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법 제정, 업계는 국민에게 값진 결실을 안겨 줘야 한다
수소법 제정, 업계는 국민에게 값진 결실을 안겨 줘야 한다
  • 한국에너지
  • 승인 2020.01.20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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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신문]지난 주 다양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가운데, 수소법(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도 제정이 이뤄졌다. 미국·일본·EU 등 주요 선진국이 수소 관련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수소법을 제정한 국가는 우리나라가 최초다. 이번 법안은 그간 발의된 수소경제 관련 법안들이 병합된 것으로, 수소 산업 육성과 안전은 여·야 가리지 않고 필요성을 인정한다.  
법에 따라 물 전기분해로 수소가 생산되는 수전해 설비 등 저압 수소용품 및 수소연료사용시설 안전확보도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총리를 위원장으로, 관계 장관을 위원으로 하는 수소경제위원회도 구성된다. 
그러나 법이 통과되었다고 모든 것이 다 잘 될 것이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산적한 과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관건이다. 정부는 일단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로드맵이 1년간 다양한 성과를 냈다는 점을 자평하고 있다. 
하지만 선진국인 미국과 일본에 비하면 후발 주자인 상황에서 국제적으로 앞지를 방법이든, 국내의 내실을 기하는 방법이든 확실하게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선진국 기술수준이 100%라면 우리나라의 수준은 아직 70% 내외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막연하게 수소는 친환경적인 신에너지원이고, 세계 추세에도 부합하는 혁신적인 산업이기 때문에 발전과 성장 이외의 길은 없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다. 
물론 수소 산업의 미래는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를 선도한 방안에 대해서도 정부의 방향은 틀리지 않았다. 예를 들면 수소 생산에 여전히 화석연료 개질이 가장 경제적인 방법이라는 점에 착안해 수전해 방식 연구개발에 몰두하겠다는 식이다. 지금부터라도 수전해 방식의 경제성 확보를 위한 연구 개발에 매진한다면 우리나라가 수전해 수소생산 선진국으로 떠오르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계획과 실행이 철저하고 세밀해야 한다. 예를 들어 원천기술의 상용화와 실증을 위해서 연구개발 기반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모든 것을 위해 국가 차원의 수소위원회를 만드는 것이겠지만, 위원회 역시도 논의를 심화시켜서 연구개발도 독려하고 이를 산업에 적용할 방안을 강구하도록 연결 체계를 세밀하게 만들어야 한다. 
최근 또 시들해진 감이 없지 않지만, 수소 관련 산업이야말로 ‘소재·부품·장치’ 산업이다. 수소산업 역시 석유화학이나 에너지 산업과도 비슷하게 상류에서 하류까지, 공급처로부터 수요처 최하단까지 연관되는 분야가 적지 않다. 연구개발을 통해 안전하고도 친환경적이며, 경제적인 수소를 활용하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수소경제’라는 말을 공식적으로 정의한 사람은 세계적인 철학자 제레미 리프킨이다. 그는 지난 2002년 출간된 자신의 저서에서 수소를 ‘인간 문명을 재구성할 강력하고 새로운 에너지 체계‘라고 한껏 추켜세웠다. 물론 2020년 현재 석유 자원 시대는 아직 종말에 이르지 않았다. 중동 이외의 다양한 지역에서 아직도 새로운 유전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실용화가 된 것은 사실이지만 수소를 대중적으로 이용하기에는 아직 돈이 많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수소 선진국으로 소개되는 일본도 2020년대 후반에 해외에서 수소 공급가격을 30엔/N 수준으로 낮춰 자국에 공급할 목표를 제시하였다. 2030년에는 본격적인 수소공급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어쩌면 일본 같은 선진국에서 아직까지 안전성, 친환경성, 경제성을 모두 갖춘 수소가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에 우리나라도 이를 따라잡을 가능성을 주목하고 희망을 걸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우리의 저장, 운송 및 충전 관련 기술은 연구개발을 통한 향상 없이 수소경제 계획안의 성공을 기하기가 어렵다. 이번에 수소 관련 법률안이 통과된 것은 연구개발과 산업 발전을 위한 하나의 계기를 만든 것이다. 국민이 만들어 준 이 계기를 성공으로 이어나가야 하는 것은 오롯이 관련 업계 종사자의 몫이다. 어렵게 뗀 한 걸음이 값진 결실을 맺어 리프킨의 예견처럼 국민들이 수소를 대중적으로 사용하는 날이 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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