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인공지능과 만나면 ‘스마트에너지’
재생에너지, 인공지능과 만나면 ‘스마트에너지’
  • 박상민
  • 승인 2018.05.2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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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4주년 특집] 재생에너지 분야 핵심기술은 ‘인공지능’
<이미지 : pixabay, www.freepik.com>

[한국에너지신문] 최근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인공지능이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핵심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태양광, 풍력 등 가변적 재생에너지의 리스크를 지적하면서, 재생에너지의 성장세에 따라 기존 전력 시스템과의 통합이 주요 과제로 대두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EA는 ‘2017년 재생에너지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2016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24%까지 확대되면서, 태양광·풍력 성장세에 따른 시스템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가변적 재생에너지의 리스크를 지적했다.

인공지능은 재생에너지의 불확실성을 감소시켜 효과적인 시스템 통합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공지능은 태양광, 풍력 발전량 및 전력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화석연료 발전량을 조절하며, 스마트그리드를 통해 효과적인 전력 저장·전송을 가능하게 하는 등 재생에너지 분야 전반에 걸쳐 혁신을 이루고 있다. 스마트그리드는 전력망에 정보통신기술을 더해 전력 생산과 소비 정보를 양방향, 실시간으로 주고받으면서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차세대 전력망이다. 

■ 구글·GE·IBM·프라운호퍼연구소 등 다양한 기업이 연구

인공지능 융합 에너지 기술 개발 사례는 지구촌에 널리 퍼져 있다. 최근 알파고로 우리에게 친숙한 구글 딥마인드는 영국 전력회사와 협력해 인공지능을 융합한 전력망 제어로 영국 전체 전력비용을 10%까지 감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IT기업으로 변신한 GE, IBM, 지멘스 등 미국과 유럽 여러 회사·기관에서 인공지능을 융합한 재생에너지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는 구글 데이터 센터의 전력 제어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했다. 각종 센서에서 수집한 온도, 펌프 속도, 소비전력 데이터로 인공지능 엔진을 훈련해 냉각 전력 40%, 전체 전력 15% 감축한다. 현재 영국 전력회사와 협력해 추가 설비 없이 수요·공급 최적화를 통해 영국 전체 전력 비용을 10%까지 감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IBM은 2013년 산하 연구소가 미국 에너지부의 지원을 받아 인공지능 엔진(Watson)을 재생에너지 분야에 적용하는 연구를 시작했다. 2015년에는 약 2조원에 기상정보업체 웨더컴퍼니의 기상자료를 확보했다. 현재 IBM의 예측 모델(Watt-sun)은 기상 데이터를 적용한 다양한 예측 모델을 결합해 15분에서 30일 후의 일사량, 풍속을 예측하고 있다.

제너럴일렉트릭은 인공지능을 풍력 발전기의 터빈 제어, 석탄 발전소의 보일러 제어에 적용해 발전 효율은 높이고, 공해 물질은 감축하고 있다. 전력망에도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면 전체 효율을 높여 세계적으로 2000억 달러에 이르는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된다.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와 독일 기상청은 현지 경제부처의 지원으로 기상발전량 예측연구 프로젝트를 이미 2012년 시작했다. 그 결과 독일 전역의 기상을 15분 단위로 예측하고, 이를 토대로 풍력·태양광의 발전량의 확률 분포를 예측하는 모델을 완성했다. 2017년부터 후속 프로젝트인 ‘그리드캐스트(GridCast)’를 통해 예측 모델을 고도화하고, 전력망을 통해 효과적으로 발전전력을 전송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국내서도 관련 특허 출원 ‘봇물’

특허청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인공지능을 융합한 재생에너지 관련 특허기술은 2006년부터 2017년까지 253건이 출원됐다. 그 가운데, 2016년과 2017년에 출원된 것만 87건에 이른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활발한 인공지능 연구 추세와 최근의 친환경적인 재생에너지 육성 기조가 맞물리면서, 관련 특허출원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에도 세계적인 태양광모듈 생산기업과 인공지능 특허출원 기업이 있다. ‘PV테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화큐셀은 세계 5위 태양광 모듈 생산기업이다. 정보기술센터 자료에 따르면 인공지능 분야 주요국 특허 출원 건수는 삼성전자가 지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6년 통산 기준 2위를 차지했다.

