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크하트 리이흐만 (독일 NRW 주정부 경제·에너지·교통부 국장)
볼크하트 리이흐만 (독일 NRW 주정부 경제·에너지·교통부 국장)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1.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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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체에너지산업 전망은 밝아”


한·독 대체에너지 세미나 개최를 위해 내한한
노르드라인 베스트팔렌(NRW) 주정부 경제·에너지·교통부
볼크하트 리이흐만(Dr Volkhard Riechmann)국장을
지난 29일 만나 독일의 대체에너지 산업과
한국에 대한 관심사항을 들어 보았다.
<편집자주>


한국 대체에너지 中 지열은 관심 저조해
NRW, 유럽차원서 준비하고 있어


- 먼저 한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한국과 대체에너지 산업분야에서 협력하고자 계획한 동기는 무엇입니까.
▲ NRW주 한국사무소 김흥현 대표와 독일상공회의소가 한국의 대체에너지산업에 관한 연구조사를 실시한바 있습니다. 이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1차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아 자원을 아끼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인데다가 정부가 대체에너지 개발 보급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어 NRW주에서는 신망있는 독일 대체에너지 기업들이 한국의 대체에너지 산업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세미나와 기업협력 상담회를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 처음으로 한국과 대체에너지산업 협력 세미나 및 기업협력 상담회를 개최하고자 오셨습니다. 기대하는 바를 말씀해 주십시오.
▲ NRW와 한국의 좋은 협력관계가 더욱 심화 발전되기를 기대합니다.
이미 NRW 기업들이 바이오에너지, 지열에너지 등 한국에서 대체에너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이들 기업들이 한국에서 활동하면서 경험한 구체적인 대체에너지 사업성과를 보고하게 될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현재 대체에너지 산업을 발전시키고자 관련법안을 개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좋은 법이 제정되어 대체에너지 산업이 발전될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독일은 대체에너지 산업에서 상당히 앞선 국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체에너지 산업수준을 개괄적으로 말씀해 주십시오.
▲ 기술적인 측면에서 대체에너지 산업은 상당한 발전을 이룩했습니다.
NRW주의 대체에너지 산업이 유럽의 중심적인 위치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입니다. 풍력, 태양광, 지열, 바이오 분야에서 충분히 현장 적용이 가능할 수 있을 만큼 기술수준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연료전지의 기술도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있음을 덧붙이고 싶습니다.
독일이 유럽에서 중심적 위치에 있을만큼 대체에너지 산업이 발전하였다고는 하지만 상당히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지금은 법적인 제반 조건 즉 세제혜택 및 구입조건등이 마련되어 있지만 초기에는 이러한 여러조건이 갖추어지지 않아 많은 문제를 야기했습니다. 이제는 NRW주 뿐 만 아니라 유럽차원에서 대체에너지 보급확산을 위해 제반조건을 갖추어 나가고 있습니다.
대체에너지 산업에 있어 부연한다면 독일은 현재까지 4만 2천개의 프로젝트에 25억달러를 투자하였으며 1만여명의 고용 창출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특히 풍력발전은 과거 10년동안 20배나 성장할 정도로 대체에너지 산업발전에 선도적 역할을 하고있습니다.
2000년도 말 기준으로 1만7천500MW 의 풍력발전을 하고 있습니다.
한때 미국, 스페인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이제는 큰 차이가 날 정도로 풍력산업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북해에 208기를 설치하는 풍력발전단지 건설도 추진중에 있습니다.
아울러 2010년까지 현재 7%의 대체에너지를 10% 생산을 목표로 대체에너지 산업발전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국내 산업에 대해서 설명해 주시지요.
▲ 한국은 대체에너지 산업에 있어 잠재성이 아주 큰 것 같아요.
