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LNG 운반선 60척 한국에 발주할 것”
카타르 “LNG 운반선 60척 한국에 발주할 것”
  • 조성구 기자
  • 승인 2019.02.08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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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장관, 정상회담서 “韓 기술력 정평”
“LNG 수출 물량 확보 위한 전략” 관측도

[한국에너지신문] 카타르가 LNG 운반선 60척을 한국 조선사에 발주할 계획을 밝히면서 국내 조선업의 호황이 기대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카타르 정상회담에서 사드 빈 셰리다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은 “현재 카타르는 LNG선 50척을 보유하고 있는데 60척가량을 한국에서 새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드 장관은 “한국이 선박 발주 경험이 많고 기술력이 뛰어나 앞으로도 양국이 LNG선 도입에 좋은 협력관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과 카타르는 둘 다 반도 국가로서 해운이 중요하다”며 “양국은 해운·항만 분야에서 상생 발전할 수 있는 공통의 기반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카타르 사절단은 이날 정상회담 이전에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대형 3사에 대표단을 보내 LNG운반선 건조와 관련한 회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들은 “카타르가 LNG 플랜트를 건설하고 있어 운반선에 대한 수요가 많을 것”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발주 계획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이번 발표로 수주가 가시권에 들어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단 좋은 소식이며 환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동안 전 세계 LNG 운반선 수주를 한국의 대형 조선사들이 독점하고 있었던 만큼 이번 카타르가 발주할 물량도 대부분을 한국이 수주하게 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즉 이번 카타르의 LNG 물량 한국 발주에 또 다른 속내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24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 리서치가 국가별 선박 수주 실적 집계에 따르면 세계 선박 발주량 2860만CGT 중 한국이 1263만CGT를 수주해 2018년도 국가별 순위 1위를 기록했다. 2011년 이후 7년 만에 중국을 제치고 1위를 탈환한 것으로, 이번에 달성한 세계 시장 점유율 44.2%는 이전 최고 점유율인 ’11년 40.3%를 경신한 것이다.

또 한국 조선 3사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76척의 LNG 운반선 중 66척을 수주했다. 선박의 부가가치를 고려한 배의 무게 단위인 ‘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계산하면 한국 조선소들의 LNG운반선 시장 점유율은 96%가 넘는다. 카타르가 한국에 적극적인 수주를 주지 않아도 최근 국제 조선업계 흐름상 한국이 건조할 가능성이 높았다는 것이다.

더불어 최근 국제 환경규제의 강화로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에서 오염물질을 적게 배출하는 연료인 LNG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호주와 미국 등지에서의 LNG 생산도 확대되는 추세다.

아직 카타르가 전 세계 최대 LNG 수출국 위상을 유지하고 있지만 호주 GLNG(글래드스톤액화천연가스)와 미국 셰일가스의 공급량이 크게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카타르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LNG 시장 수출 물량 확보를 고민해야 하는 시기인 것이다. 이 같은 점을 염두하고 카타르가 한국과의 접촉을 시도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에너지업계 한 전문가는 “한국과 카타르의 장기계약이 2024년 종료된다”며 “이번 카타르의 LNG 선박 발주는 이후 세계 주요 LNG 수입국인 한국과의 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한 계산된  전략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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