국내에서 두 분야의 융합에 따른 성장잠재력은 충분하다. 인공지능은 기존 산업 분야와 융합을 통해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분야 전반에 걸쳐 관련 기술개발 및 특허획득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국내 특허는 발전소, 전력계통 전반의 상태 진단 98건, 수요 예측 및 관리 58건, 발전장치 제어 41건 등으로 출원이 집중됐다. 정작 인공지능 활용을 통해 에너지 절감에 도움을 주는 분야에 대한 특허는 적은 편이다.

해당 분야는 전력망 제어 26건, 발전량 예측 23건, 배터리 충방전 제어 7건 등이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더불어 기존 화석에너지를 줄이기 위해, 정확한 발전량 예측과 연계한 배터리 충방전 제어, 전력망 제어는 필수적이다.

발전장치 제어는 터빈, 전력변환 등을 제어해 태양광·풍력 발전소의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발전량 예측은 일사량, 풍속을 예측하고, 궁극적으로 태양광·풍력 발전량을 예측하는 기술이다. 상태 진단은 발전소, 배터리, 전력 전송 전반을 모니터링하고, 고장을 진단하는 것이다.

수요 예측 및 관리는 전력 수요처의 사용 패턴 분석, 환경 분석 등을 통해 상황별 전력 수요를 예측하고, 전력 수요를 절감하는 기술이다. 전력망 제어는 발전량, 전력 수요 예측에 따라 효과적으로 전력을 전송하는 것이며, 충방전 제어는 발전량, 전력 수요 예측에 따라 전력을 배터리에 충전 또는 방전하는 기술이다.

한편 출원자는 삼성전자 20건, 한전 15건, 독일 지멘스 6건, 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케이디파워 등이 각각 5건이다. 기타 중소기업들이 75건을 차지했다.

특허청 손창호 에너지심사과장은 “정부에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까지 높이기로 계획한 만큼, 향후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재생에너지 확대가 화석연료 감축, 전력 비용 감소 등의 실질적 효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을 융합한 기술과 관련 특허를 적극적으로 확보해 재생에너지 분야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포스코에너지-포스코ICT, 국내 최초 스마트 발전소 기술 선보여

포스코에너지(대표 박기홍)와 포스코ICT(대표 최두환)는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 등을 적용한 스마트 발전소를 구축하고 있다.

양사는 올해부터 인공지능을 발전소 설비에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설비별 최적의 운전조건을 도출하고 그 결과를 딥러닝을 활용해 학습시켜 설비 전체를 통합 관리함으로써 발전소 운영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스마트 엔지니어링 기술은 주로 생산현장에 적용돼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해 왔다. 이 경험이 발전소 운영에도 적용되고 있는 것.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해 발전소 성능을 실시간 예측하고, 고장 예측 모델 구축을 통해 설비 고장을 사전에 인지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스마트 발전소.

양사는 지난해부터 포스코에너지가 운영하는 인천 LNG복합발전소 5~9호기와 포항 및 광양제철소의 부생발전소를 대상으로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하는 프로젝트를 최근까지 추진했다. 발전기, 터빈, 펌프, 모터 등 주요 설비의 온도, 진동, 압력 등의 다양한 현장 데이터를 고속으로 수집하고, 이를 빅데이터로 분석하는 데이터 중심의 설비 운영체계를 갖춘 것이다.

이를 통해 주요 설비들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이를 토대로 이상 징후를 파악해 최적의 정비 시점을 예측함으로써 정기적으로 설비 정비를 위해 발전소 가동을 멈추는 것을 최소화해 발전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게 됐다.

개별 설비의 최적 운전 가이던스를 제공해 발전 효율도 극대화했다. 발전소의 주요 설비인 가스터빈, 스팀터빈에 대해 운전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최적의 운전 조건을 부여함으로써 발전 효율을 향상시키는 성과를 거두었다.

포스코에너지 관계자는 “기존 제작사 설계기준으로 경험 중심의 설비운영을 해왔던 것을 방대한 현장 데이터 기반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구현해 발전소 경제성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ICT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스마트인더스트리 플랫폼인 ‘포스프레임’을 기반으로 스마트팩토리, 스마트 빌딩&시티, 스마트에너지 등의 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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