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유소 폐지는 서민경제 살리는 것
알뜰주유소 폐지는 서민경제 살리는 것
  • 남부섭
  • 승인 2024.01.16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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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한다.

[한국에너지] 알뜰주유소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알뜰주유소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별 관심도 없을 뿐만 아니라 잘 알 수도 없다.

알뜰주유소가 탄생한 지 벌써 20년이 지났는데 일부에서는 이 주유소를 더 확대하려고 하고 일부에서는 막으려 하고 있다.

출범단계에서부터 논란이 되어온 알뜰주유소, 정부는 이제 논란을 멈추도록 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한다.

알뜰주유소는 고가의 시중 석유제품 가격을 다소나마 떨어뜨려 국민들의 부담을 줄여보자는 것이었다. 이러한 정부 물가 정책은 유류 가격이 높을 때 일시적으로 필요한 정책수단이었을 수 있지만 어느 정도 안정이 되면 멈추어야 한다.

정책수단의 생명이 끝났음에도 이러한 정책을 지속시키고 있는 것은 분명 국민들로서는 알기 어려운 무엇인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알뜰주유소 정책을 그만해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우리는 자유 시장경제를 경제 틀의 근간으로 하고 있다. 자유 시장경제는 무엇보다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는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알뜰주유소 정책은 이러한 기본 경제개념을 무너뜨리는 것으로 시장 질서를 왜곡시키는 일이다.

공정한 시장 질서를 만들어 나가야 할 정부가 오히려 이에 반하는 질서를 만들고 시정할 생각은 아니하고 이를 오히려 증폭시켜 나갈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은 정책 당국자들의 머릿속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알뜰주유소 정책은 도로공사 석유공사 농협을 최대 유류 유통사업자로 탄생시켰다. 알뜰주유소가 나오기 전까지는 유류 유통 사업은 민간인이나 정유 업자 직영 주유소가 전부였다.

만여 마리의 미꾸라지가 아웅다웅 잘 살고 있는 어장에 정부가 메기를 풀어버린 것이다.

그동안 어장에 있는 미꾸라지가 얼마나 죽어 나갔는지 정부는 잘 알고 있다. 한때 주유소를 운영하는 사람은 그 지방에서는 괜찮은 재력의 소유자였다, 하지만 이제는 죽고 싶어도 죽을힘이 없는 영세 사업자로 변했다.

공정한 시장경제를 추구해야 할 정부가 의도적으로 거대 기업을 탄생시켜 영세기업을 나락으로 몰아넣은 결과다.

알뜰주유 사업자의 시장 장악력이 얼마나 큰지 독범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국 고속도로 주유소는 말할 것도 없이 도로공사가 대부분 장악하고 있다.

고속도로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상황에서 요충지는 도로공사가 모두 점령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유통 사각지대라 할 수 있는 면단위 오지는 언제부터인가 농협이 장악해 나가고 있다.

농협은 금융에서부터 농산물 유통까지는 설립 목적에 부합한다고 하겠지만 석유류 제품 유통까지 허가한 정부를 이해할 수 없다.

도로공사, 농협, 석유공사가 국내 석유류 유통시장을 모두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한때 서민경제의 튼튼한 버팀목을 하던 기름 유통 사업은 거대 기업의 독점 사업으로 변질해 버렸다.

정부가 할일은 단 한 가지다.

도로공사나 농협이 주유소 사업을 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수익을 낼 수 있는 조직이다. 이들의 알뜰주유소 운영을 모두 중지시키고 일반 민간 주유소 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주유소는 단순한 유통 사업이 아니다. 에너지 산업의 근간을 튼튼히 하기 위해서라도 알뜰주유소 정책은 이제 폐기해야 한다.

어느 정권이던 서민경제를 살리겠다는 구호를 최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공기업이나 압력단체에 이익을 몰아주는 알뜰주유소 정책을 폐지하는 것이야말로 서민경제를 살리는 정책이라 하겠다.

정부는 결단을 내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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