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 방치하면 ‘자영주유소 몰락’ 위기감
사태 방치하면 ‘자영주유소 몰락’ 위기감
  • 변국영 기자
  • 승인 2008.08.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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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량·마진 감소 속 할인마트에게 밀릴 수 없어
주유소업계가 정유사와 대형할인마트 제휴를 강력하게 성토하고 나선 것은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상황인 자영주유소의 경우 이번 사태를 방치할 경우 생존 자체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유소업계는 지난 15년간 영업중인 주유소 수가 3882개에서 1만2307개소로 3배 이상 증가한 반면 주유소당 월평균 판매량은 1973드럼에서 977드럼으로 절반이상 감소하는 등 전체적인 수요는 정체된 가운데 주유소 수만 증가하는 제로섬 방식의 의미 없는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더욱이 올 상반기 주유소 월평균 판매량이 977드럼으로 사상 처음 1000드럼 아래로 떨어지면서 주유소업계는 판매량 감소와 마진 감소로 인해 더 어려운 상황에 몰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리터당 50원의 마진도 챙기기 어려운 실정인 자영주유소에 대해 공급자간의 경쟁유도 없이 대기업인 할인마트가 정유사와 제휴해 주변 주유소보다 리터당 100원 낮춰 판매하겠다는 것은 자영주유소들에게는 퇴출명령과도 같다는 것이 주유소업계 입장이다.
주유소협회는 대형할인마트 주유소로 인해 자영주유소가 퇴출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 몫이 될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주유소협회가 해외시장 정보지를 인용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프랑스 주유소시장의 경우 대형할인마트의 주유소 시장 침투 이후 4만2000개 주유소 중 2만8000개 이상의 주유소가 문을 닫아 2005년 기준으로 약 1만5000개의 주유소만이 운영되고 있다.
대부분의 자영주유소가 도태된 가운데 이미 시장을 선점한 대형할인마트 주유소들이 마진 위주로 경영전략을 변경하면서 시장점유율이 55.8%에서 48%대까지 떨어졌지만 여전히 마진 위주의 경영전략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주유소협회는 “우리나라도 프랑스와 같이 대형할인마트가 자영주유소들과 경쟁하는 순간까지는 소비자들은 경쟁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겠지만 자영주유소가 도태된 이후 경쟁자가 없어진 대형할인마트 주유소들은 서비스차원이 아닌 수익차원의 경영을 하게 될 것”이라며 “소비자들은 비싸고 차가 막히더라도 기름을 넣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대형할인마트 주유소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유소업계는 당초 정부의 취지대로 지난 2002∼2003년과 같이 석유수입사의 활성화를 통해 공급자간 경쟁을 촉진하면서 대형할인마트 주유소가 검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형할인마트가 정유사가 아닌 석유수입사와의 제휴를 통해 시장에 자기상표로 기존 주유소들을 프랜차이즈 가맹점으로 모집하고 프랜차이즈 본사인 대형할인마트가 가맹점주유소들을 통해 공급자와 판매자간의 경쟁을 유도할 때 소비자에게는 리터당 100원이 아닌 더욱 큰 혜택을 오랜 기간 지속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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