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대담/ 김종원 고효율수소에너지 제조 저장 이용 기술개발사업단장
신년대담/ 김종원 고효율수소에너지 제조 저장 이용 기술개발사업단장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4.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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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기술은 미래 에너지산업 경쟁력 좌우”

美 日 기술선점 코드화 작업에 박차
우리도 경쟁력 있는 기술개발 가능

수소를 에너지로 개발하기 위해 앞으로 10년간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정부가 지난해 발표했다. 정부가 단일 에너지원의 기술개발에 대해 장기적으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에너지로서 수소의 가능성이 얼마나 높은 것인지, 그리고 무엇 때문에 수소를 에너지로 개발해야 하는지. 우리의 현실은 세계 추세에 비해 어느 정도의 수준까지 와 있는지 알아보자.


- 인류는 석탄, 석유와 같은 화석에너지의 과다한 사용으로 지구온난화라는 재앙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러한 지구적 차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곧 수소에너지를 이용한 기술개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에너지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이 전력을 투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하겠지요.  신에너지원으로서 수소를 에너지로 이용하는 연구가 세계적으로 활발한 것 같습니다. 수소의 에너지 이용가능성부터 말씀해 주실까요.
▲ 아시다시피 수소는 가장 기본적으로 물을 전기분해해서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연료전지로 수소를 이용하게 되면 공해물질이라고는 배출되지 않습니다. 화석에너지의 고갈과 공해 및 지구 온난화에 대처할 수 있는 가장 유망한 에너지자원입니다. 특히 수소에너지는 에너지의 저장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반적으로 화석에너지는 자원의 형태로서 저장되어 있지만 전기에너지와 같은 경우는 저장할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 아닙니까. 수소에너지는 생산해서 얼마든지 저장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와 같이 화석에너지 자원이 빈곤한 국가에서는 전적으로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 세계적인 흐름은 어떠합니까.
▲ 수소에너지를 먼저 개발하기 시작한 것은 일본입니다. 일본은 수소의 모든 생산기술을 확보해 놓고 있습니다. 2004년까지 표준화코드를 완성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습니다. 시작은 늦었지만 미국은 90년 이후 수소개발관련법을 제정하여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한 이후 일본보다 이 분야의 기술에서 앞서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90년대 이전까지는 일본이 미국보다 수소에너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기술개발을 추진해왔습니다만 현재에는 미국이 좀 더 앞서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수소에너지 개발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미국의 이와 같은 정책은 세계적으로 수소에너지에 대한 기술이 가장 앞서있는 점을 이용해 이 산업을 전략적으로 주도하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2010년경이면 수소연료전지 자동차가 많게는 연간 150만대까지 보고 있습니다. 결국 미래의 자동차 산업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것이 미국의 의도인 것 같습니다. 지난해 일본의 고이즈미 수상이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를 이용하는 홍보전을 펼친 일이 있지요. 일본도 미국에 뒤지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수소에너지는 일반적으로 단순한 에너지로서의 이용가치도 중요하겠지만 자동차를 비롯한 산업에너지 이용기술에서 훨씬 더 중요합니다. 따라서 미국, 일본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선진국이 수소에너지개발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아이슬란드는 수력이 풍부하고 하와이는 지열이 풍부합니다. 이들 국가에서는 풍부한 자국의 1차에너지를 기반으로 수소를 생산하여 2035년경이면 거의 모든 에너지를 수소로 대체한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화석에너지의 시대를 넘어 수소에너지 시대로 전환해 가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 수소에너지가 화석에너지 자원이 갖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면에서는 우월하지만 현실적으로 경제성이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 수소를 1차에너지로 이용하는 면에서는 현실적으로 경제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면 물을 전기분해하여 수소를 생산하여 다시 에너지로 이용한다는 것은 2·3차 에너지로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연료전지개념에서 본다면 효율이 3배정도 됩니다 따라서 수소 생산 및 이용비용을 최저화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분산형 전원으로서 수소연료전지형태로써 가정이나 산업체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되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입니다.
수소가 에너지로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제조, 저장, 이용 등 모든 방면에서 경제성을 높여나가는 길이 현실적인 과제입니다. 수소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유리한 길은 수소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원료의 다양성에 있습니다. 태양광, 유기성폐기물을 비롯한 바이오메스, 지열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하여 수소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각 나라마다 여건에 맞는 기술개발을 추진할 수 있습니다.
- 우리나라도 수소에너지 이용 기술개발계획을 발표했는데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부터 얘기해 봅시다.
