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재현 의원, "한·미원자력 협정…'사용후핵연료' 절감?"
백재현 의원, "한·미원자력 협정…'사용후핵연료' 절감?"
  • 김정희 기자
  • 승인 2015.05.11 15: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산 2.5%불과, 중수로는 실효성 없어
▲ 백재현 의원.

[한국에너지] 지난달 22일 타결된 ‘한·미 원자력협정’ 내용 가운데 정부가 호혜적 협력확대 성과로 꼽은 사용후핵연료 관리 분야 협정내용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백재현 의원(국회 산업통상자원위)은 11일 “한·미원자력협정 관계부처인 외교부, 산업부, 미래부, 한국수력원자력, 원자력안전위, 한국원자력연구원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부가 주장하는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의 절감효과에 많은 문제점이 있다”고 밝혔다.

타결 당일 배포된 관계부처 합동 보도자료에는 “현재 우리가 보유한 시설에서 미국산 사용후핵연료를 이용한 조사후시험, 전해환원 등의 형상·내용 변경활동을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는 장기동의를 확보”했다고 돼있다.

원전에서 사용되고 폐기물이 된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기술인 파이로프로세싱의 초기 단계에 대한 공동연구와 미국 측의 장기동의를 확보했다는 의미이다.

파이로 프로세싱은 원전 가동 후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사용후핵연료가 2024년이면 포화상태에 이르기 때문에 재처리 해 그 양을 절감시키기 위해 추진하는 것인데, 관계부처 합동 보도자료에는 ‘미국산 사용후핵연료’라고 명시되어 있어 그 정의에 대한 해석과 미국산 사용후핵연료의 양에 따라 사용후핵연료 발생 저감 이라는 목적에 부합한 실효성이 큰 폭으로 차이 날 가능성이 있다.

외교부, 원자력안전위원회, 한수원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미국산 사용후핵연료의 정의는 두 가지 이다. 첫째, 신협정에 따라 이전된 미국산 물질을 이용해 생산된 사용후핵연료, 둘째 신협정에 따라 이전된 물질․감속재․장비에서 이용됐거나 그 이용을 통해 생산된 사용후핵연료를 의미한다.

이는 미국에서 들여온 핵연료인 우라늄을 이용하거나, 미국에서 들여온 장비(원전)에서 생산된 사용후핵연료는 미국산으로 볼 수 있다는 내용이다.

백재현 의원은 “그러나 지난 10년간 우리나라가 해외로부터 도입한 우라늄 현황자료를 보면 총 3만5779tU의 우라늄 중 미국산의 경우 909tU로 전체의 2.5%에 불과하다”며 “위 미국산 사용후 핵연료의 정의에서 ‘신협정에 따라 이전된 미국산 물질을 이용해 생산된 사용후핵연료’로만 그 의미를 한정한다면, 사용후핵연료 절감이라는 파이로 프로세싱의 목적은 사실상 의미가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우라늄 수입처에 관련없이 미국에서 이전된 물질․감속재․장비에서 이용되어 발생되는 것을 미국산 사용후핵연료라고 정의해도 그 실효성은 명확하지 않다.

현재 가동중인 23기 중의 원전 중 19기는 경수로, 4기는 중수로인데 이중 중수로인 월성 1~4호기는 모두 CANDU 형으로 캐나다원자력공사가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어 이 정의에 부합하지 않고, 현재까지 저장돼 있는 사용후핵연료의 96%, 연간 사용후핵연료 발생의 95%를 모두 월성1~4호기에서 차지하기 때문이다.

폐기물이 될 95%는 두고 5% 미만의 사용후핵연료를 사용하는 것이 호혜적 협력인지, 협정을 통해 핵폐기물의 획기적 절감 기술이라 주장하는 파이로프로세싱 추진의 길을 열었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다.

▲ 자료 출처: 한국수력원자력 제출, 재구성: 백재현 의원실

백재현 의원은 “그간 한·미 원자력협정이 쉽지 않았던 이유는 핵안보, 핵 비확산 등 미국 측의 예민한 입장에서 오는 한국에 대한 신뢰문제였으나,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였던 파이로프로세싱에 관한 동의나 우라늄 농축 경로마련 등은 분명 진일보 한 것은 맞다”며 “그러나 우리 국익을 고려하자면 끝없이 발생하는 사용후핵연료를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으나 미국산 사용후핵연료라는 단서가 붙으면서 그 해석에 따라 실효성이 없을 가능성도 내포한 협정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울 것을 제안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