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톡톡(talk talk)] 폭발 위험성 없는 바나듐, 리튬ESS 대안 될까
[에너지 톡톡(talk talk)] 폭발 위험성 없는 바나듐, 리튬ESS 대안 될까
  • 조성구 기자
  • 승인 2019.01.07 13:1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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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고 수명 길지만 REC 가점 제외 찬밥 신세

[한국에너지신문] 국내 대부분의 전자제품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에는 리튬이온이 쓰입니다. 왜일까요. 뭐니 뭐니 해도 효율이 좋기 때문입니다.

리튬이온보다 크고 효율 20% 낮지만
수명은 최대 7배↑…평균 20년 이상
연구 이어져 상용화 제품 출시도

레독스 흐름전지의 원리. 전해질을 녹인 강산성액이 스택을 순환하며 산화-환원 작용을 통해 충전과 방전을 수행한다.
레독스 흐름전지의 원리. 전해질을 녹인 강산성액이 스택을 순환하며 산화-환원 작용을 통해 충전과 방전을 수행한다.

리튬이온전지의 효율은 90%를 넘나들어 이 분야에 최강자의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죠.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문제가 됐던 폭발성이 그것입니다. 폭발은 화재로도 이어지고, 공들여 설치한 설비를 한꺼번에 무용지물로 만들어버릴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나 발전소에 설치한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곧바로 인명 피해와 환경문제, 비용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에 효율보다는 안전이 최근 배터리 분야 연구 주제로 강조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리튬이온전지의 화재나 폭발의 원인에 대해서는 완전히 규명된 것은 아니지만, 몇 가지 설득력 있는 설명이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리튬이온전지는 리튬코발트계 산화물로 만든 양극 활물질(리튬이온이 나오는 물질)과 전도성이 뛰어난 구리로 만든 음극 활물질(도선에 전자를 내보내는 물질), 이 둘 사이에 위치하는 분리막과 전해액으로 구성됩니다. 전해액만 액체이고, 나머지는 고체입니다.

리튬이온이 전해액을 통해 양극물질 사이를 오가며 충전과 방전이 이뤄집니다. 3000회가량 충전 방전을 하면 용량이 떨어지기 때문에 수명은 2년 안팎입니다. 수명이 다 된 배터리는 분리막이 찢어질 수 있습니다.

급속으로 충방전을 반복하다가 리튬이 날카로운 결정 모양을 이뤄서 쌓이면 양극 물질이 직접 만나지 못하게 만드는 분리막을 찢어버립니다. 음극과 양극의 활물질이 만나면 스파크가 튀고 화재나 폭발로 연결되는 것이지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리튬을 대체할 만한 신소재가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바로 바나듐입니다. 중국과 미국, 일본을 중심으로 태양광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ESS에는 ‘바나듐 레독스 흐름 배터리’가 상용화되고 있습니다.

바나듐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액체 바나듐 전해액을 이용하는 배터리입니다. 두 개로 분리된 탱크에 양극 전해액과 음극 전해액을 채워 넣고, 탱크 속 전해액이 산화환원 반응을 일으키게 만듭니다. 이때 발생하는 전위차를 바탕으로 에너지를 만들어 저장합니다. 실제 공장 규모에 바나듐 배터리를 적용했을 때 나타나는 효율은 70% 정도입니다.

바나듐 배터리는 부피가 수 m³의 큰 탱크가 필요해 배터리 크기도 큽니다. 스마트폰이나 자동차에 적용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하지만 완전히 분리된 탱크에 두 극의 전해질이 존재하기 때문에 화재가 날 일이 없습니다.

전해액만 제때 갈아주면 용량이 감소할 염려도 없습니다. 효율을 20% 잃은 대신 수명은 최소 3배, 최대 7배입니다. 업계에서는 소모품까지 감안한 바나듐 배터리의 수명을 평균 20년 이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국내에서는 아직 바나듐 전지가 서자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를 발급할 때 ESS로는 리튬이온전지를 써야 가점을 부여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밝은 미래를 내다보면서 연구 개발과 제품 출시는 나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한국과기원(KAIST)의 연구원이 설립한 H2가 2013년 바나듐 전지 상용화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현대중공업과 두산중공업 등도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외에 몇몇 중소기업도 제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레독스 흐름전지는 바나듐 외에도, 철, 구리, 크롬, 티타늄, 망간, 규소 등을 강산에 녹여 산화와 환원 반응을 이용해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단순 산화환원반응을 이용하기 때문에 상온에서 작동하며 단일한 종류의 전해질을 쓰기 때문에 스택에서 전해액이 섞여도 안전합니다.

부피가 큰 점 외에 까다로운 게 하나 더 있습니다. 황산 같은 강산성 용액을 사용하기 때문에 내식성을 갖춘 포장재가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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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 2019-01-23 11:53:39
업체에 물어보니 강산성은 모르겠으나 전해액을 갈지 않아도 20년 간다고 하네요
부피가 문제인듯.. 그래도 안전한 레독스 흐름전지가 빨리 됬음 좋겠네요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대니 쓸 수가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