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인터뷰] 류재선 한국전기공사협회 회장
[신년 인터뷰] 류재선 한국전기공사협회 회장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9.01.02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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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전기공사 분리발주·적정공사비 확보 위해 뛸 것”

거센 바람에 살아남는 것은 딱딱한 나무가 아니라 유연한 풀입니다. 
전기공사업계도 4차 산업혁명, 남북경협과 이어지는 동북아 슈퍼그리드 같은 
거센 바람에 유연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류재선 전기공사협회장

[한국에너지신문] 류재선 한국전기공사협회 회장은 취임 후 2년간 끊임없이 협회와 업계에 유연성을 강조하면서 변혁과 체질개선을 추진해 왔다.

특히 전통적인 전기공사 업역에서 벗어나 새로운 업역을 창출해야 한다는 점에 착안해 누구보다도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새 업역은 적절한 교육이 없으면 개발할 수 없다. 전국 각지에서 접근하기 편한 충북 오송에 최대 규모의 전기공사 실습교육장을 겸한 오송 사옥을 건립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류 회장에게 기해년을 맞아 전기공사협회 사업 방향에 대해 물었다.    

류 회장은 “오송 사옥 건립은 협회가 올해 추진하는 사업 중에서 가장 크고 눈에 띄는 사업”이라며 “노동부가 선정한 9년 연속 최우수 교육기관인 협회 인력개발원의 노하우를 전국 규모로 확대한 실습교육장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실습교육장에서는 업계 종사자의 재교육도 이뤄지지만, 전역 국군장병과 고려인 등을 교육해 새로운 전기공사 기술자로 양성한다.

류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남방 외교에 민간사절단으로 함께 해 베트남과 전기공사 인력 및 기술 교류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지난해부터는 몽골과도 인력 교류 및 상호협력을 약속했다. 몽골과 베트남 등의 해외 인력 역시 우리나라에서 기술인력으로 키워진다. 현재 실습교육장의 역할을 담당하는 협회 산하 인력개발원은 9년 연속 노동부 최우수 훈련기관으로 선정됐다.

산업통상자원부 전기공사기술자 양성훈련기관, 녹색성장위 녹색교육기관, 노동부 국가기간산업전략직종 훈련기관, 산업별 인적자원개발협의체 지정교육기관으로 지정돼 있다. 매년 기간산업직종훈련 전기공사과정 177명, 기술자 양성(승급) 교육 8422명, 국가인적자원개발컨소시엄(재직자) 교육 2140명, 한전 배전전공자격교육 180명 등이 배출된다.

이외에도 전기공사협회는 전기공사 분리발주를 위해 동반성장지원팀과 20개 시·도회에 모니터링단을 발족했다. 이들은 지난해 386건, 약 570억원의 통합발주를 분리발주로 시정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교통신호등 및 신호제어기 분야 또한 전국 발주기관에 관련 공문을 발송하고 전국 담당부서를 방문해 전기공사로 발주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최근 2~3년간 노무비와 물가 상승으로 정부 발주사업이 종전 지역 제한 입찰 규모인 7억원이 넘는 공사가 속출했다. 전국 입찰 공사가 많아지면서 현장에서는 지역업체들이 고사 위기를 겪기도 했다.

이같은 민원이 계속되면서 협회에서도 이를 상향해 달라는 건의를 계속해 지역제한입찰 대상 하한액을 10억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을 골자로 국가계약법령이 개정 공포되기도 했다.

협회는 업계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다양한 법령 개정을 위해 목소리를 냈다. 전기공사기술자의 진입 확대를 위해 기술자 인정 전기관련 학과 및 학과목을 확대했으며, 기술자 등록사항 변경 시 변경일 처리기준도 신설했다.

물품·용역·공사가 혼재된 계약을 집행할 때 물품과 공사의 분리발주 여부를 검토하도록 의무화해 전기공사 물량을 늘렸다. 하도급대금 대물변제 인정사유에 대한 범위 신설 확대를 저지하고, 대형공사 입찰방법 심의 시 개별 법령에 규정된 분리발주 대상 사전검토 근거를 마련했다.

3억에서 50억 미만 공사의 시공경험평가를 2배수에서 1배수로 완화해 3200여 중소 전기공사기업의 입찰 참여 기회를 확대했다. 전국 100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법률 서비스’를 실시해, 업종 관련법 외에도 형법, 민법, 소송법 등을 상담해 주기도 했다.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 등 새로운 분야가 속속 개발되고 있어 1970년대에 제정된 전기부문 표준품셈은 수정이 필요하다. 협회는 지난해부터 주도적으로 태양광과 풍력, 전기차 충·방전 설비 등의 품셈을 직접 제정해 업역 확보의 기틀을 다지고 있다. 전기공사 직종의 시중노임 현실화를 통해 약 6873억원의 공사비를 올리고, 전기공사 공통자재 가격조사를 통해 자재 가격의 현실화도 도모했다.

이를 위해 협회는 ‘패러다임의 전환기, 회원의 힘으로 희망찬 도약’을 올해 슬로건으로 정했다. 핵심 추진과제는 ‘회원이 행복한 협회’, ‘신에너지 산업의 중심’, ‘전기공사 핵심 인재육성’이다.
다음은 류재선 회장과의 일문일답.

