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수첩/ 韓電 눈치보기
에너지수첩/ 韓電 눈치보기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1.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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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산업구조개편으로 발전회사와 전력거래소가 출범한지도 벌써 7개월 정도가 지났다. 짧으면 짧은 시간이고 길다면 하염없이 긴 시간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의 길고 짧음을 떠나 발전회사나 전력거래소의 운신 폭은 여전히 좁다. 발전회사들은 아직 한전의 자회사이고 전력거래소는 겉으로는 독립기관이나 예산에 있어 한전의 얼굴을 봐야하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이렇다보니 이런 저런 일을 계획하고 실행하는데 있어 발전회사와 전력거래소는 한전의 눈치보기에 급급한 것이 사실이다. 한전에서‘쓸데없이 왜 그런 일을 벌이는가’라는 말이나 나오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기가 일쑤다.
특히 한전과 상반된 입장을 가질 수밖에 없는 문제에 가서는 더욱 그렇다. 예를 들어 배전분할은 전력산업구조개편의 핵심임에도 불구하고 한전 직원들은 이 문제에 있어 반대 분위기이다.
오히려 발전부문 분할 때보다도 더욱 그렇다. 배전분할이 사무직에 관련된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배전분할과 관련된 행사라도 열려면 한전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상은 한전이 아직도 과거의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환경이 변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절실히 체감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과거의 방식대로 상황에 대응하고 권한을 유지하려한다는 얘기다.
이런 지적을 차치하고라도 민영화를 앞둔 발전회사나 전력거래소가 제 역할을 하는데도 역기능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발전회사는 시기가 언제인지 간에 민영화가 예정돼 있고 민영화에 앞서 효율적 경영을 통해 매각가치를 최대한 높이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자율권을 가지고 계획을 세워 실행해야 한다. 발전회사 초대 사장들의 임무도 바로 그것이다.
전력거래소는 독립기관이다. 독립기관으로 움직여만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이런 특성을 가지고 있는 기관도 한전의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은 아무래도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눈치 보는데 신경을 쓰는데 제 할 일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말이 杞憂이기를 바라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변국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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