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가 에너지 원단위 개선 정책을 내 놓아라
[사설] 국가 에너지 원단위 개선 정책을 내 놓아라
  • 한국에너지
  • 승인 2019.09.09 11: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에너지신문] 산업자원부와 에너지공단이 2030년 까지 14.4%를 줄이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정부가 발표한 대책의 에너지 소비 저감 목표는 2017년 기준 176백만 toe에서 2030년에도 175.3백만 toe로 유지하는 것으로 핵심 추진 내용은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안이다.

그 동안 에너지 소비는 경제성장률과 비슷하게 늘어나는 경향이 있는 관계로 향후 10여년 후에도 현재의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면 대단한 정책의 효과라 하겠다.

정부는 주요 정책 수단으로 에너지 다소비 사업장 목표 효율제 도입, 지능형 교통 시스템 구축. 승용차의 연비 향상과 중대형 차량의 연비 기준 도입, 고효율 가전기기의 보급 확대 등 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발표 내용은 에너지 기본계획과 유사한 종합적인 에너지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에너지 기본계획이 에너지의 생산과 공급의 틀을 짜는 것이라면 이번에 발표한 내용은 에너지 총량 소비를 관리하는 계획으로 그 비중이 비슷하다.

그러나 이 계획은 잘못되었다. 에너지 소비는 기본적으로 에너지 원단위로 정책을 짜는 것이 기본이다. 따라서 에너지 효율혁신을 통해서 에너지 소비를 줄여 나가겠다는 식으로 정책을 짤 것이 아니라 에너지 원단위를 개선해 나가겠다는 방식으로 정책을 짜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다.

여러 가지 정책 수단을 동원하여 에너지 소비를 얼마나 줄이겠다는 식의 정책은 국민을 호도하는 일에 불과할 뿐 정책의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에너지 원단위는 한 국가의 에너지 효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먼저 에너지 원단위를 도출할 수 있는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해야 한다. 2004년 당시 산자부는 정부 18개 부처가 참여하는 에너지 원단위 저감 정책을 3개년 계획으로 추진 한 바 있다.

국가의 에너지 문제는 한 부처의 힘만으로 원단위를 개선해 나갈 수 없다. 특히 에너지 정책을 사실상 에너지공단이 전체를 다루다시피 하는 현실에서 에너지공단이 할 수 있는 일이란 매우 적다. 자동차의 연비를 높이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 등은 에너지공단이 손도 대기 어려운 일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자신들이 그러한 일을 할 수 있는 것처럼 정책을 발표하고 있으니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지금까지 산자부와 에너지공단은 해마다 무슨 무슨 정책을 추진하여 에너지를 얼마나 절약했다고 홍보하여 왔다. 그러나 그 실체는 아무것도 없다. 이번 정책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계산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우리는 기후변화 틀 속에서 화석에너지 소비를 줄여야 하는 문제가 현실로 다가와 있지만 사회적으로 이에 대한 인식은 매우 낮다. 이러한 사회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앞장서 국민들의 에너지 문제에 경각심을 불러 일으켜야 할 마당에 정부가 너무 안이한 태도로 일관하는 것이라 하겠다.

2017년을 기준으로 OECD 국가의 평균 에너지 원단위는 0.105인 반면, 우리나라는 0.159로 OECD 최하위 수준(35개국 중 33위)이다.2000년 이후 우리나라의 에너지 원단위는 OECD 국가와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정부가 에너지 정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문제는 국가 에너지 기본계획처럼 국가 전체의 틀을 짜야 하는데 산자부와 에너지공단이 그렇게 하지 못하고 나홀로 정책을 해왔기 때문이다.

산자부는 그 동안 에너지에 문제가 있으면 사업단을 만들었다가 폐지하기를 여러 번 되풀이 했다.

국가의 총체적인 경제 수준은 선진국을 따라 잡았다고 하는데 에너지 원단위는 선진국을 따라 잡지 못하고 있다. 한 마디로 에너지 정책을 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기관장 홍보성 정책이나 내놓는 산자부와 에너지공단은 이 시대가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깨닫고 있지 못한 것 같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