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전환 정책 중요한 것은 국민과의 친화성이다
에너지 전환 정책 중요한 것은 국민과의 친화성이다
  • 한국에너지
  • 승인 2018.06.11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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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신문]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이 정책의 골자는 신재생에너지의 확대 보급이고, 친환경성과 안전 강화이지만, 그러한 골자에는 아직 제대로 다가서지 못하는 듯해 보여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시각으로 정책에 영향을 주기 위해 애쓰고 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일부의 주장은 조금 과한 데가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전력 분야에서 재생에너지 확대와 원전 및 석탄화력 축소 기조는 비과학적인 데이터에 따른 접근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물론 재생에너지의 활용을 급격하게 절반 이상으로 늘리는 것은 무리한 일이 될 가능성이 많다. 현재의 전력망 상황이나 상태, 그리고 각 가구와 공장 등의 부동산 소유 현황 등 다양한 사정을 고려했을 때 그것은 가능하지 않다. 하지만 아예 현실적이지 않은 정책이라면 여야 가리지 않고 지난 대선 공약으로 냈을 리는 만무하다.

현 정부의 계획은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이후인 2030년에 재생에너지 수단을 20% 정도 활용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그 여건을 만들려면 맨 먼저 직류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고, 적은 규모를 생산해 적은 규모를 소비하며, 가까이에서 생산한 전력을 가까이에서 사용하기 용이하도록 전력망을 정비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전력을 사용한 교통수단과 각종 시설을 만들어야 하고, 주파수와 전압 등을 맞추기 위한 에너지저장장치 등이 설치되어야 한다. 전력 분야에서만도 시간과 노력이 꽤 많이 소요된다.

왜 이러한 일에 시간과 노력을 들여가면서 애를 써야 하는가. 이제는 발전소를 짓거나 전봇대를 세우는 일, 송전탑을 세우는 일이 정부의 치적이나 마을의 자랑이 아니라, 국민의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을에 전봇대 하나가 서면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잔치를 벌였던 과거가 있었다. 적어도 수십 년 전의 일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석탄화력발전소나 원자력발전소, 송전탑을 당장 서울 한복판이 아니라 변두리에라도 세우는 일은 이제 거의 가능하지 않다. 비단 서울만이겠는가. 전국 어디라도 발전소와 전력시설을 지을 땅이 없어서가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모두 반대하기 때문에 세울 수가 없는 것이다.

그나마 환경에도 나름 친화적이고, 주민들의 반발도 비교적 덜한 수단이 신재생에너지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물론 도심지에서는 신재생이든 말든 ‘발전소’ 이름만 붙여도 환영받지 못한다. 이제는 지금 익숙한 것들을 조금씩 바꾸어가면서라도 국민이 어느 정도 수긍해 줄 수 있는 정책을 세우고 이를 추진해야 하는 때가 되었다.

재생에너지가 효율적이지 않고 비과학적이라는 주장은 일견 맞는 부분이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과거와 현재의 상태에만 기반을 둔 단견일 가능성이 크다. 이미 구글과 애플, 아마존과 같은 다국적 IT기업들이 앞다퉈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사용해 제품을 만들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글은 재생에너지 업체와 고정가격으로 전력 구매 계약을 맺어 전기를 사용하고 있다. 아마존은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에 재생에너지 전력을 50%가량 사용하고 있다. 본사 건물에 세계 최대의 지붕 태양광 발전소를 만든 애플은 자사의 모든 시설을 100% 재생에너지로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환경오염을 줄이고 온실가스 감축에 어느 정도 기여하느냐를 중요한 기업 경영의 지표로 삼고 있다.

세계적인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고 있는데, 정책 추진에 영향을 주기 위해 에너지 전환이 비과학적이고 허구적이라는 주장을 하는 이들이 아직도 우리나라에 있다는 사실이 씁쓸하다. 물론 에너지원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에서 한두 가지의 에너지원에 편중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전력분야에서도 재생에너지에만 너무 편중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하지만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재생에너지에 몰입하자는 것이 아니다. 석탄화력과 원자력에 편중돼 있던 전력 분야의 믹스를 조금 바꾸어 보자는 것이다.

그것은 에너지 안보, 에너지 환경, 에너지에 대한 국민 수용성 모두를 작으나마 만족시키기 위한 정책이라는 게 본지의 시각이다. 목표를 완전히 맞추는 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정책 자체의 방향은 옳은 만큼 긴 안목으로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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