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기 산업자원부 자원정책실장
배성기 산업자원부 자원정책실장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3.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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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 에너지공급기반 구축 무엇보다 중요”

고부가가치형·환경친화적 에너지산업구조로 전환할 터
“구조개편 부작용 최소화”, 균형적 에너지가격체계 마련


- 먼저 자원정책실장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여러 가지 에너지·자원 현안들이 있겠지만 우선 우리나라 자원정책이 지향해야 할 목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최근 미·이라크전에서 우리는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새삼 깨닫게 됐습니다.
특히 전체 에너지의 97%와 석유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에너지의 안정적인 확보는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따라서 우선 석유비축기지 등 에너지 공급인프라를 적기에 건설하고 국내외 자원개발 확대 등을 통해 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소비가 많은 국가와 자원부국이 인접해 있는 동북아 에너지협력체 구성을 통해 에너지안보에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국내외적 요구와 기후변화협약 등 국제환경규제가 강화될 것입니다.
이런 추세에 대비해 에너지절약 및 효율 향상시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대체에너지 보급촉진 시책을 강화하는 등 환경친화적인 에너지 소비구조로 전환해야 합니다.
전세계적인 에너지산업의 자유화 및 민영화 추세에 맞춰 우리나라 에너지산업도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앞으로 시장여건에 맞춰 전력, 가스 등 에너지산업의 구조개편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외에도 소비자보호를 위한 에너지 시장질서 확립,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호를 위한 에너지안전관리 강화와 함께 에너지산업 전반의 기술경쟁력을 강화해 에너지기술의 수출산업화를 모색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 우리나라는 자원빈국으로서 자원정책의 한계성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추진해온 자원정책 가운데 잘한 부문과 아쉬운 부문이 있다면.
▲ 우리나라는 고도 경제성장과 함께 에너지소비가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에너지공급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실현했습니다.
90년대부터 전력뿐만 아니라 석유, 도시가스, 열에너지의 네트워크형 공급기반을 확충해 선진형 에너지수급체계를 확립했습니다.
국내외 자원개발사업에 에너지및자원사업특별회계를 통해 지속적으로 투자함으로써 가채매장량 4억 배럴의 베트남 15-1 유전개발에 성공하고 동해(제6-1광구)에서 경제성 있는 천연가스전을 개발했습니다.
에너지수요 측면에서는 지속적인 에너지이용효율 향상 노력으로 에너지원단위 및 에너지수요의 GDP 탄성치가 지난 97년 이후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고 에너지다변화 노력으로 석유의존도 역시 지난해말 기준으로 50%이하로 하락했습니다.
시장기능 활성화 측면에서는 석유산업의 대외개방 및 가격자유화에 이어 전력 및 가스산업 구조개편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경쟁여건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전량을 해상을 통해 수입하고 있으며 중동의존도가 매우 높아 에너지공급구조가 취약하므로 에너지안보 확립에 보다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경제성장 과정에서 중화학공업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형성된 에너지다소비형 산업구조가 아직도 유지되고 있어 고부가가치형 산업구조로의 전환이 절실한 실정입니다.
에너지산업은 경제개발기의 급속히 늘어나는 에너지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공기업체제로 운영해옴에 따라 전력, 가스, 지역난방 등 주요 에너지 부문에서 시장의 자율적 수급조절 기능을 높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속가능 발전에 대한 국내외적 요구와 기후변화협약 등 국제환경 규제 강화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서는 환경친화적 에너지소비구조로 전환정책을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 우리나라는 에너지공급 위주의 정책에서 수요관리 위주의 정책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요관리 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를 할 수 있겠습니까.
▲ 현재 사용하고 있는 석유, 석탄 등 화석에너지의 매장량에는 한계가 있고 환경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을 볼 때 에너지의 합리적 이용을 촉진하기 위한 에너지 수요관리정책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나라 수요관리사업은 각 부문별로 성과가 나타나고 있어 그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력분야에 대한 축열 및 축냉, 심야기기 확대보급은 동절기 피크부하를 관리해야 할 정도로 당초 목적 이상의 효과가 발생했습니다.
지난 99년 에너지이용합리화법에 산업자원부장관이 공급사의 수요관리계획 수정·보완조치 조항을 신설한 이래 수요관리사업에 대한 에너지공급사의 투자 확대로 계절별 에너지 수요격차(TDR)가 현저하게 좁혀지는 등 수요관리에 대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 앞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할 생각입니다.
