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수소 전 세계에서 주목 “본격 탐사 시작되면 에너지 혁명 일으킬 것”
천연수소 전 세계에서 주목 “본격 탐사 시작되면 에너지 혁명 일으킬 것”
  • 조승범
  • 승인 2023.09.1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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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미 에너지 기관, 세계 최초로 관련 연구에 정부 자금 지원
석유공사, 국내 5곳에서 천연수소 발견해 관련 특허 출원
한국석유공사가 특허출원한 자연수소 탐침 장치
한국석유공사가 특허출원한 자연수소 탐침 장치

[한국에너지] 전 세계 최초로 미국 에너지 관련 기관이 천연수소를 추출·생산하는 기술 연구에 정부 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땅 속에 부존된 천연수소는 시추할 때 탄소가 배출되지 않고 공급 비용도 기존 수소보다 저렴한 청정 에너지원이다. 아직은 초기 단계이지만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각국도 자국 영토 내 매장된 천연수소를 탐사하며 사업성을 저울질하기 시작했다.

14일 미국 에너지부 연구기관인 에너지고등연구계획국(ARPA-E)은 “땅속 청정수소를 생산하고 추출하는 기술 연구에 2천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미 정부의 이번 결정은 탈탄소화를 달성하는 데 충분한 수소가 자국 내 묻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 지질조사국(USGS)도 지난해 10월 지구 지각에 묻혀 있는 수조톤의 수소 중 10%만 사용해도 현재 소비량을 전제로 수천년 동안 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천연수소의 존재가 처음 드러난 건 아프리카 말리의 한 마을에서 대규모의 수소 유전이 발견되고 나서부터이다.

아프리카 말리의 수도에서 60km 떨어진 부라케부구(Bourakébougo) 지역에서 물을 시추하다 시추공에서 98% 수소로 이루어진 가스가 발견된 것을 시초로 천연수소의 실체가 드러났다.

말리 에너지개발업체인 페트로마(Petroma)는 2014년부터 이 지역에서 천연수소 추출을 시작했으나 현재는 코로나 펜데믹, 군사쿠데타, 보안 문제 등으로 상업생산은 좌절됐다.

최근 프랑스에서도 매장량이 수천만 톤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매장후보지가 발견되는 등 지구상 천연수소 매장지가 수백 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연수소는 석유와 가스를 시추·생산할 때 사용하는 장비를 활용하면 저렴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많은 나라들이 주목하고 있다.

과학잡지 사이언스지는 스페인에서 천연수소를 탐사 중인 헬리오스 아라곤(Helios Aragon)의 이안 먼로의 설명을 소개했다.

먼로는 “손익분기점 비용이 50센트에서 70센트에 이를 수 있다”면서 “만약 그것이 효과가 있다면 에너지 산업에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고 밝혔다.

호주의 천연수소 개발업체인 골드 하이드로젠(Gold Hydrogen)은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지역에 약 130만톤의 천연수소가 저장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지역에 매장된 것으로 알려진 천연수소는 40년 동안 10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미국의 천연수소 개발업체인 하이테라(Hy Terra)는 미 중부 네브라스카 제네바 지역에서 천연수소 탐사에 나섰고 쳄비타 팩토리(Cemvita Factory)는 저탄소 미생물을 이용해 천연수소 추출기술 개발에 착수, 지난해 9월 텍사스의 한 폐유정에서 천연수소 시범생산에 성공했다.

쳄비타 팩토리는 박테리아와 영양분을 조합한 특수한 액체를 폐유정에 뿌려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추출한다. 이후 수소는 추출하고 이산화탄소는 지하에 저장하거나 다른 미생물로 분해한다. 다만 챔비타 팩토리의 천연수소 상업생산 시기는 아직 미정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아직 천연수소 생산 초기 단계이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해부터 전국의 5개 지점에서 자연수소 측정 장치를 활용해 국내 최초로 천연수소 발생을 확인했다.

현재 석유공사는 해당 물질을 정밀 분석 중이며, 지하에 부존된 석유를 개발하는 기술을 직접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청정에너지원 확보의 첫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석유공사는 이번 사업에서 보다 정확하고 안정적인 수소가스의 측정과 장기간 모니터링을 위한 ‘자연수소 탐침장치’를 개발해 올해 3월 특허를 출원했다.

이 기술은 토양에 장치를 삽입해 지하에서 발생하는 수소 기체를 측정하는 것으로 필터 및 배수 시스템을 이용해 토양 수소 측정에 가장 큰 제약 요인인 물에 의한 영향을 최소화한다.

석유공사는 이번 지표조사작업을 전략적으로 확대하고 자사가 특허 출원한 수소 탐사 및 모니터링 기술을 적극 활용해 앞으로 전국의 유망지역에 대한 중장기적 분석을 실시할 계획이다.

서정규 글로벌기술센터장은 “석유공사가 주도해 기초연구를 추진하고 석유공사가 보유한 유전과 가스 탐사·개발 기술력을 활용한다면 국내 지하에서 수소 발견은 더 이상 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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