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타코 부도-시장반응)
(페타코 부도-시장반응)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3.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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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시장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로 작용
석유수입업계,‘앓던 이 빠진 듯 하다’
일부 수입사 연쇄 부도 가능성 있어…


국내 석유수입사의 리더역할을 해왔던 페타코가 지난 22일 3천400만달러에 달하는 신용장(L/C) 개설분에 대한 대금지급을 중단하면서 회사문을 닫았다.

페타코의 부도는 이미 예상된 결과였는지 모른다.

업계관계자들은 페타코가 지난해 겨울부터 석유수입부과금, 지방세 체납 등의 연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속에서 엄청난 석유제품 물량의 덤핑을 통해 석유유통시장의 가격 하락을 주도하면서 회사를 운영해 왔다고 한다.

특히 지속적인 경영 악화에도 불구하고 물량공급을 확대하는 방법으로 사업을 지탱해 오다 결국, 부도가 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석유수입업계의 후발주자인 페타코는 지난 99년 삼연석유판매로 회사를 설립한 뒤 2002년 9월 내부 증자방식을 통해 30억원의 자본금을 60억원으로 늘리면서 사업영역을 확대해 왔다.

국내 40여개의 수입사 중 페타코는 지난해 6700억원 가량의 매출액을 올렸다.

전체 석유시장 점유율 3%, 수입사 시장 점유율 34.1%를 차지하며 정유사를 위협하던 페타코의 시장확대 능력은 믿기 어려울 만큼 빨랐다.

이렇듯 후발주자격인 페타코가 짧은 기간에 1위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국내 수입사 중 석유제품 가격이 가장 저렴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페타코를 수렁에 빠뜨린 결과를 가져왔다.

▲ 수입업자들의 반응
페타코의 부도로 인해 주유소를 비롯한 일부 유통사업자 등 석유유통시장의 피해는 크겠지만 차라리 잘됐다는 입장이다.

한결같이 ‘앓던 이가 빠진 듯 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는 페타코가 그동안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덤핑을 주도하면서 국내 석유현물시장 가격이 형편없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석유수입업계 관계자는 “페타코는 드럼당 16만원 선에서 판매되는 경유를 13만원에 파는 등 현물시장의 가격을 완전히 무시하며 영업을 했다” 며 “특히, 최근들어 원가 이하의 가격으로 제품을 내놓으면서 여타 수입사들도 어쩔 수 없이‘팔면 팔수록 손해나는 장사’를 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페타코가 무너진 상황에서 석유수입사들은 더 이상 원가이하의 가격 출혈 경쟁을 피할 수 있어, 더 이상 원가 이하의 출혈 경쟁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페타코의 부도가 기정 사실화된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경유 현물가격은 1만6천원 선으로 뛰어올랐으며 월말까지 1만8천원까지 오를 전망이다.

▲석유수입업 구조조정 불가피
일각에서는 페타코의 부도로 인해 일부 석유수입사들의 연쇄부도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한다.

페타코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은행권들이 석유수입사들에 대한 신용장 개설에 부담을 줄 것이고, 이는 자금 순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수입사들의 부도로 이어질 가망성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무구조가 건실한 일부 수입업자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석유유통시장의 질서를 바로잡았으면 하는 눈치다.

석유수출입협회 김철안 사무국장은 “이번 사태로 인해 일부 수입업자들은 경영압박은 받을 수는 있지만 연쇄 부도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며 “오히려 지나치게 많은 수입업체들의 난립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수입업계의 구조조정이 촉진된다면 차라리 잘된 일이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석유수입 등록업체 중 안정화를 이룩한 일부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는 사실상 퇴출되는 것이 석유시장질서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홍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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