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럽기만한 독일 에너지 전시회
부럽기만한 독일 에너지 전시회
  • 남경아 기자
  • 승인 2005.03.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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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경아 기자
지난 일주일간 취재차 에너지산업협력단과 함께 독일의 ‘E-World’에너지전시회를 다녀왔다.
올해로 5번째를 맞는 전시회는 실로 ‘국제전시회’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엄청난 수의 참가업체와 방문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더욱 입이 벌어졌던 것은 국내와는 차원이 다른 전시회의 분위기였다.
사진과 설명이 잔뜩 들어간 판넬을 세워놓거나 신제품을 전시해놓은 국내 에너지전시회, 방문객들은 쭈뼛거리며 부스에 들어와 브로셔와 명함들을 챙겨가기에 바쁘다.


그러나 독일의‘E-World’전시회는 마치 에너지인들의 축제의 장과도 같았다. 대부분의 부스가 넓은 바와 응접실을 갖추고 있으며 풍성한 음식과 퍼포먼스와 음악의 향연으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그 분위기에 어울려 와인잔을 들고 에너지산업에 대해, 구체적으로는 향후 협력과 거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기업의 이름이 적힌 간판만 없었더라면 영락없는 째즈바의 풍경이었다. 


이 두 전시회는 근본적으로 그 목적과 대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독일의 전시회는 오직 비즈니스를 목적으로 하며 구매력있는, 충분히 상업적인 바이어들을 주고객으로 모셔 제품이 아닌 소프트웨어, 무역, 네트워크, 리스크 등에 대한 컨설팅을 주고 받는다.


우리나라와 같이 교육이나 홍보를 내세워 고등학교학생들을 단체로 동원하지 않는다. 더욱 특이할 만한 것은 국가나 주정부가 마련한 홍보관이나 학술대회 역시 그 규모가 우리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데다 에너지 관련 기업체가 아닌 일반 수요자의 발걸음도 만만치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가 에너지산업에 있어서 기술수준이나 시장인프라 뿐만 아니라 정부의지와 기업의식 역시 상당히 미약하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제 막 스타트를 끊은 국내 에너지전시회가 더 이상 보여주기식의 전시행정이 아닌 참가 기업과 소비자간 요구를 적극 반영, 정보와 지식의 교류를 통해 실질적인 구매가 이뤄지고 나아가 구체적인 성과를 바탕으로 에너지산업발전에 큰 몫을 담당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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