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소수력발전 사업자의 한숨
어느 소수력발전 사업자의 한숨
  • 남수정 기자
  • 승인 2009.04.20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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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6일 봄기운이 만개한 경기도 연천의 한 소수력 발전소를 찾았다. 지난 2007년 7월 총 48억원을 들여 완공한 이 곳은 한탄강 본류를 흐르는 물로 500kW급 발전기 3기의 터빈을 돌려 청정에너지를 만들어내는 현장이다.
변전소와 관리동이 있는 마을 쪽에서 내려다보니 망가진 수문 보수공사를 겸해서 발전기로 가는 물을 늘리기 위한 수로 공사 중이다. 발전기 가동률을 높이기 위한 업그레이드 작업인 셈이다. 그 밑으로는 낚시꾼들도 보인다. 따사로운 봄 햇살을 받으며 발전소 풍경을 감상하고 있는데 발전소 주인이 가까이 다가온다.

“벌써 가동을 시작한 지도 2년이 다 돼 가네요. 요즘 가물어서 걱정이지 평소엔 발전소 운영하는 재미가 크실 것 같은데, 어떠세요?” 내심 뻔한 질문을 던졌으니 뻔한 대답이 돌아오겠거니 했는데 이건 하소연에 가까웠다. 그가 들려준 농업용 보를 이용한 1.5MW 소수력 발전소의 현실은 이렇다.

처음 발전소를 지을 때 자체비용으로 인근 주민 3명에게 6000만원을 보상해줬는데, 이번에 확장공사를 하자 1억원을 더 달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 2MW 이하의 발전소는 발전소주변지역지원법의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고스란히 사업자의 부담이다.

농어촌공사의 기존 농업용 보를 이용한 것이라 요즘 같은 봄에는 수량이 줄어 발전량도 줄고, 발전차액도 다른 소수력에 비해 1/3에 불과하다.

수익의 10%는 농어촌공사에 이용료로 계속 내야만 한다. 설비용량이 1MW를 넘기 때문에 토목관리자, 전기안전관리자를 둬야해 인건비 부담도 만만치 않다. 현재 이 발전소에는 관리소장을 포함한 3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휴대폰 사용이 가능한 곳이라면 어디서든 발전소 제어가 가능한데도 말이다. 태양광발전소와는 달리 소수력발전소는 담보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신용보증기금에 보증료 2%, 산업은행 융자에 대한 이자 3~4.5%를 내고 있어서 이자를 내는 것조차도 쉽지 않다.

그는 “우리는 소수력발전사업자 중에서도 소수”라며 “해당 정부기관에 얘기를 해도 ‘RPS가 시행되면 발전차액이 사라질테니 좀 기다려라’는 대답만 들었다. 녹색성장은 먼나라 이야기일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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