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합니까? 석탄재 50년을 수입하다니
어떻게 생각합니까? 석탄재 50년을 수입하다니
  • 한국에너지
  • 승인 2020.07.13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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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 중부발전을 비롯한 발전 자회사들이 석탄재를 국내 시멘트 회사에 공급하는 사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습니다.

태안에 본사를 둔 서부발전과 같은 경우는 자체 정제설비를 갖추어 고순도 석탄재를 바로 공급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고분말 석탄재는 시멘트 제조과정에 저분말은 타설 과정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여기에 소요되는 석탄재 전체 소비 물량을 일본에서 톤당 5만원을 주고 들여오고 있었습니다. 한 해 약 130만 톤을 수입하였다니 간단히 계산해서 약 650억 원에 이르는 비용입니다.

일본이나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석탄재는 성상이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모두 고품질의 유연탄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시멘트 제조사들이 일본에서 석탄재를 들여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국내 공급 가격이 일본에서 수입하는 것보다 높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양국 모두 석탄재는 폐기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석탄재는 발전사들이 운영하는 매립장에 보관하더라도 비용을 물게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부터 톤당 일만 원을 물리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의 경우는 얼마인지 확인이 어렵습니다.

석탄재를 일본에서 한국까지 싣고 오는데 톤당 5만 원이라면 수송 비용 밖에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일본에서 석탄재를 한국에 보내는 이유는 자국에서 처리하는 것보다 더 이익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유연탄 발전소는 대부분 서해에 있고 시멘트 공장은 동해나 단양과 같은 지역에 있어 거리적으로 일본 보다 공급에 유리할 것이라고 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석탄재를 보관, 관리하는 비용은 만만치 않습니다. 단순히 폐기물 부담금만 낸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넓은 토지를 확보해야 하고 우수가 밖으로 흘러나가지 않도록 토목공사를 잘해야 합니다.

최근 어느 발전사가 매립장을 태양광 발전소로 활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매립지는 한마디로 쓰레기 저장장일 뿐 아무런 활용의 가치가 없습니다.

당연히 활용할 방도가 있다면 활용하는 길이 저장하는 것 보다 백 번 좋습니다.

석탄발전소나 시멘트 생산은 50년이 넘습니다. 그럼에도 이제 와서야 국내 석탄재를 시멘트 생산에 공급하기로 했다는 것은 무엇으로 설명할 수가 있겠습니까?

우리나라는 석탄재를 활용하기 위한 방안이 2005년부터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법이 발효되고서도 15년이 지났습니다. 이번 국내 석탄재를 시멘트 제조에 활용하기로 한 것은 아마도 한일 무역마찰에 따른 국내 대응 차원의 하나로 보여 집니다.

한일 무역마찰이 없었다면 일본의 석탄재 수입은 앞으로도 계속 진행되지 않았나 생각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석탄재는 발전사 마다 한 해 약 100만 톤 정도, 5개 발전사가 연간 500만 톤을 쏟아 냅니다. 그리고 수십 년 쌓아온 석탄재는 천문학적 숫자일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국내 석탄재 폐기물은 보관하는데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면서 이를 활용하지 않고 일본의 산업 폐기물을 처리해 주는데 돈을 쓰고 있었습니다.

이와 비슷한 사례가 또 있습니다.

환경부가 투명 폐 페트병을 수거하여 고급 섬유인 장섬유 제조 원료로 공급하기 위해 투명 폐 페트병 수집 체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폐 페트병으로 만들어진 장섬유는 고급 의류 가방 등을 만드는 원료로 사용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장섬유를 만들기 위해 한 해 폐 페트병 22만 톤 정도를 수입해 왔습니다. 10만 톤에 4,200억 원 정도 한다니 연간 거의 1조 원 정도를 헌 페트병을 수입하는데 지출하고 있습니다. 수입하는 폐 페트병은 우리나라에서 발생되는 폐 페트병의 10%도 안 되는 양입니다. 버려지는 페트병은 재활용 비율이 50% 대로 나머지는 활용할 곳을 찾지 못해 소각하면서 많은 문제를 야기해온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더구나 쓰레기 분리 배출을 시작한 지 얼마나 되었습니까?

이제야 투명 페트병을 활용하겠다면서 자원순환경제를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자원을 쓰레기로 버리고 이웃 나라는 쓰레기를 고가의 자원으로 만들고 있었습니다.

위의 두 사례는 우리 사회에 던져주는 시사점이 너무나 많습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검소한 생활이 몸에 익숙해진 사회에서는 무엇 하나 그냥 버리지 않습니다.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얼마나 많은 자원이 쓰레기로 버려지는지 볼 수 있습니다. 다 함께 생각해 보기로 하고 여기서 한가지 만 덧붙이겠습니다.

산업 현장에서 위와 같은 일들이 벌어지는 것을 전문가들이나 공무원들이 챙겨야 합니다.

그런데 일본은 공무원들이 전문화되어 산업 생태계의 문제점들을 잘 파악하지만 우리는 순환보직제로 공무원들의 전문성이 부족 합니다.

고도의 산업 사회에서 정부를 이끌어 가는 공무원들의 전문화는 사회발전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입니다.

우리는 70년대에 시작한 순환보직제를 아직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 가장 먼저 공무원 사회를 개혁해야 합니다. 정치인들은 정치적 이해관계에만 몰두해 있고 정작 해야 할 개혁은 말도 꺼내지 않는 것이 우리 사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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