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리뷰/ 철인 왕췬시(王進喜)와 그의 1205개 시추팀
에너지리뷰/ 철인 왕췬시(王進喜)와 그의 1205개 시추팀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2.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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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동부의 끝, 흑룡강 지역에 위치한 바람 많고, 혹독히 추운 지역.
이 중국 최대의 타칭(大慶)유전 개발에서 많은 석유 영웅들이 탄생했다.
이 유전은 1950년대 말에 발견되어 소련 기술자들에 의해 최초로 개발 계획이 수립되었으나 실제 개발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그런데 1960년에 소련 기술자들이 돌연히 철수해 버렸다. 당시 중국 공산당은 소위 수정주의라는 소련내 신경향을 맹비난 했다.
소련 기술자의 철수로 인해 중공이 당한 시련은 중공 언론에 수 천번 지적되었다.
비상대책회의가 열리고 당 중앙위원회는 1960년 2월 松遼분지에 10만명의 석유 노동자들을 집결하도록 지시했다.
석유 노동자들이 중국 각 지역의 유전지대로부터 타칭유전(다킹유전으로도 불리운다)으로 왔다. 甘肅지역의 유멘(王門) 유전 및 新彊지역의 카라마이 유전으로부터 오는 석유 노동자들이 특히 눈에 띄었다. 그들은 기차를 타고 당도했다.
그들은 마치 자력과 같은 중심에 끌리어 중국 이곳저곳에서 모여들었는데 그 중심을 사명감이라고 해야 할까, 애국심이라고 해야 할까?
그들은 잡다한 장비들을 갖고 왔다. 지하의 암석을 뚫는 드릴(drill)의 날은 1940년대의 것도 있었다. 이들은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뜨내기들이 아니었다. 각 유전의 석유 노동자들은 완벽한 팀웍을 이루고 있었다. 그들은 황폐한 지역으로부터 새로 연결된 기존 철도를 따라 화물 열차칸에 몸을 싣고 안타(安達)에 도착했다.
석유 노동자들은 주거시설이 없어 처음 몇달 동안은 지상에 구덩이를 파고 생활했다.
왕췬시가 이끄는 1205개 시추팀도 1960년 봄에 이 새로운 유전 지역으로 왔다.
타칭 유전으로 가는 도중에 그들은 지붕위에 대형 가스주머니(연료용일 것이다)를 싣고 있는 버스들과 농경지에 석유가 없어 내버려진 트랙터들을 보았다. 이것이 석유 노동자들의 현실이었다. 그들은 가슴속에 엄청난 양의 석유를 그리면서 자신들의 힘이 용솟음치는 것을 느꼈다.
당시 왕췬시는 다음과 같은 말을 토해냈다.
“내가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 땅을 두들겨 검은 석유가 분출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석유 문제의 후진성을 저 태평양 바다에 쓸어넣어 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막상 60톤 규모의 시추기가 당도했어도 그것을 달아올려 옮겨놓을 기어가 없었다.
왕췬시와 석유 노동자들은 육체의 힘으로 기차 정거장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는 시추지역까지 油井塔(Derrick)을 옮겼다. 시추기는 작동시킬 수 있었으나 시추에 필요한 물을 끌어들일 송수관이 없었다. 그러나 시추는 시작되었다. 유정 시추에 필요한 물이 고갈되었을 때는 멀리서 끌어다 사용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5일 동안의 힘든 작업을 강행한 끝에 그들은 첫번째 유정의 시추를 완결지었다.
중국 공산당의 고위층 지도자들은 그들이 보여 준 혁명적인 책임감과 노고를 높이 인정하며 왕췬시의 시추팀에게 `철(鐵)의 시추팀'이란 칭호를 부여하고 모든 개척자적인 석유 노동자들에게 그들을 본받도록 했다.
이 이야기는 중국의 석유개발 역사가 빚어낸 경이스런 `오일맨(oil man)의 한 양상'이다.
1960년 4월 14일 타칭 유전지역에서 첫번째 유정이 완성되었으며 철도를 통한 최초의 석유운반이 6월1일을 기해 이루어졌다. 안타에 최초의 정유공장이 세워졌고 중공 당국은 1963년에 석유의 자급자족을 달성했다고 주장했다.
타칭유전 개발은 중공의 산업발전의 전형적인 모델로서의 의미가 있다. 이 유전의 개발 전략은 `집중공략(Concentrated attack)'이라는 말로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처음에는 가장 원시적인 장비를 사용해서 다음에는 꾸준히 잉여생산분을 자본 확장과 장비의 현대화로 연결시켰는데 소위 `자력갱생' 정신의 실례가 되었다.
그 후 잇따라 중국 제2, 제3의 솅리(勝利)유전, 冀中유전 등이 개발되었다.
그러나 중국은 산업발전에 따라 1993년에 석유 순수입국이 되었다.
(白根旭 편역/ 中共石油(토담사 간) 참조)

<이승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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