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오일, 왜 인천정유인수 포기했나?
타이거오일, 왜 인천정유인수 포기했나?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2.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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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성 평가차이로 컨소시엄간 이견커 <2002-8-19>
인천정유 매각작업이 본격화되면서 국내정유사와 외국정유사 중 새주인이 어디가 될것인가하는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석유수입사로는 유일하게 인천정유 인수경쟁에 참여했던 타이거오일이 20일부터 실시되는 예비실사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인천정유의 상황은 어떤가
인천정유는 1999년 9월 현대오일뱅크가 한화에너지를 인수하면서 이름을 바꾼 기업으로 지난해 9월27일부터 법정관리를 받고 있으며 지난해말 기준으로 자산 1조7500억원, 부채 1조9500억원으로 자본잠식상태에 있지만 청산가치는 7099억원, 회사를 계속 운영할 경우 미래수익 등을 따진 기업계속가치는 8174억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인천정유는 공장 입지여건상 조수 간만의 차가 큰 인천 앞바다에 자리잡고 있어 초대형 원유 수송선박이 드나들 수 없는 구조로서 인천 앞바다에 원유 수송선을 정박시킨 뒤 소형 선박으로 기름을 실어날라야 하는 2중 부담의 악조건에 시달려 왔으며 취약한 재무구조로 시설 노후에 따른 낮은 생산성도 큰 부담이다.
일반적으로 정유업계의 경쟁력은 벙커C유를 정제한 뒤 여기서 기름을 뽑아내는 중질유 탈황. 정제 시설이 좌우한다. 그렇지만 인천정유는 정유사 가운데 유일하게 탈황시설이 없어 값싼 벙커C유 생산비중이 높아 가격경쟁력이 나쁠 수밖에 없다.
-타이거오일이 왜 인천정유를 인수하려 했나
타이거오일은 현재 약 50여개 주유소를 확보하고 있어 투자기업들과 컨소시엄 형태로 인천정유를 인수한 뒤 이를 판매망으로 활용하려는 방침으로 인수경쟁에 뛰어들었다고 알려져 있다.
만약 인천정유를 인수하면 기존의 주유소에만 공급하는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다른 일반 정유소에 공급망을 확대할 수 있어 공급포화 상태인 석유화학 시장에서 기존 국내 정유사와의 마찰도 예상되고 있었다.
이와같은 상황에서 인천정유 인수를 위해 타이거오일은 회사의 최대주주인 싱가폴 국영정유사인 SPC 및 금융 및 부동산 개발이 주력인 싱가폴 케펠그룹, 미국계 펀드회사 등과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타이거오일의 경우 20일부터 인천정유 예비실사가 시작되면 8월말까지 예비인수조건을 제시해야 하는 입장에서 최소한 17일이전에는 컨소시엄 구성을 이뤄야 하고 회계나 법률, 기술적인 합의점을 이끌어 낼수 있는 별도의 자문단을 구성해야 하는 등 산적한 일이 쌓여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컨소시엄 참여 물망에 오르던 기업들간에 인천정유에 대해 시설노후화와 환경문제 등이 제기되거나 인천정유의 설비보다는 인천정유 소유의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있다는 등 인천정유의 가치에 대한 평가차이가 많이나자 등 자문단 구성을 통한 구체적인 협상에 들어가기전에 예비실사를 참여하지 않기로 해 정제업 진출을 포기하는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타이거오일 관계자는 “인천정유 예비실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컨소시엄 참여사들간에 구체적인 인수조건 등이 협의돼야 하지만 인천정유의 사업성에 대한 이해차이가 커 결국 인수경쟁에 참여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보아 예비입찰실사 참여를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타이거오일이 예비실사에 불참함에 따라 인천정유 인수경쟁에 참여한 국내정유업체와 해외정유업체들의 눈치보기가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이덕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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