 하나의 단순하고 포괄적인 개념을 갖게 되었다.
그것이 판 구조론(Plate tectonics)이다.
지구의 암권은 10여개의 딱딱한 지판(Plate)으로 갈라져서 각각 개별적으로움직인다는 것이다.
지판은 서로 부딪쳐 다른 판 밑으로 밀려 들어가곤 한다. 판게아가 분리된 이후 지판의 이동은 현재에도 계속되고 있으며 대서양에서는 중대서양 해령을 경계로 연평균 1∼2cm의 속도로, 태평양에서는 동 태평양 해령을 경계로 2∼6cm의 속도로 확장된다.
지판 이동의 예를 들면 태평양 남동부에 있는 나즈카 지판과 남아메리카 지판 사이의 접촉부에는 두판의 충돌로 인하여 안데스 산맥과 칠레해구가 발달되고 강한 지진대를 이루고 있다. 한편 태평양 북서부에 있는 태평양 지판이 유라시아 지판과의 충돌로 쿠릴-캄차카-알루샨을 연결하는 호상열도가 발달되고 강한 지진대를 이루고 있다.
석유개발이 지질학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이유는 어떤 지질에서 석유가 발견될 가능성이 가장 크며, 어느 지점을 시추해야 석유발견에 성공할까를 알아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석유의 존재는 지질학적 운동에 의한 혼란이 덜한 퇴적분지, 석유가 축적될 수 있는 공극암석구조(porous rock structure) 석유를 가두어 높을 수 있는 덮개를 가진 불침투성의 암석과 깊은 관련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석유를 캐내기 위해서는 새로운 판 구조론을 통해 퇴적 유형의 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석유개발사업은 우주산업 만큼이나 인류의 과학이 총 동원되는 사업이다. 그 한 부분으로서의 지질학과 석유의 관계를 잠시 살펴보았는데 앞에서 말한 아틀란티스 의 전설은 일면 `지혜 전승'의 단절이 초래하는 결과를 떠올리게 한다.
태고적 아테네인들은 고귀하고 고상한 종족이었는데 천재지변에 의해 멸절하고, 극소수만 남아 후대를 이은 것이라고 플라톤의 `대화'에서는 말하고 있다. 그 남은 극소수는 불행히도 `지혜'를 글로써 남기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후손들은 새로 답습해야 했고 그래서 선대들의 고귀함이나 고상함은 사라져 버렸다.
오늘날의 우리의 혼란, 그것도 `지혜 전승'이 되지 않은 탓으로 보면 어떨까?

☎ (02)3665-88


<이승재 칼럼니스트/2002-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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