- 국제적으로 유가가 하향 안정세로 돌아서고 있습니다. 올해 국제유가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 금년 국제유가는 베네수엘라 총파업 장기화와 미·이라크전의 가능성 등으로 연초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한 때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31.19달러(03. 2. 25)까지 급등했습니다.
그러나 미·이라크 전쟁을 전후해 시장불안 심리가 제거되면서 현재 24∼25 달러에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향후 국제유가는 미·이라크 전쟁이후 이라크의 원유생산·수출의 회복세와 이에 따른 OPEC의 생산정책이 주된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주요 전문기관들은 6월 총회 시 OPEC의 쿼터 감축을 전망하고 있으나 전반적인 수급상황은 안정적으로 유지돼 연평균 유가수준은 두바이유 기준 배럴 당 약 24∼25 달러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는 작년 연평균인 23.8 달러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입니다.
- 해외자원개발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정부의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해외자원개발에 대해 어떤 구상은 가지고 있습니까.
▲ 정부는 안정적인 에너지·자원 확보를 위해 8대 전략광종에 대해 2010년 자주개발률 목표치를 석유 10%, 유연탄 30% 등으로 설정하고 해외자원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해외자원개발사업에 대한 예산지원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올해 예산은 전년 대비 37%가 증가한 2,355억원을 확보해 놓은 상태이며 내년에도 정부지원을 대폭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정부는 이와 같은 투자지원과 더불어 자원부국과의 자원외교를 강화해나가는 한편 전략적 해외자원개발사업을 더욱 활성화시켜 나감으로써 자주개발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 자원정책 가운데 가장 큰 현안은 아무래도 에너지산업구조개편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새정부 들어 에너지구조개편의 방향이 불확실해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에너지산업구조개편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명확히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 향후 에너지산업구조개편은 지속적으로 추진하되 여건변화를 감안하고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보완·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한전의 5개 발전회사 민영화는 당초 계획대로 추진하고 남동발전 민영화는 경영권 매각을 위한 국제입찰이 유찰 됨에 따라 先증시상장, 後경영권 매각으로 변경해 추진할 계획입니다.
배전·판매 부문은 현재 분할작업의 前단계로 한전에 6개 내부사업단 설치를 추진 중에 있습니다. 이들 사업단과 발전사간에 전력거래 모의운영을 거쳐 완벽한 분할작업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가스산업구조개편도 가스산업의 효율성과 소비자 편익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가스공사의 도입·도매 부문은 분할방식과 신규진입방식 등에 대해 충분한 논의와 토론을 거쳐 결정할 것이며 설비부문은 공익성이 강한 분야이므로 현재와 같이 공기업 체제를 유지토록 할 계획입니다.
한국지역난방공사의 경우 민영화와 관련된 주민소송 문제가 해결될 경우 증시상장 등을 추진해 나갈 생각입니다.
아울러 지역주민이 제기한 법적 분쟁이 원활하게 해결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지역 특성에 맞는 경쟁체제 도입이나 민영화 보류 방안 등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 정부에서는 에너지가격 현실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만 난관에 부딪치고 애로사항 또한 많은 것 같습니다.
▲ 우리나라의 에너지소비는 세계10위, 특히 석유 소비는 세계 6위이며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은 이미 일본 수준입니다.
그러나 에너지가격 수준은 휘발유를 제외하고는 선진국에 비해 전반적으로 낮고 에너지절약에 대한 경제적인 인센티브가 적어 에너지 소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에너지소비절약을 유도하고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균형적인 에너지가격정책이 매우 중요합니다.
정부는 현행 가격구조와 에너지수급, 환경 및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에너지가격체계를 바로잡아 나갈 것입니다.
- 지난해와 올해 에너지시장은 대표적으로 세녹스와 같은 유사 휘발유 유통으로 시장질서가 어지러웠습니다. 에너지·자원의 시장질서 확립을 위해 정부가 현시점에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은 무엇입니까.
▲ 작년 6월 이후 세녹스 등 유사휘발유가 시중에 유통돼 석유류 유통시장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성분검사 결과 세녹스는 자동차연료로 사용할 경우 독성물질(알데히드)을 배출해 전세계적으로 자동차연료로 사용이 금지돼 있는 메틸알콜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의도적인 유사휘발유 제조는 탈세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세녹스가 휘발유보다 값싸게 판매되는 것도 탈세를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산자부는 유사휘발유 유통에 따른 탈세와 시장 혼란을 막기 위해 원료공급중단 조치와 함께 강력한 단속을 실시하고 있고 유사휘발유 유통을 근절시키기 위해 석유사업법 개정 등 근본적인 제도개선도 추진중입니다.
국민들도 유사휘발유를 사용하면 차량결함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음을 인식하고 건전한 시장질서 확립에 협조해 주실 것을 당부합니다.

<대담·정리 : 변국영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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