교육장 겸한 오송 사옥 건립 올해 최대 사업 
공업계 고교생·제대 군인·해외 인력도 교육
관련 단체와 협력 노임·자재비 정상화 노력   

- 취임 후 2년이 지났다. 협회와 업계에 생긴 변화는.

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착시키기 위해 협회 체질을 개선해 온 지가 벌써 2년이나 됐다. 물론 체질 개선은 오랜 시간 공을 들여야 한다. 다행히 1만 7000여 회원님들이 성원과 지지를 모아 주셔서 긍정적인 변화가 많았다.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 충·방전 시스템 관련 품셈을 제정한 것은 새 도약을 위한 발판이다. 홈페이지 개편, 모바일서비스 확대 등은 회원들 간의 소통, 회원과 협회 중앙회와의 소통 등 다양한 효과를 노렸다. 올해는 성과를 반드시 도출해야 하는 시기다.
 
-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고, 앞으로도 추진해야 하는 장기과제는.

불합리한 제도와 규제는 철폐되도록 하고, 전기공사 분리발주는 반드시 수호할 것이다. 회원이 흘리는 땀이 인정받고, 전기공사기업인이 자긍심을 느끼도록 업계의 위상을 높일 것이다. 적정공사비를 확보하고 업계 경영환경을 개선하고, 수준 높은 시공 품질을 위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겠다.

- 지난해에 전기공사 실습교육장을 겸한 오송 사옥 부지를 매입했다.

전기공사 기술자 양성 사업은 업계의 숙원이다. 유능한 현장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기에는 기존 교육장이 다소 부족한 면이 있다. 특히 공업계 고등학생들과 전역 군인들이 우리 업계로 들어오게 하고, 이들의 직업 교육장으로 활용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공간과 설비를 갖추는 것이 목표다.

- 군인이나 공업계 고교생들이 업계에 대해 관심이 있나.

지난해 전기공사 엑스포에서 기능경기대회를 열어 고교생들을 참관객으로 유치해 전기공사업계에 대해 홍보했다. 군인들에게는 한빛부대 전기공사 교육을 계기로, 전역 군인을 전기공사 기술자로 유입시키는 사업도 가시화되고 있다.

현재 서울 등 전국 9개의 제대군인지원센터에 교육홍보도 요청했다. 이들이 유입된다면 고령화되고 있는 업계가 조금 더 젊어지고, 업계가 조금 더 활기차게 장기 비전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 해외 인력에도 전기공사 기술을 가르칠 것인가.

새 교육장이 지어지면 국내만이 아니라 해외에서 우리 전기기술을 배우기 위해 오는 인력들을 수용해야 한다. 일단은 지난번에 협의가 어느 정도 이뤄진 몽골과 베트남 등의 해외 인력, 그리고 국내에 거주하는 구소련 출신의 고려인 등이 대상이다.

- 앞서 추진된 국내 거주 고려인 양성은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나.

지난해에 3개월간 이들에게 가공배전 전공교육을 실시했다. 수료생 9명 전원이 관련 기업체에 취업해서 기술자로 근무하고 있다.

고려인들은 국내에서 생계 기반을 찾고 업계는 인력 부족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사업이다. 그래서 더더욱 여기서 만족할 수 없다. 몽골의 에너지부 장관과 만나고, 베트남에서 정부와 국립대 등과 협약을 체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 한전의 배전공사비 미지급 등으로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는다고 들었다.

한전이 준공 미처리 등을 이유로 공사비를 지급하지 않는 것은 또 하나의 갑질이다. 해마다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는 국내 최대 공기업이 정작 대한민국 전력 품질을 위해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는 영세한 협력업체 종사자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있다.

공사비가 안 나오면 봉급을 못 받은 종사자의 생계가 어려워진다. 공사업체에 자재를 댄 협력업체도 대금을 못 받는다. 결국 배전공사비를 안 주는 것은 한 마디로 전력 산업 생태계를 모두 망가뜨리는 짓이다. 이러한 행태는 당장 시정하도록 끝까지 주시하면서 대응하겠다.
 
- 시급히 해결해야 할 업계의 가장 큰 어려움은.

건설 경기가 불황이고 물가도 올라가면서 공사 물량이 부족해 적정공사대금 확보가 가장 중요한 과제다. 노임과 자재비 정상화를 위해 발주기관들과 논의를 이어나가고 있다. 물론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 업계의 기대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다른 기관 및 단체 등과 손을 잡고 적절한 공사비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 새로 편입된 업역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새로운 기술을 습득해 교육하는 데에 더욱 최선을 다할 것이다.
 
- 마지막으로 회원들에게 하실 말씀은.

협회는 회원을 위해 분리발주와 적정공사비 확보 등 기본을 확실하게 다질 수 있도록 애쓸 것이다. 지난 2년간 성원을 보내주신 덕분에 협회는 건전하고 지속적인 발전 방향을 수립하고 전진하고 있다. 앞으로도 회원과 함께 숨 쉬며 소통하여, 회원이 행복한 업계 구현을 위해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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