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재생에너지 협력, 소규모 ‘개발협력’이 바람직”
“남북 재생에너지 협력, 소규모 ‘개발협력’이 바람직”
  • 조성구 기자
  • 승인 2018.11.05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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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성 녹색에너지전략硏 연구원
“대규모 경제협력 경제 부담 커”

[한국에너지신문] 한반도 평화무드가 조성되면서 남북 에너지 협력 논의 가능성도 깊어지고 있다. 특히 재생에너지는 소규모 개발 가능성, 짧은 건설 기간 등으로 전력 증강에 즉각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 북한의 입장에서는 더욱 주목되는 카드이다. 또 재생에너지의 독립성은 자립 에너지 강국을 추구하는 북한의 기조와도 일치해 남북의 협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북한도 최근 전력난 타개를 위해 재생에너지를 통한 전력 공급 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새로운 동력자원 개발 가능성’을 언급했다.

지난 2013년에 제정된 북한의 ‘재생에네르기법’은 2044년까지 태양광, 풍력 등을 주축으로 5GW를 보급하겠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5GW는 2015년 현재 북한 전체 발전설비용량 7.7GW의 65%에 해당하며 북한 전력 공급의 핵심인 수력발전 용량인 4.5GW를 넘어서는 규모이다.

북한은 특히 풍력발전을 통해 전력수요의 15%를 충당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북한 측 자료에 따르면 북의 풍력발전 잠재량은 400만㎾로 추정된다. 연간 약 25%로 가동하면 매년 85.8억㎾h의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북한에서 풍력발전 개발이 가능한 면적(풍력 밀도 300W/㎡ 이상)은 남한의 1.7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미 인근 러시아와 풍력발전단지 건설을 착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1년에는 유엔조달본부와 온천군, 철산군에 소형 풍력발전기를 설치 운영했고, 지난 2016년과 2017년에는 북러 접경지대에 러시아 전력회사 라오동부에너지시스템과 총 40㎿ 규모의 풍력발전단지 건설을 착공했다.

또 평안도 대안전기공장과 함경도의 김책풍력발전기공장을 전문적인 풍력터빈생산공장으로 지정해 300w~10㎾급 소형발전기를 매년 약 5000기 정도 생산하고 있다.

남측은 남북풍력협력사업단을 주축으로 양국 간 풍력사업의 조속한 재개를 주장하고 있다. 최근 열린 세미나에서 김동진 사업단 공동대표는 “지난 2006년, 업계 관계자들이 북한을 방문해 온천지구, 마식령 지구에 풍황계측장비를 설치하고 개발 협력을 논의한 바 있다”며 “남북의 협력이 확대되고 있는 현재가 남북의 풍력개발에 힘을 모을 최적이 시기”라고 밝혔다.

또 북한은 최근 자체적으로 태양광, 태양열 관련 제품을 생산해 보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부터 각급 기관, 개인 주택 등에 소규모 태양광 확산에 노력하고 있으며 2015년 태양광전지판 생산 공정을 건설해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제품을 생산 중이다. 

최근 코트라는 노틸러스 연구소 조사를 인용해 “북한 약 10만 가구가 태양광 패널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 중 일부는 자체 생산 제품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커티스 멜빈 미 존슨홉킨스 대학 연구원은 “북은 나선경제특구, 공군기지, 평양 과학단지 등에 태양광 발전단지를 운영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도 북한의 태양광 잠재량이 프랑스, 독일보다 높아 남북의 협력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한다.

다만 남북의 재생에너지 협력이 경제협력으로만 논의되는 것을 두고 우려 섞인 의견도 제시됐다. 

김윤성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대규모 경제협력의 관점으로만 논의되고 있는 재생에너지 협력사업을 다른 관점으로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업의 투자가 따르는 경제협력의 과정에 앞서 에너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북한 지역에 에너지를 즉시 공급해야 하는 재생에너지 협력사업은 소규모 ‘개발협력’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

김 연구원은 “북한이 본격적으로 개방이 된다면 이는 매우 큰 재정 계획이 수반돼, 특정 한 국가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될 수도 있다”며 “남북의 재생에너지 협력은 개도국 지원 사례 누적으로 표준화된 사업관리가 가능한 소규모 개발협력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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