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하반기 무역흑자와 물가의 적신호
논단/ 하반기 무역흑자와 물가의 적신호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0.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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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의 원동력인 원유가격이 고유가 행진을 거듭하면서 하반기 무역흑자와 물가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지난 14일 신임 신국환 산업자원부 장관은 모 TV방송에서 금년도 경상수지 흑자 목표를 120억달러에서 100억달러로 수정했다며 앞으로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일본과의 무역적자도 100억달러로 예상된다고 했다.
 원인은 고유가가 계속되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고유가 행진은 우리나라 경상수지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고유가가 계속될 경우 하반기 경상수지 흑자가 과연 50억달러를 달성할 지도 의문이다.
 1/4분기 에너지 수입규모는 지난해 41억달러 보다 120% 늘어난 91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 산업체는 구조상 고유가에 둔감한 편으로 금년의 에너지 수입은 40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에너지 소비로는 경상수지 흑자를 크게 기대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다.
 문제는 에너지 소비에 둔감한 우리나라 산업체에정부가 국제유가 정세를 장기적으로 파악하며 에너지 저소비 산업체로 설비와 시설을 유도해 고유가를 극복할 수 있는 산업체로 탈바꿈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못할 경우 값싼 생산요소인 에너지를 많이 이용하는 에너지다소비 경제구조로 인해 고유가와 같은 외부변화에 근본적으로 취약한 경제 기반을 가질 수 밖에 없다.
 한 방법으로 정유산업의 설비구조를 고도화하는데 적극적인 유도가 있어야 한다.
 지난 30년 동안 우리나라는 대표적 경질유인 휘발유 소비는 80배 이상 증가했으나 중질유인 벙커C유는 5배 정도 증가했고 중유는 그 절대소비량이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이는 덤핑 수출의 원인으로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중질류 분해 설비를 증설해야 한다.
 이 설비는 석유세금의 일부를 사용해서라도 정유산업 고도화에 적극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
 특히 고유가 행진으로 하반기 물가는 상승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지난 13일 한국은행이 분석한 하반기 물가는 상반기 유가 인상분의 20% 정도만을 유류가격에 반영하였기 때문에 하반기 고유가가 계속될 경우 휘발유 경유 등유 등 유류 가격에 반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유가격 상승의 국내 물가 파급효과는 상반기중 유가 상승은 소비자물가상승률(1.5%)의 48%, 생산물가상승률(2.0%)의 113%를 각각 차지하면서 국내 물가 오름세를 주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유가가 87.1% 올랐는데 휘발유 등 연료가격은 19.1%밖에 올리지 않은 것은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고유가가 계속될 경우 정부는 어쩔 수 없이 유가를 인상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정부는 금년 하반기 유가인상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인상방침을 세운 이상 물가 상승은 그 폭이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국내 석유제품 원가 구조에 대한 분석과 연구를 계속해야 하며 사회적 합의에 따라 정유산업의 발전을 위해 방향을 제시하고 합의를 도출해 내야 한다.
 그렇게 됐을 때 장기적으로는 무역흑자도 기대할 수 있고 물가 상승도 막을 수 있으며 지금의 고통을 분담하도록 국민들을 설득시킬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국민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윤석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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