우리 기업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것도 한국민들의 대체에너지에 관한 높은 관심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들면 래들 파트너사는 강릉 첨단과학 산업단지에 10MW짜리 3기의 바이오가스 설비를 추진하고 있는데 약 3천2백만 유로화를 투자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강릉 온천리조트, 경기도, 포천, 분당 등에서 지열사업 타당성 조사를 추진하고 있으며, 2곳은 곧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며 약 10여곳이 후보지로 상담을 추진중에 있습니다.
특히 강릉첨단산업단지에 바이오가스 발전은 연간 9만톤의 목재를 사용할 것입니다.
아마 한국에서 첫 번재 목재를 사용한 발전소가 될 것입니다.
기대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NRW주가 대체에너지 산업이 발전할 수 있었던 배경이 있다면.
 ▲ NRW주는 석탄, 갈탄 등이 많이 생산되어 광산, 철강산업이 주류를 이루어 왔습니다.
즉 에너지를 위주로 하는 산업이 발전되었는데 아시다시피 기후, 환경 등 제반여건으로 말미암아 20여년전부터 에너지 이용에 대한 새로운 인식전환이 이루어져 기존의 기술을 바탕으로 혁신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대체에너지 산업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된것이지요.
풍력, 바이오 등의 대체에너지 뿐만아니라 수많은 폐광에서 가스가 나오는데 이가스를 이용하는 산업도 제반 법적제도가 마련되어 활발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특히 NRW주는 96년 미래에너지위원회 즉 대체에너지 위원회가 결성되었는데 여기에서는 에너지문제를 어느 한분야 에서만 책임지고 해결할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각계의 인사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미래에너지위원회의 주요 추진사항은 경제부·도시계획부·학술연구부·환경부 등 4개기관에서 맡고 있습니다.
그리고 18개의 실무그룹이 형성되어 에너지절약, 대체에너지, 열병합 업무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극동아시아지역,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은 에너지수입과 소비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 이들 국가와의 협력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요.
▲ 아직 일본과는 협력관계가 없습니다만 2주후에 큐슈와 나가사키에서 세미나를 가질 계획입니다. 그때가서 협력관계를 모색해볼 계획입니다.
그러나 중국과는 경제개발추진청이 주가되어 많은 협력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가 석탄에 대한 노하우가 많은데 중국이 석탄을 많이 이용하고 있어 협력관계가 오래전부터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석탄가스화 사업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과거 독일에 비해 석탄의 생산량이 20배나 달하고 2008년 올림픽을 개최하기로 되어 있어 에너지로 인한 환경문제를 해결하고자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대체에너지 잠재성이 크다고 밝은 전망을 하였습니다만.
▲ 잘 알고 있습니다. 한국의 대체에너지 산업이 결코 밝은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도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보다 더 대체에너지 산업의 전망이 밝다고 할 수 있는 것은 과거 독일에서도 많은 어려움을 거치면서 발전해왔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합니다.
과거 독일이 어려움을 해결하려던 의지에 비하면 한국은 의지가 더 강함을 느꼈습니다.
한국에는 에너지관리공단이라는 기관이 있어 에너지 효율·대체에너지 산업을 이끌고 있습니다. 독일에는 그런 기관이 없어요.
그리고 한국에서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후변화협약, 에너지 절약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대체에너지의 개발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 또한 현재의 상황에서도 한국에서는 중국, 베트남에 비해 대체에너지를 보급할 수 있는 기술, 자금 등 인프라 구축에서 충분한 가능성을 갖고 있음을 확신하였습니다.
 - 한국에서 대체에너지 산업이 발전할 수 있으려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상당히 어려운 질문입니다.
누구나 어려움이 많습니다. 한국이 대체에너지 산업에서 겪은 어려움을 우리도 경험한 바 있기 때문입니다.
조언이라 말씀했지만 한국에서 대체에너지 산업발전 가능성이 높은 것은 확실합니다.
그린빌리지, 공공건물의 대체에너지 이용의무화를 추진하는 것을 보면 대체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이번에 방한한 기업가운데 한국에서 지열사업을 하는 기업에 따르면 한국에서 지열에 대한 인식이 아직 높지않은 것 같아요. 이번 세미나에서 지열이용에 관한 확실한 경험을 보고할 것입니다.
 - 대단히 감사합니다. 성공적인 세미나 및 기업협력 상담회를 갖기 바랍니다.


