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분야 외길의 의미
조명분야 외길의 의미
  • 한국에너지
  • 승인 2004.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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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주택공사가 주최한 조명설계·디자인대전의 某 대상수상업체 사장을 인터뷰했다. 그는 수상소감과 함께 97년 회사를 세울 때부터 지금까지의 과정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들려줬다.
십 수년간 조명 일을 하다가 독립한 직후 IMF를 겪었고 자본금을 거의 날려버려 그만두고 싶었던 적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어려움이 생길 때마다 그동안 쌓아둔 경험으로 해결할 수 있었고 돈 욕심보다는 제품의 질과 함께 일하는 사람에 대해 욕심을 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지금은 올해 공장 부지도 마련할 수 있게 됐고 조금씩 사업규모를 키워가고 있다고 한다.
인터뷰를 하면서 놀란 것은 그가 25년째 조명 일만을 해왔다는 사실과 이윤보다는 제품의 질에 대한 욕심이 더 크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놀라움은 처음 겪는 것이 아니다. 이번 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조명박람회 참가업체들을 인터뷰하면서도 느꼈던 놀라움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처음부터 기술로 조명분야에 뛰어든 ‘기술자’출신들로 위기가 생길 때면 기술과 제품의 질로 이겨냈다. 그리고 국내시장뿐만 아니라 일찌감치 해외시장에도 눈을 돌렸다. 물론 경험과 기술이 뒷받침돼 해외시장 진출도 가능했다.
이러한 공통점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어떤 분야에서 성공을 하려면 꾸준히 한 우물을 파야하고 남보다 뛰어난 기술로 승부를 내야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들은 이런 ‘평범한 진리’를 실천한 것 뿐이다.
조명업계는 지금 유례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한다. 기본적으로 열악한 상황을 가지고 있는 국내 조명업계로서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도, 적극적인 기술개발도, 해외시장 개척도 알고는 있지만 실천하기 힘들다고 한다.
하지만 기자가 만난 업체에서 느꼈던 것은 그들 역시 갖은 어려움을 겪었으나 기술개발에 대한 의지와 조명분야에 대한 애정으로 극복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어려움 속에서도 조명분야의 힘든 외길을 걸었다는 사실이다.
조명업계가 버릇처럼 얘기하는 현실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이들 업체에서 느꼈던 뭉클함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남수정기자<2004.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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