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본사, 자회사 구도를 개선하는 일이 근본적인 구조조정이다.
한전 본사, 자회사 구도를 개선하는 일이 근본적인 구조조정이다.
  • 남부섭
  • 승인 2023.10.0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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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은 송배전, 자회사는 독립 전력생산 공기업으로 재편하면 어떨까?

[한국에너지] 새로 부임한 산자부 장관과 한전 사장이 한전 구조조정을 이야기 하고 있다.

전력 요금의 상승압박을 해소하기 위해 1차적으로 선 구조조정, 그리고 필요하다면 요금을 인상하겠다는 취지다.

전력산업의 구조조정은 장관과 한전 사장의 힘만으로 해 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따라서 한전 구조조정 이야기는 다분히 정치적 수사로 밖에 들릴 수 없다.

그러나 우리 경제가 잠재적 경제 성장률이 곧 제로에 가까워지는 이 시기에 돌파구로 보이는 것 가운데 하나는 전력산업 구조조정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현 정권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여세를 몰아 전력산업 구조조정을 핵심 경제정책으로 내세울 가능성은 기대해 볼 수 있다.

한전을 비롯한 공기업의 구조조정은 경제의 틀을 튼튼히 하는 가장 확실한 개혁 경제정책으로 정권의 치적을 쌓을 수 있는 확실한 아이템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공기업의 구조조정은 97년 외환위기를 맞아 한전 구조조정을 추진하다가 이외로 빠른 외환위기 극복으로 중단하였고 그 이후 산업의 국유화 개념이 강한 현 야권이 정치적으로 득세하면서 공기업의 구조조정은 말도 꺼내기 어려웠다.

한전 구조조정 이야기는 김대중 정권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현 정권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한전 구조조정의 전제조건은 현 여권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해야 꺼낼 수 있는 카드다.

공기업 구조조정은 차치하고 한전 구조조정은 필요하다.

한전 구조조정과 전력산업 민영화는 디른 개념이다.

한전은 국가에서 실시하는 경영평가에서 항상 1등급을 받아내는 우수한 공기업이다. 그런데 왜 구조조정이 필요한가?

한전의 국제경쟁력이 지금은 모르겠지만 97년 당시 서울대 모교수가 한전 민영화를 추진하기 위해 한전의 세계 경쟁력을 조사한 바가 있다.

먼 기억이지만 한전의 발전소 가동률은 90% 이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인 반면 인적 투입 효율은 최하위 수준으로 밝혀졌지만 양자를 합쳐 한전 경쟁력은 괜찮은 것으로 평가 하였다. 전력산업을 민영화 한 나라는 발전소 가동률이 대부분 50%를 넘지 못하는 반면 효율적인 인력 투자로 경쟁력을 갖추는 것과 완전히 상반된 구조를 한전은 지니고 있었다.

이 연구는 한전이 자회사를 분리하기 전 조사다.

자회사를 분리하기 전에도 한전이 인원이 많다는 것이었는데 전력 공급과 생산량이 당시 보다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발전 자회사를 분리한 지금 한전과 자회사 모두 합치면 인력의 증가는 엄청나다. 과거 발전처가 하던 일을 6개나 되는 자회사가 한다.

그리고 자회사 업무는 유사하다. 발전 업무는 그렇다 치더라도 이외 업무도 비슷하여 서로가 경쟁하는 구도다.

국내 공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동질의 업무를 하면서 여러 개로 갈라놓은 산업이 전력 생산업이다.

물론 처음 취지는 민영화. 매각하기 위해 나누어 놓은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이에 따른 경영의 비효율은 고스란히 국민들의 부담이다.

25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근본적인 한전의 구조조정은커녕 전기요금을 정치화 하여 한전을 적자 기업에서 탈출하지 못하게 만들어 놓았다.

경쟁사에 비해 인력을 배나 투입하는 한전이 설령 흑자를 낸다 해도 말이 되지 않는다.

적자를 지속해 오면서 한전은 경영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마른 수건도 짜는 일을 해왔다. 그러나 자체적으로 하는 경영 여건 개선이 지엽적인 비용을 줄이는 일 이외 근본적인 문제는 손도 대지 못했다.

한전은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한전은 민영화. 매각을 위한 구조물이다. 경영 효율을 높이기 위해 자회사를 만든 것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발전 자회사와 본사로 되어 있는 구도를 바꾸어야 한다. 일견 본사와 자회사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발전 자회사는 한전을 본사로 보지 않는다. 한전이 발전 자회사 업무를 간섭하지 못하는데 자회사들 끼리 이전 투구하는 것을 막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본사와 자회사의 관계를 제대로 정립할 수 없다면 자회사를 본사로 흡수 하던지 아니면 아예 완전 독립을 시키던지 둘 중의 하나다.

자회사를 본사로 흡수하는 일은 과거 형태로 돌아가는 길이다. 가장 쉬운 길로 보인다. 하지만 자회사 본사 인력의 80% 이상 감원해야 할지 모르는 이 방향은 실제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다. 다른 길은 발전 자회사를 통합하여 별도의 발전 공기업으로 설립하는 길이다.

현재 한전은 송전망과 요금을 관리하고 발전 자회사는 전력을 생산하는 공기업으로 한전과 완전 분리하는 것이다.

재생에너지 전력을 비롯하여 전력 생산도 다양해지지만 이에 따른 송배전망 구축도 쉽지 않다. 송배전망과 전력생산을 전문화 하는 것이 전력산업의 발전을 도모하는 길이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이 방향으로 가더라도 인력의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자회사를 다시 흡수시키는 길보다는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전 구조조정은 여러 가지 사안이 있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비대해진 조직의 살을 빼는 일은 기본적이다.

그러나 현재 한전 본사와 자회사 구도를 개선하는 일이 가장 근본적인 구조조정이라 하겠다.

이 작업은 반드시 정치적 힘을 갖지 않아도 집권세력이 얼마든지 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말했다. 보수는 현재까지 쌓아온 인간 삶의 방식을 지키고 존중하는 것이다. 그러나 개혁하지 않으면 수구보수라는 비난을 받는다. 보수는 항상 개혁을 할 때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다.

보수 정치 세력이 전력산업을 개혁하기를 기대한다.

성호 남부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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