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수첩/ 돈의 시대가 온다
에너지수첩/ 돈의 시대가 온다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1.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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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모 발전회사의 건설처장은 사석에서 자신이 필리핀 일리한 발전소 계약 당시 경험했던 일을 말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가 말한 얘기의 핵심은 발전소 건설이 됐든 설비계약이 됐든 간에 모두가 ‘돈의 논리’에 의해서 좌우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돈의 논리는 전력산업구조개편과 민영화의 흐름 속에서 더욱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구조개편과 민영화가 가지고 오는 인식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일단이다. 기술직인 그가 그렇게도 돈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앞으로 건설이 건 기술개발이 건 돈 없이는 안되는 시대가 온다는 확신 때문일 것이다. 에너지사업에도 이제는 금융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도 높아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민영화는 효율과 경쟁의 논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효율과 경쟁은 이익이 창출됐을 때 그 목표를 이루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돈이 안되는 사업은 추진될 수도 없고 돈 없이는 어떤 사업도 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향후 발전회사의 민영화 역시 철저한 돈의 논리가 지배한다. 돈이 안되는 발전회사는 어느 누구도 사려고하지 않을 것이고 돈을 남기기 위해서는 적정 수익을 보장해 달라고 조를 것이다.
 적정 수익을 보장해 주려면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게 된다. 우리가 전력산업의 민영화로 인해 우려하고 있는 전기요금의 인상도 돈의 논리에서 출발한다.
발전소를 짓는 문제는 어떤가. 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한전이 해외에서 한전의 신용으로 돈을 차입해 조달했다. 참으로 손쉬운 조달 방법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사정이 다를 수 밖에 없다.
 이제는 발전소 건설사업의 수익성을 담보로 한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자금조달의 주류를 이룰 것이다. 발전소가 이익을 낼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되면 금융기관은 한 푼도 빌려주지 않는다. 그렇지 않으면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는 다른 조건을 달 것이다.
이렇듯 구조개편과 민영화의 파고는 전력산업 뿐만아니라 에너지산업 전반에 돈의 논리를 더욱 실감케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바야흐로 돈의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변국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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