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대 석유 소비시장 미국을 진단한다
세계최대 석유 소비시장 미국을 진단한다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3.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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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油價 형성에 결정적 영향

북서유럽, 동북아시아와 더불어 세계 3대 석유 소비국인 미국은 전세계 석유 소비량의 1/4 이상을 차지, 국제 원유가격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의 석유제품 소비량은 하루 최대 2,007만 배럴이다. 이중 휘발유 시장 비중은 전체 제품의 44% 정도를 차지, 하루 약 883만 배럴을 소비하고 있다.
세계 석유시장에서 미국 휘발유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12% 이며 OECD 평균인 35%를 크게 상회한다.
또 미국의 휘발유 소비량은 전 세계 휘발유 소비량 중 45%에 육박한다.
미국에서 휘발유는 보통 자동차와 소형 트럭에 이용되며 선박과 레저차량, 농기구 등에 연료로 사용되고 있다.
휘발유 유통은 대개 송유관을 통해 전국 18만여개의 주유소를 관장하는 유통업체들에게 전달, 일선 주유소에서 판매되고 있다.
미국은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석유 트레이더들이 휘발유 가격과 재고 상황을 WTI(서부텍사스 중질유) 거래를 위한 척도로 사용하고 있어 세계 석유시장의 상황을 한눈에 파악하기에는 제격이다.
올해 초 베네수웰라 총파업, 이라크 전쟁 등 미국의 주요 석유 수입국들의 공급 차질로 미국의 원유 및 휘발유의 재고가 감소, 한때 휘발유 가격이 폭등하기도 했다.
특히, 미국의 원유 제고가 올 여름철 성수기 수요증가에 충분히 대처할 수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휘발유 공급 불안이 야기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의 휘발유 시장은 수요의 계절적, 지역적 편차가 매우 크다.
5월에서 9월까지는 날씨가 좋고 여름 휴가와 국경일이 많아 자동차 여행 증가 등 다른 계절과 비교해 볼 때 평균 6%정도가 상승한다.
지역에 따라 휘발유 가격이 차이가 나는데 서부 해안지역의 평균 휘발유 소매 가격과 걸프해안 지역의 휘발유가 편차가 무려 26%정도 높게 형성되어 있다.
이는 개질휘발유(RFG) 사용에 있어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연방 정부보다 엄격한 환경기준을 적용하고 세금부담 또한 크기 때문이다.
또 미국 휘발유의 절반 이상이 걸프해안 지역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걸프지역에서 멀어질수록 수송비가 증가하는 것도 원인중의 하나이다.
미국 휘발유 시장에서 가격은 본격적인 성수기인 현충일을 앞두고 갤런 당 1.498$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동기대비 갤런당 10.1% 높은 수준이다.
미국석유협회(API)의 자료에 의하면 휘발유 수요는 4월에 864b/d로 3월의 870b/d 보다 하락했다.
보통 여름철 성수기로 들어가는 시기인 4월에는 수요증가가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지난해 동기간 3% 증가한 것은 높은 가격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수요가 위축됐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휘발유 성수기를 맞은 미국은 낮은 휘발유 재고로 공급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현재 미국 휘발유 재고는 약 2억892만 배럴로 작년대비 650만 배럴 낮은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겨울 동부지역 한파로 인해 정유회사들이 난방유 공급을 늘리기 위해 휘발유 공급을 상대적으로 줄인데다 베네수웰라 파업, 이라크 전쟁 등으로 원유 및 석유제품 수입이 모두 감소했기 때문이다.
또 캘리포니아 정유사들이 2004년부터 이 지역에서 시행될 휘발유첨가제(MTBE) 사용 금지에 대비, 새로운 휘발유 생산을 위한 설비 개조 등으로 인해 기존 휘발유 공급을 줄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밖에 이라크 석유수출 회복 지연은 성수기 휘발유 가격의 상승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올해 성수기 휘발유 수요는 미국 경제가 불황에서 서서히 탈출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5년과 비교해 성장세는 매우 낮을 것으로 보여진다.
여름철 휘발유 수요는 미국에너지정보청(EIA) 예상으로 전년대비 1.5% 정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미 달러화 약세, 테러 위험, 사스 등으로 휴가를 미국내에서 보낼 것으로 보여 자동차용 휘발유의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올해 성수기 미국 휘발유 공급에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베네수웰라와 유럽 정유업자들의 對미국 휘발유 수출물량이다.
베네수웰라는 지난해 12월 총파업이후 미국 수출물량이 파업이전 수준으로 복귀하려면 상당기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베네수웰라산 개질휘발유의 품질이 미국 환경규제에 못미친다는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언제 수출이 정상화 될 것인지 예측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유럽의 경우 양 대륙의 휘발유 가격 편차가 커지면서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휘발유 가격과 국제 원유가격은 서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원유가격을 제외한 세금과 마케팅 비용 등 다른 휘발유 가격 결정요인들은 급격한 변화가 없는 반면, 휘발유의 원료인 원유가격은 상대적으로 변동이 심해 원유가가 휘발유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또 휘발유는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제품으로 원유의 수요를 전망할 수 있는 잣대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에따라 미국 휘발유 재고와 선물 휘발유 가격은 국제 원유 선물거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는 미국 휘발유 재고 감소 시 공급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정유회사들은 정제 가동률을 증가시키고 이에따라 원유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 휘발유 재고 감소는 향후 원유 수요 증대를 암시, 선물 원유 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한다.
결론적으로 국제 원유시장은 미국의 휘발유 공급 불안 요인과 이번 여름 수요 증대가 상승작용을 일으킬 경우 다시한번 국제 원유시장 가격에 강세를 가져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료제공 : 한국석유공사〉

<홍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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