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시대 앞두고 주목받는 서부발전 태안IGCC
수소시대 앞두고 주목받는 서부발전 태안IGCC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9.05.2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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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5주년 특집] 석탄가스화복합발전, 수소 대량 생산 최적화된 차세대 발전기술
국내 최초 300㎿급 태안IGCC 실증 플랜트 전경
국내 최초 300㎿급 태안IGCC 실증 플랜트 전경

[한국에너지신문]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은 발전 효율이 높고, 천연가스 복합발전 수준으로 이산화탄소와 각종 유해물질 배출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

IGCC는 신개념의 발전설비다.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도 미국, 일본 등 7개국에서만 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에너지 수급 구조가 비슷한 일본에서는 적극적으로 IGCC 설비 확대와 관련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정제된 합성가스 발전 연료로 사용
효율 최대 48%…고효율·친환경 기술
합성가스 정제해 고순도 수소 추출
서부발전 태안IGCC, IGFC 연구도
발전 효율 최대 70% 신재생E 전력 

현재 일본 후쿠시마와 히로노에 500㎿급 IGCC 2기가 건설되고 있다. 개발되고 있는 관련 기술은 가스화기, 합성가스용 고효율 가스터빈, 석탄가스화연료전지 등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더욱 주목을 받는 IGCC의 장점이 있다. 바로 수송용 연료로 가용성이 더 높아지고 있는 수소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점이다.

이 발전기술이 주목을 받으면서 한국서부발전 태안IGCC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에 처음으로 들어서 유일하게 시범 발전소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 석탄 부분 연소해 일산화탄소-수소분자 합성가스로 터빈 돌려…고순도 수소 추출도 가능

IGCC 석탄가스화 기술 기반의 수소 복합 생산(Poly-Generation) 시스템
IGCC 석탄가스화 기술 기반의 수소 복합 생산(Poly-Generation) 시스템

태안IGCC는 국내 최초의 300㎿급 석탄가스화복합발전(Integrated Coal Gasification Combined Cycle) 실증플랜트다. 지난 2016년 8월 준공 후 1년의 실증운전 과정을 거쳐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기존 석탄화력은 석탄을 공기와 혼합해 완전 연소시킨다. 하지만 IGCC의 석탄가스화 기술은 석탄에 적은 양의 산소를 공급해 부분 연소시켜 일산화탄소(CO)와 수소분자(H₂)를 주성분으로 하는 합성가스를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합성가스는 고성능 세라믹 필터와 물리화학적 용매를 사용하는 환경설비를 통해 가스터빈에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게 정제된다.

공해 물질 제거 후 깨끗하게 정제된 합성가스를 연소해 가스터빈을 돌리는 방식으로 전기를 생산한다. 가스터빈에서 방출되는 배기가스는 여전히 온도가 높은데, 이 열을 이용해 터빈을 한 번 더 작동시키면 효율은 더 높아진다.

최신 1000㎿ 석탄화력발전의 효율이 42%인데 반해 IGCC는 설비 대용량화와 고성능 가스터빈의 개발에 따라 효율을 45~48%까지 달성할 수 있는 미래형 고효율 발전기술이다.

보통의 석탄화력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먼지 등을 천연가스 발전소 수준으로 크게 줄이면서 효율은 높은 발전소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때 만들어진 합성가스는 활용 가능성이 크다. 주성분이 일산화탄소와 수소이고 소량의 수증기와 메탄이 포함돼 있다.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탄을 추출하면 합성천연가스(SNG)가 되며, 정제된 유분을 분리하면 석탄액화석유(CTL)도 만들어낼 수 있다.

이외에도 암모니아, 메탄올, 요소 등 화학 원료를 생산할 수 있어 복합 생산 시스템을 만들면 투자비를 줄이면서도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이 합성가스는 연료전지발전과 차량 연료로 활용할 수 있는 수소의 공급원으로서도 유용하다. 정제된 합성가스를 정제하면 고순도의 수소를 얻을 수 있다.

고순도 수소를 추출하는 데에는 일산화탄소와 수증기를 반응시켜 수소와 이산화탄소로 변환하는 이동반응(water gas shift reaction)을 이용한다. 페로크롬이나 코발트몰리브덴 등 합금 촉매를 활용하며 중간과정으로 메탄과 메탄올 등도 얻을 수 있다.  

여기서 얻어진 고순도 수소를 다시 전기생산에 활용하면 석탄가스화복합연료전지(IGFC) 발전소가 되며, 수소충전소 등에 공급하면 수송용 및 각종 산업용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합성가스와 해양 미생물을 이용한 수소생산 설비 3D 모델
합성가스와 해양 미생물을 이용한 수소생산 설비 3D 모델

서부발전은 합성가스 정제를 통한 연료전지용 고순도 수소생산, 합성가스의 이동 반응 등에 두 가지의 기술을 이용하고 있다. 기존 방식인 합금 촉매를 이용한 수소 생산 이외에 해양 미생물을 이용하는 바이오 수소생산기술도 개발하고 있는 것. 