에너지, 전력산업, 정부 그리고 시장
전력산업 구조개편을 위한 관련 법규가 국회에서 통과된지 벌써 1년 가까이 되어간다. 2001년은 전력산업 구조개편의 원년으로서 참으로 많은 변화가 나타난 한 해이다.
한전에서 발전부문이 별도로 분리되어 6개의 자회사로 분할되었다. 한국전력거래소가 설립되어 계통운영과 시장운영을 맡게 되었으며 전력산업에 대한 규제와 시장감시 역할을 담당하는 전기위원회가 출범하였다.
이제 전력산업에서 정부의 총체적 지휘자로서의 역할은 줄어들게 되었다. 정부는 공정한 게임의 심판 역할을 지향하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이는 참으로 엄청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사실상 전력산업 뿐 아니라 에너지부문의 총체적인 관리자요, 조정자의 역할을 담당하였기 때문이다. 특히 전력산업은 정부가 에너지부문을 통제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되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부역할의 변화는 에너지부문 전체에 커다란 연쇄반응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전력은 2차에너지로서 석탄, 석유, 가스, 원자력, 수자원 등의 1차에너지원을 활용함으로써 생산된다.
또한 지역난방을 위한 2차에너지로서 열의 공급도 전력과 함께 이루어지게 된다. 이러한 기술적 특성으로 인하여 전력산업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게 되면 다른 1차에너지원과 지역난방에 대한 통제와 조정은 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 우리 정부가 바로 이렇게 하였다.
 먼저 국내 무연탄의 경우를 살펴보자. 국내탄의 생산이 외국의 값싼 유연탄과 도저히 그 경제성 면에서 비교할 수 없게 되자 정부는 이에 대한 소비를 촉진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에너지소비구조의 개선으로 가정에서 연탄소비가 크게 줄어들게 되자 정부의 연탄가격 보조를 통한 소비진작 노력도 그 효과가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정부는 한전이 무연탄 발전소를 계속 건설하고 발전용으로 국내탄을 일정물량 소비하도록 함으로써 국내 석탄산업을 지원하였다.
 원자력에 대해서 전력산업은 이에 대한 연구개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즉, 원자력발전과 같이 직접적으로 전력산업과 관련되는 부문뿐 아니라 일반적인 원자력분야의 연구기술개발에 대해서도 전기요금 수입의 일정비율을 연구기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수자원에 대하여 전력부문은 어떠한 역할을 담당하였는가? 수자원에 대한 지원을 위하여 정부는 전기사업법에 특별 규정까지 만들었다. 즉, 수자원공사가 소유한 다목적댐에서 발전한 전력에 대해서 한전이 적정 회피원가 이상의 수준으로 구입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수자원에 대한 교차보조를 시행하여 왔던 것이다.
 천연가스의 도입에서도 전력은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1980년대 이루어진 천연가스의 도입을 위해서 우리 정부는 여러 가지 준비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선 LNG형태로 천연가스를 도입하는 것은 take-it-or-leave-it 유형의 장기계약이고 일정한 물량이 일정한 속도로 지속적으로 도입되기 때문에 커다란 저장설비를 필요로 하였다.  이는 LNG의 소비가 다른 연료와 마찬가지로 동고하저의 큰 계절적 편차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LNG 저장설비는 엄청난 투자비를 요구하게 되므로 쉽게 택할 수 있는 대안은 아니였다.
 전력부문에서 비교적 적은 비용과 짧은 공기로 건설할 수 있는 가스발전소가 오히려 매력적인 대안이었다. 가스발전소는 가스의 소비와 공급간의 격차를 메꾸어 주는 swing consumer의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가스발전소의 건설은 또 다른 장점을 갖고 있었다. 이를 통하여 정부가 도시가스가격을 낮게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천연가스를 처음 도입할 당시 도시가스의 수요기반이 취약하였으므로 그 가격을 의도적으로 낮게 유지하여 이에 대한 수요량을 급속히 증가시키는 것이 정부의 중요한 목표였던 것이다. 발전용 LNG가격을 높게 책정함으로써 이러한 문제가 상당히 해소될 수 있었고 그 가격구조는 아직까지도 기본틀이 유지되고 있다.
 1980년대말부터 시작된 신도시의 건설과 이에 대한 난방에너지로서 지역난방의 확산에도 전력산업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한전은 분당, 일산, 안양, 부천에 대규모 열병합발전소를 건설하여 지역난방공사에 열을 공급하였다. 또한 한전이 지역난방공사로부터 받는 열에 대한 도매가격을 정부는 낮게 규제하여 열요금을 안정화시킴으로써 지역난방에 대한 수요를 확산시키는데 기여하였다.
 특히 신도시지역에서 열병합발전소가 값비싼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함에 따라 급전의 우선순위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겨울철과 같이 전력수요가 낮은 시기에도 열병합발전소가 가동할 수 있도록 급전 우선순위를 조정하였다.
 이와 같이 정부는 전력산업을 통하여 다양한 에너지에 대한 교차보조와 지원을 시행할 수 있었다. 사실상 전력산업은 여러 에너지부문의 수입과 지출을 간접적으로 관리하는 clearing house 역할을 한 셈이다. 이는 정부가 전력산업을 한전이라는 독점 공기업의 형태로 관장함으로써 가능하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 전력산업에 경쟁이 도입되고 민간이 참여하게 되자 이러한 정부의 역할은 더 이상 지속될 수 없게 되고 만다. 정부는 공정한 게임의 심판으로서 남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 게임의 법칙은 시장원리이다. 효율성과 소비자만족이 정부의 명령과 통제를 대신하게 되는 것이다.
 전력산업의 이러한 역할변화는 국내 석탄산업, 천연가스산업, 원자력산업, 지역난방 그리고 수자원부문에서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이제 전력산업으로부터 지원 받기 위하여 정부에 떼를 쓰는 시대는 지났다. 효율성과 가격과 소비자 만족으로 경쟁하여야 한다. 여러 에너지원의 건투를 빈다.

<대담: 남부섭 국장/ 정리: 이덕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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