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공태양 KSTAR, 1억℃ 초고온 세계 첫 달성
한국 인공태양 KSTAR, 1억℃ 초고온 세계 첫 달성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9.02.1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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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융합 핵심조건 1억℃ 이상 초고온 플라즈마 1.5초간 유지
K스타(KSTAR)
K스타(KSTAR)

[한국에너지신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는 한국의 케이스타(KSTAR)가 초전도 토카막 핵융합 연구 장치 중 세계 최초로 중심 이온온도 1억℃ 이상의 초고온 고성능 플라즈마를 1.5초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핵융합에너지는 태양에너지 원리를 활용한 에너지로, 원료인 중수소, 삼중수소가 무한하고, 폐기물이 적으며, 폭발 위험이 없는 미래 에너지원이다. KSTAR는 국내 기술로 1995년부터 2007년까지 개발한 초전도 토카막 핵융합 연구 장치다.

태양보다 중력이 훨씬 작은 지구에서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태양 중심 온도(1500만도)의 7배인 1억도 이상의 고온·고밀도 플라즈마를 장시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유석재 국가핵융합연구소장은 “이번 성과는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는 주체인 ‘이온’의 온도가 1억℃ 이상을 달성해 의미가 크며, 초전도 토카막 핵융합 장치로서는 세계 최초”라고 설명했다.

이번 기록은 향후 핵융합실증로에 적용할 차세대 플라즈마 운전모드를 구현하는 실험을 통해 달성됐다. 플라즈마 중심부를 효과적으로 가열하는 기술을 성공적으로 적용한 결과다. 플라즈마운전모드는 내부수송장벽(ITB) 모드라고도 하며, 플라즈마 외부뿐 아니라 내부에도 장벽을 형성하여 밀폐 성능을 더욱 높인 차세대 운전모드다.

핵융합은 원자핵이 이온과 전자로 분리되는 플라즈마 상태에서 이온들의 결합으로 일어나는 반응이다. 토카막은 자기장으로 플라즈마를 가두는 도넛모양 장치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등에서 채택됐다.

ITER은 한국 등 7개국이 핵융합에너지 대량생산 가능성 실증을 위해 프랑스에 건설되고 있다. 핵융합반응을 통한 500㎿급의 열출력을 발생하는 장치를 개발해 전기생산의 가능성을 실증하기 위한 실험로다.

국가핵융합연구소는 올해 중성입자빔 가열장치를 추가로 도입해 1억℃ 이상 초고온 플라즈마를 세계 최초로 10초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통해 향후 국제핵융합실험로 운영단계에서 고성능 플라즈마 실험을 주도할 수 있는 연구 역량을 갖추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성입자빔 가열장치는 가속된 중성자를 핵융합 장치 내부의 플라즈마에 충돌시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충분한 온도로 올라가게 해주는 가열 장치다.

이번 성과는 KSTAR 실험 10주년을 기념해 20일부터 22일까지 개최되는 국제 핵융합 학술대회 ‘KSTAR 콘퍼런스 2019’에서 국내외 연구자들에게 발표된다.

최원호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아직 어느 나라도 주도권을 쥐지 못한 핵융합에너지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면 우리의 강력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핵융합 기술의 세계적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과 인재양성, 산업 확충 등 기반 강화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궁극의 미래 에너지원, 핵융합

KSTAR, ’08년 국내 최초 플라즈마 발생 성공

핵융합은 가벼운 원자핵들이 융합하여 무거운 원자핵으로 바뀌는 것이다. 원자핵이 융합하는 과정에서 줄어든 질량은 에너지로 변환되는데, 이를 핵융합에너지라고 한다. 높은 온도와 중력을 지닌 태양의 중심은 핵융합 반응이 활발히 일어나지만 지구에서 핵융합 반응을 만들기 위해서는 태양과 같은 초고온의 환경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주어야 한다.

바닷물에서 추출 가능한 중수소 및 리튬(삼중수소)을 주원료로 하는 핵융합 발전은 연료가 무한하며,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의 발생이 없고, 폭발 등의 위험이 없는 궁극적인 미래 에너지원으로 꼽히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에서 만든 장치가 바로 ‘KSTAR(K스타)’다. 1995년부터 2007년까지 12년에 걸쳐 국내 기술로 개발된 초전도 핵융합 연구 장치로, 2008년 최초 플라즈마 발생에 성공했다. 주요 선진국들이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국제핵융합실험로 ITER 장치와 동일한 초전도 재료로 제작된 세계 최초의 장치다.

한국은 KSTAR 건설을 통해 세계 최고 성능의 초전도자석 제작기술 등 핵융합 관련 10대 원천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으며, 이는 후발주자였던 한국을 핵융합 주도국 반열에 올려놓았다. 국제 핵융합 공동 연구장치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매년 핵융합 상용화 기술 개발을 위한 핵융합 플라즈마 실험을 수행하고 있다.

KSTAR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토카막은 태양처럼 핵융합반응이 일어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초고온의 플라즈마를 자기장을 이용해 가두는 핵융합 장치다. 플라즈마를 구속하는 D자 모양의 초전도 자석으로 자기장을 만들어 플라즈마가 도넛 모양의 진공용기 내에서 안정적 상태를 유지하도록 제어한다. 현재 작동 중이거나 새로 짓는 실험용 핵융합로는 대부분 토카막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플라즈마는 원자핵과 전자가 떨어져 자유롭게 움직이는 물질의 4번째 상태로 우주의 99.9%를 차지하고 있다. 초고온의 플라즈마 상태에서 원자핵이 반발력을 이기고 융합하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난다. 핵융합 장치 내에서 핵융합이 일어날 수 있도록 플라즈마를 연속적으로 운전하는 것은 핵융합 상용화를 위한 핵심 과제이다.

이번에 성공한 것과 같은 초고온 달성을 위한 하나의 조건이 바로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H) 모드이다. 토카막형 핵융합 장치를 운전할 때 특정 조건 하에서 플라즈마를 가두는 성능이 약 2배로 증가하는 현상으로, 1982년 독일의 ASDEX 장치에서 처음 측정돼 알려졌다.

초전도 핵융합장치 중에서는 2010년 세계 최초로 KSTAR가 H-모드를 달성했다. H-모드는 핵융합 장치의 우수한 운전 성능을 대표하는 것으로 ITER 장치 역시 H-모드를 기본 운전 모드로 계획하고 있다.

초고온 달성을 위한 또 하나의 조건은 내부수송장벽(ITB) 모드다. H-모드는 외부에 장벽(transport barrier)을 형성함으로써 고온의 플라즈마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 성능을 기존 L-모드보다 2배 이상 높인 것이다. ITB 모드는 이와 유사한 장벽을 플라즈마 내부에 추가적으로 생성시켜 플라즈마 성능을 H-모드 이상으로 확장시키는 차세대 운전 모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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