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사고 줄줄이 - 관리능력 먹칠
원전사고 줄줄이 - 관리능력 먹칠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1999.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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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전은 최근 잇달아 발생한 영광원전 2호기의 고장으로 여간 곤혹스런 표정이 아니다. 사고 자체가 방사능을 유출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 아니라 기계 계통상의 고장이며 국제원자력기구가 정한 8개 사고고장등급중 가장 가벼운 0등급의 사고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안전성이 최우선돼야 하는 원전의 잦은 사고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영광원전의 사고원인은 앞으로 정밀검사가 이뤄진 후 정확히 밝혀지겠지만 현재로서는 증기발생기안에 금속성 이물질이 생겨 이로 인해 기계장치 작동이 중단된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한전은 사고원인을 정확히 밝혀내기 위해 5월까지 두달동안 가동을 중단하고 영광원전의 설계·제작사인 미국의 웨스팅하우스사 관계자들을 직접 불러 국내 전문가들과 함께 점검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이번 영광원전 2호기의 사고에서 가장 우려되고 있는 점은 막연한 방사능 유출이라는 점보다는 외국사가 설계·제작한 원전의 안전에 대해 확실한 대책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이번 역시 잦은 사고의 원인 조사를 위해서는 웨스팅하우스사의 조사작업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 없다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원전의 안전문제를 한전에게만 맡겨둬서는 안된다는 얘기마저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한전의 원전운영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는 점도 흘러들을 대목이 아니다.
 증기발생기내에 금속 이물질이 생기는 현상이 지난해 8월 이미 확인됐음에도 불구 원전 안전성이나 운전에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이유로 방치했다가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또한 영광2호기 뿐만아니라 울진3호기, 고리 3·4호기, 영광3·4호기, 월성2호기 등에서도 이물질이 생기는 현상을 확인하고서도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문제가 제기됨으로써 한전이 원전 안전에 너무 안일한 자세로 임하고 있지 않느냐는 비판을 불러오고 있다.
 한전은 일련의 사고들이 방사능 유출과는 하등 관계가 없고 단순한 기계고장과 과거에도 그랬듯이 한번의 고장이 연속적으로 반복되는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심각성을 축소하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번 사고가 방사능 유출과는 거리가 멀다할지라도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 증폭과 한전의 안전관리 능력에 대한 의심으로 이어진다면 방사능 유출 만큼이나 심각한 문제고 향후 원전건설과 관련해서도 적지않은 이미지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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