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자동차 배출가스 등급분류에 관한 유감
[전문가 칼럼] 자동차 배출가스 등급분류에 관한 유감
  • 정동수 한남대 기계과 교수
  • 승인 2019.08.1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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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수 교수
정동수 교수

[한국에너지신문] 환경부는 지난 6월 말 전국의 차량 2300여만 대를 연식과 유종, 오염물질 배출 정도에 따라 1~5등급으로 분류했다. 배출가스 등급 분류는 지난해 4월에 발표된 ‘자동차 배출가스 등급산정에 관한 규정’을 적용해 전기차· 수소차는 1등급, 휘발유·가스차는 1∼5등급, 경유차는 3∼5등급으로 최근 연식이라도 3등급으로 차별하고 있다. 

이 등급제로 거주자 우선주차 배정점수와 공영주차요금 등을 차등 부과하고 노후경유차의 조기폐차 시 구입비용 차등 지원 등 각종 혜택 차별화의 근거로 삼겠다고 한다. 또한 이 등급을 앞세워 경유세 인상까지 추진할 기세라 자동차 시장에 미칠 영향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에는 배출가스, 온실가스, 연비 3대 규제가 있다. 배출가스는 규제가 계속 강화되어 20년 전 대비 약 90% 감소했고 앞으로도 촉매와 필터의 도움으로 개선이 가능하다.

반면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CO2는 사막화와 대기 정체를 촉진해 미세먼지 발생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므로 선진국은 배출가스보다 온실가스인 CO2와 연비규제를 중요시하고 있다. 따라서 배출가스만이 아니라 CO2를 포함한 ‘친환경자동차 등급분류’가 국제 추세에 맞다.

전 세계적으로 미세먼지 주원인은 입자상 미세먼지(PM)로 인식한다. 그리고 질소산화물(NOx) 등이 2차 반응을 통해 생성된 스모그와 CO2 등을 부 원인으로 여기고 있다. 문제는 환경부가 여러 미세먼지 발생 원인 중에 유독 질소산화물(NOx)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신형 경유차보다 입자상 미세먼지와 온실가스인 CO2가 많이 발생하는 신형 휘발유와 가스차에는 1등급을 주면서 상대적으로 질소산화물(NOx)이 약 1.3배 정도 더 발생한다고 신형 경유차를 2등급도 아닌 3등급으로 내치는 것은 너무 편파적이다.

질소산화물은 사람에겐 폐 질환이나 호흡기 장애를 불러올 수 있고 식물엔 세포를 파괴하거나 성장을 방해하는 등의 피해도 불러오는 유해물질이지만 정말 미세먼지의 주범일까?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질소산화물은 2차 반응으로 인체에 해로운 광화학스모그를 만들고, 그중 일부가 초미세먼지 입자 표면에 달라붙으면서 미세먼지의 독성이 좀 강해지는 것이지 미세먼지의 주원인물질이 아니라고 단언하고 있다.

김영독 성균관대 화학과 교수는 국내 미세먼지 구조를 분석한 결과 탄소 입자가 중심을 이루고 있고, 그 주변에 질산암모늄, 황산암모늄, 중금속 이온들이 붙어있는 형태로 밝혀졌고 미세먼지의 성분 중 암모니아에서 형성되는 암모늄의 수가 훨씬 많다고 한다.

질소산화물이 대기 중 반응해 이루는 질산 음이온은 암모니아에서 나오는 양이온 짝을 만나서 질산염을 형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암모니아가 없다면 질소산화물만으로 미세먼지가 형성되지 않아 오히려 암모니아 줄이기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세먼지의 성분과 형성 원인에 대한 과학적 규명과 해결책에 대한 과학적 검증을 기반으로 자동차의 친환경 등급이 결정되어야 하는데, 환경부는 산하 연구기관, 제작사, 학계, 시민단체 등 30명으로 구성된 기술위원회를 앞세워 경유차 완전 퇴출로 몰아가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주고 있다.

미세먼지 발생은 국가마다 여건이 달라 그 대책도 유럽과 일본과 다를 수밖에 없다. 중국 사막과 인접한 우리나라는 연중 70%인 편서풍의 영향으로 황사 등 외부요인이 50~70%, 내부요인은 30~50% 수준이라고 한다.

외부요인 개선은 쉽지 않겠지만 내부요인이라도 제대로 줄이고, 침체된 국내 자동차산업을 생각해서 제발 자동차 등급분류 제도를 비상식적이고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엉뚱한 방향으로 무리하게 끌고 가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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