합성가스 정제 연료전지용 수소생산 기술은 지난해 6월 순도 99.99%의 수소 생산에 성공했다. 올해 9월 100㎾급 연료전지와 연계해 전력생산시험을 진행한 후 2025년까지 10㎿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해양 미생물 이용 수소생산 기술은 경동엔지니어링과 협력해 올해 3월 일간 1톤, 연간 300톤 용량의 실증설비를 짓는 공사에 착수했다. 이 설비는 올해 12월까지 실증운전 완료 후 경제성 평가를 거쳐 2025년에는 연간 1000톤 규모로 증설할 예정이다.

현재 수준인 연간 300톤을 생산해 모두 수송용으로 공급한다면 1년간 1만 2000㎞를 운행하는 수소연료전지차 2000대를 움직일 수 있는 정도다.

■ IGCC 이용 최첨단 IGFC도 개발 가능 

IGCC 공정에서 추출한 수소를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로 재활용하는 것이 바로 석탄가스화복합연료전지(IGFC) 발전소다. IGFC 기술은 석탄의 가스화, 합성가스의 정제 및 전환, 연료전지 발전 등의 기술을 통합한 융복합 기술이다. 

국내 유일의 IGCC인 서부발전 태안발전소에서 IGFC 연구도 함께하고 있다. 전력연구원은 서부발전, 고등기술연구원, PTK, 영남대학교와 공동으로 지난 2016년 12월부터 ‘IGFC 적용을 위한 석탄합성가스 정제 및 전환기술 개발’ 과제를 산자부에서 지원받아 수행하고 있다.

서부발전의 태안화력본부 내 건설된 석탄가스화 시험설비에 설치된 IGFC는 석탄 사용량 일일 20톤급 석탄가스화기에서 생산되는 합성가스를 이용해 성능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IGFC의 발전 효율은 석탄의 특성, 가스화기나 연료전지의 종류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다르다. 보통 30~40% 수준이며 증기터빈을 돌리거나 난방수를 공급하는 데에 활용하는 열에너지를 포함하면 최고 효율이 70%를 넘는다는 보고도 있다.

우리나라는 IGFC에 의해 생산된 전력은 신재생에너지로 분류된다.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는 연료전지발전과 같다. 

IGFC는 탈황, 제진, 폐수처리 등의 공정을 자체 포함하고 있어 환경 유해 물질의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인 환경친화적 발전 방식이다. 일반적인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배기가스를 처리할 때보다 이산화탄소 포집장치와 접목하기 쉬워 분리 회수가 더욱 효율적으로 이뤄진다. 

특히 화학 원료 등으로 사용되는 수소와는 달리, 연료전지발전에는 고순도의 수소가 필요하기 때문에 일산화탄소를 수소로 전환하는 기술, 황화합물과 중금속 및 미세 분진 등을 제거해 정제하는 기술이 얼마나 고도화됐는지가 관건이다. 

반응에 사용되는 고온 증기 사용량을 최소로 줄이고, 공정에서 발생되는 폐열(廢熱)을 최대한 회수해 공정 열효율을 극대화하고 경제성을 향상시키는 것도 기술 상용화에 필수적이다. 

발전 공정이 친환경적이어서 현재 기술 개발 단계인 IGFC가 상용화돼 각광을 받게 된다면 수요도 꾸준하게 증가하게 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미세먼지와 대기오염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와 더불어 해외에서도 수요가 차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구축 비용이 많이 들고, 대형 설비는 현재 개발 중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효율보다 친환경성 강화가 더 중요한 전기생산 방식 선택 기준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면 기존의 화력발전소를 대체할 수 있는 유력한 대안이라는 평가도 있다. 저렴한 연료인 석탄을 청정하게 사용하고 기술의 잠재적 가치가 무궁무진하다. 

또한 플랜트 건설, 설비제조, 수소생산, 산업가스 정제 등 화학 분야, 이산화탄소 분리회수, 고용량 연료전지 개발 등 폭넓은 산업 분야에 파급효과를 줄 수 있는 분야여서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는 측면도 있다. 설비 대용량화와 표준화, 건설비용 감소 노력, REC 이행 비용 보전과 가중치 상향 등이 동시에 이뤄지면 성장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IGCC나 이를 활용한 IGFC는 보통의 석탄화력에 비해 발전 효율이 높고 이산화탄소나 유해 물질 배출량이 적다”며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연료 확보나 수명 연장을 위한 내구성 향상 등 몇 가지 현안은 있으나 신개념 발전기술로서 전망은 매우 밝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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