▲ 뉴프론티어 사업으로 수소에너지 이용기술개발사업이 책정되어 있었습니다만 정부가 지난해에 들어서 본격적으로 연구개발계획을 내놓았습니다. 92년부터 초보적인 투자를 해온 것은 사실이나 이제 기술개발사업단이 출발선상에 있는 것처럼 현실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우리 현실에 맞는 방안을 찾아 가장 경제적인 기술개발을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 앞서 말씀하신 대로 선진국은 거의 모든 기술이 개발된 상태인데 우리는 시작이라면^^^ 뭐라고 하면 좋겠습니까.
▲ 늦었지만 그래도 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자동차 강국입니다. 미국과 일본이 다투는 문제는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의 표준화 코드를 서로 자기 기술위주로 만드는데 있습니다.
이들 국가가 우리와 전혀 상관없이 표준화코드를 만들게 되면 우리는 모든 것을 수입해야 합니다. 표준화코드는 IEA 18개 기술개발분야의 하나로 각 나라가 참여하겠지만 기술이 없는 상태에서는 참여할 수 없습니다. 수소에너지는 미래 에너지기술의 이니셔티브를 누가 잡느냐 하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비록 세계수준보다 앞서 갈 수는 없더라도 뒤쳐지지는 말아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에너지 자원을 거의 수입해왔지 않습니까. 수소에너지는 기술만 개발하면 얻을 수 있는 자원이지만 그렇지 못하면 수입해야 합니다. 미래의 국가경제가 달린 사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수소의 제조기술이 첫걸음이겠습니다.
▲ 수소를 제조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어느 것이 가장 경제적이고 경쟁력이 있는 방안인가가 문제입니다. 미국은 바이오매스 산업이 아주 많이 발전해 있습니다. 따라서 여기서 생산되는 전력으로 수소를 제조하는 방안이 가장 유리하다고 합니다.
우리는 여러모로 찾아보아도 마땅한 방안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우리 현실여건은 수소를 제조하는 측면에서 토양이 척박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렇지만 사계절 기후변화가 있는 우리나라에서 경쟁력이 있는 기술을 개발한다면 세계적인 기술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 생각으로는 유기성 폐기물을 이용한 생물학적 수소제조방안이 가장 유리할 것 같습니다. 이 방법으로 전체30%의 수소를 제조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바이오매스 기술이 용이하다고 했지만 석탄, 원자력, 생물학적방법, 납사 등 다양한 제조기술이 있습니다. 우리도 여러 가지 방안이 있을 수 있습니다. 풍력, 태양에너지, 원자력 등을 이용하여 수소를 제조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해양풍력발전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태양에너지를 이용하여 10%정도의 수소를 제조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원자력은 가능성은 있습니다만 워낙 여론이 좋지 않아 전망하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 기술개발이 한두 가지가 아니겠습니다.
▲ 수소는 기본적으로 위험하다는 생각이 있지 않습니까. 생산 못지않게 저장, 수송 등의 기술이 개발과제입니다 저장기술은 700기압까지 개발하려합니다. 자동차에 기름을 넣는 주유소가 있듯이 수소를 이용하려면 주유소 개념의 공급장소, 스테이션의 건설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고압의 물체는 저장, 이용에서 제한을 받습니다. 관련법규도 새로 정비해야 합니다. 센서, 안전, 코드화, 표준화 등 시급히 개발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종합적인 기술개발 사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수소 전용 내연기관의 효율은 40%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보고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기술개발비가 연간 100억 규모로 되어 있는데 충분하겠습니까.
▲ 약 10년 동안 1000억을 투자하겠다는 것이 정부 계획입니다. 기본적으로 기술개발은 정부가 주도하더라도 기업의 투자자 위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수소개발에는 현대자동차, 현대 모비스, SK, 한국가스공사, 삼성엔지니어링, 효성 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투자의지가 기술개발 성공의 관건입니다.
연간 미국은 3000억원, 중국은 1500억원 수준에서 투자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들 국가와 경쟁하려면 당연히 더 많은 투자와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입니다.
- 수소가 오존층을 파괴한다는 주장도 있던데 또 다른 환경문제를 야기할 수 있지 않습니까.
▲ 수소는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세계 각국의 산업체에서 에너지로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수소가 에너지로 이용되지 않고 외부에 방출되었을 때 오존층을 파괴한다는 것인데 이 문제에 대해 최근 일본학계에서 연구자료를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인류가 수소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방출될 수 있는 수소의 양은 미미해 오존층 파괴를 불러올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했습니다. 안심하셔도 괜찮을 것입니다.
- 사업단장으로서 하실 말씀은.
▲ 가장 기본적인 일은 연구인력을 양성하는 길입니다. 지금 국내에는 전문가가 극히 적습니다. 기술개발 인력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대학과 연계해 인재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할 것입니다. 그리고 수소에너지 이용기술은 전체과학기술의 총집합체입니다. 그러한 만큼 이해가 쉽지 않습니다.
교육, 홍보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끝으로 기술이 전체과학분야를 망라하듯이 관련되지 않는 법규가 없습니다. 정부의 거의 모든 부처가 수소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는 관련법규를 정비하는데 협력해 주기를 부탁합니다. 수소에너지 기술개발과 관련한 모든 인사들께 새해 건강하시기를 빌겠습니다.

〈대담: 남부섭 국장 / 정리: 최홍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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