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수송기계 에너지의 변천
기고/ 수송기계 에너지의 변천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2.0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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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체연료 합리적 이용 필요

지난해 9월 11일 미국의 중심부인 뉴욕에서 엄청난 테러사건이 발생한 후 새해를 맞이한 지금까지 연일 언론매체들은 전쟁소식을 전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필자는 원고부탁을 받고는 학생들의 성적처리와 연구과제 등을 핑계로 원고 약속 날짜가 아닌 약속시간에 임박해서야 글을 쓰게 되어 쑥스러운 기분이 든다. 그 이유는 항상 학생들에게 학과목에서 배당되는 숙제와 시험은 미리 미리 준비하라고 강조하는 필자임을 볼 때 쉽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임오년 말띠를 맞아 힘찬 각오로 이와 같은 글을 쓰게되어 생각을 가다듬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하며 수송기계에 사용되어 왔던 에너지 변천을 기술해 보고자 한다.
인류가 지구상에 출현한 이후 오랜 진화과정을 거치면서 혹독한 기후와 거대한 짐승과의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아 만물의 영장으로 군림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는 대략 두뇌의 발달로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는 기술과 불의 사용 즉 에너지 이용이라는 다른 동물에게는 결여된 특징으로 풀이된다.
이렇게 인간을 만물의 영장으로 구분 짓게 하는 에너지 이용은 수송기계 분야에서는 어떠한 형태로 나타났을까? 아마도 수송기계에 사용되었던 실용성이 있는 최초의 에너지원은 고체연료인 석탄일 것으로 생각된다.
1765년 영국의 제임스 와트에 의한 증기기관이 발명된 후 1769년 프랑스 니콜라스 퀴노에 의해 세계 최초로 증기자동차가 발명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수송기계가 발명됨에 따라 석탄 증산에 걸림돌이었던 탄광갱 내의 지하수 배수가 능률적으로 이루어져 석탄에너지 이용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석탄이 처음으로 인류에게 알려진 것은 중국에서는 진한 시대인 기원전 100년경으로 기록되어 있고 로마제국의 유적에도 약 2000년 전으로 추정된다.
석탄은 태고 때의 삼림이 지각에 매몰된 채 장구한 세월에 걸쳐 높은 압력을 받아가며 생성된 화석 연료이다. 그후 석탄 에너지는 1825년 스티븐슨에 의해 발명된 증기기관차에 사용되어지며 19세기의 근대산업혁명의 주역이 되었다.
이러한 석탄에너지는 단위무게당 발열량이 크고 저장이나 수송시에 편리한 액체연료인 석유에너지에게 자신의 자리를 내주게 된다. 특히 석탄에 의한 대기오염은 퍼센트 단위로 측정되지만 석유의 경우는 100만 분의 1단위로 측정될 정도로 대기개선 효과가 있기 때문에 고체연료인 석탄에서 액체연료인 석유계 연료로 에너지 이용이 변화되고 있는 것은 시대적인 요구에 순응한 결과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램프를 밝히는 조명기구에 사용되던 석유계 에너지가 수송기계에 이용된 것은 독일의 니콜라스 오토가 1876년 발명한 오토기관과 경유연료를 사용하는 같은 나라의 루돌푸 디젤이 1895년에 발명한 디젤기관으로 본격화되었다.
석유에 관련된 정확한 문헌이 없어 언제부터 이용하였는지 확실히는 모르지만 1850년 경만 해도 석유는 지상으로 용출한 것을 우연히 발견하여 이용하였을 뿐 지하에 매장돼 있는 것을 찾아내고 이것을 끌어내어 사용하는 방법을 몰라서 유용자원으로 각광을 받지 못하였다.
또한 이 시대에는 석유를 모포에 흡수시킨 다음 이것을 짜는 방법으로 석유를 채취하다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중동국가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유전의 발견과 채출기술의 발달로 세계 어느 지역으로도 대량공급이 가능해졌다. 이리하여 20세기에는 액체인 석유계 연료가 에너지의 왕좌 자리를 향유하고 있는 것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석유수요의 급증은 1970년대의 석유파동과 같은 석유 수급 불균형을 초래하였고, 대량소비로 인하여 환경의 급격한 오염은 만물의 영장인 인간들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면서 석탄에게서 이어받은 왕좌를 누구에게 넘겨주어야만 하는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의문은 엔트로피 증대의 법칙으로 필자는 답하고자 한다. 엔트로피 증대란 공학의 법칙 중의 하나로 우리 생활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이나 변화에 있어서 현재까지 예외가 발견된 일이 없으며 인간이나 사회에 있어서 활동이나 변화가 있으면 필연적으로 엔트로피가 증가하게 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얼음보다는 물, 물보다는 수증기의 엔트로피가 크다. 즉 고체·액체·기체의 순서로 엔트로피가 크며 이와 같은 논리로 에너지 왕좌는 엔트로피가 큰 기체연료가 그 자리를 누릴 것으로 예측해 본다. 따라서 여러 가지 기체연료를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면 막 시작한 21세기를 지혜롭게 생활해 갈 것이다.

최경호 박사
(계명대 기계자동차공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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