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사태는 人災다
에너지사태는 人災다
  • 한국에너지
  • 승인 2003.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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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에나 걸리던 전력피크부하가 이제는 한 겨울에 걸리고 있다.
전력은 여름내 피크부하가 걸리고 가스는 겨울에 피크부하가 걸린다는 에너지 소비행태가 완전히 바뀌고 있다.
왜 이러한 현상이 오게 되었는가.
근본적인 원인은 정책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심야전력을 장려하던 한전은 일반적으로 3kw용량이면 충분한데도 10kw 용량을 마구 설치해도 그냥 내버려두었기 때문이다.
급기야 한전은 늘어나는 심야전력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심야전력 보급 장려 책을 일방적으로 폐지해버렸다.
심야전력은 기저부하로 가동되는 원자력 발전용량이 남아돌아 이를 사용하기 위한 제도였으나 이제는 모든 발전소를 가동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여름이나 겨울을 불문하고 전력피크부하가 걸리게 되면 한전으로써는 수익을 많이 올려서 좋을지 모르나 발전소를 정비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 불안한 상태에서 전력을 공급하게 된다. 언제 발전소 가동이 정지돼 정전사태가 일어날지도 모르게 된다.
가스는 겨울이면 해마다 공급이 불안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올해처럼 가스공급불안이 심각한 것은 처음이다. 이유는 이웃 일본이 현물시장의 가스를 모두 구입해 가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근본적으로 전혀 대응책을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스공사는 산업구조개편과 관련 장기 수급물량 계약에만 매달렸을 뿐 정작 일본이 원전의 폐쇄로 가스수요가 급증하리라는 것을 예견했으면서도 안일하게 대처했기 때문이다.
올 겨울 전력의 피크부하가 걸리고 가스공급이 불안한 이런 사태는 책임 있는 행정의 결여에서 온 것이다.
공직자들의 근무태도가 그동안 많이 지적돼 왔지만 에너지사태의 불안을 야기한 것을 본다면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현 정권 하에서 출세의 가도를 달리기 위해 밤낮으로 뛰어 다니는 사람이 있었는가 하면 나락으로 미끄러져 근무의욕을 상실하고 세월만 낚는 공직자들을 양산했다.
열심히 일하는 것과 출세하거나 성공하는 것이 전혀 별개인 공무원 사회를 만들어 버렸다.
심야전력 공급을 장려하던 몇 년 전에는 전국에 120여 개 업체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거의 모두가 문을 닫았다. 심야전력 공급이 붐을 일으키자 연간 2∼3만대씩 판매되던 태양열 온수기 시장이 완전히 죽어버렸다.
공무원들의 책임의식 없는 행정은 이처럼 사회에 막대한 피해를 가져온다.
엄동설한에 가스공급이 중단된다고 생각해 보자.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모름지기 공직자가 하는 일은 국민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책임과 사명감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공직자가 출세에만 신경을 쓴다거나 한직으로 밀렸으니 세월만 보낸다거나 하는 현상이 일어나면 그 사회는 희망이 없다.
우리는 올 겨울 전력, 가스 등 에너지 수급불안사태가 오게된 원인을 좀더 근본적으로 접근해보고자 한다.
공무원 인사권을 행사하는 자는 절대적으로 공평무사하게 인사를 해야하며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공직자는 반드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에너지 관련 공직자들은 책임과 사명감을 갖고 일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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