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위기는 또 오는데…
에너지 위기는 또 오는데…
  • 한국에너지
  • 승인 2003.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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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배럴당 32불로 치솟고 있다. 국제유가는 아직도 시장수요공급의 원칙에서 정해지기보다는 국제 역학적 요인에 의해 좌우되는 면이 강하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과 러시아가 자국의 경제를 위해 적정수준 이상의 유가를 유지해오고 있으며 지역적으로 최대 산유지인 중동지역의 정세에 의해 좌우되고 있는 것이 국제 유가이다.
국제유가가 26∼28불 대에서 최근 32불로 치솟은 것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으나 가장 큰 요인은 역시 미·이라크의 전쟁위기설 때문인 것 같다.
우리경제가 이제는 국제유가가 웬만큼 상승해서는 견딜 수 있는 체력이 되었지만 지금 시점에서 32불을 간다면 미·이라크 전쟁이 현실로 나타나면 배럴당 40불은 쉽게 뛰어오르리라 생각된다.
만약의 경우라 하겠지만 충분히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국제유가가 40불로 올라서게 되면 우리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체력이 되지 않는다.
유가가 40불로 올라서면 당장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는 것은 물론이고 1개월만 지속되면 연간 경상수지는 적자를 면할 수 없다. 그만큼 우리는 에너지에 대한 체질이 약한 것이다.
그러나 산유국이 아닌 나라 가운데에는 국제유가가 오르면 오를수록 비교적 측면에서 뒤에서 웃는 국가도 꽤 많다.
유럽의 덴마크 같은 나라는 자국에서 석탄, 석유, 가스 등이 전혀 나지 않지만 에너지 자급률이 20%을 넘어서기 때문에 국제 유가가 오르면 상대적으로 덕을 보게 된다.
특히 자국의 발전된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더욱 활기를 띠어 국제 수지차원에서도 오히려 개선되는 효과를 보고 있다.
우리의 경우와 비교해보면 극과 극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동사태가 벌써부터 논란이 되고 있는데도 우리 정부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물론 중동사태가 발발하여 천정부지로 국제유가가 올라가면 비상대책이야 내놓겠지만 언제까지 비상대책만 발표하고 넘길 것인가 하는 점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몇 차례 오일파동을 겪으면서 그때마다 요란스러운 정책을 내놓았지만 실상 그대로 추진된 계획은 아무것도 없다.
정부가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 준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자리를 보전하는 데만 급급한 나머지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끄고, 끄고 나면 모든 것을 잊어버리는 조삼모사를 일삼아 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 등등으로 에너지업계 내에서는 국제유가가 40불, 아니 그 이상이라도 장기간 지속되어야 정부가 정신을 차린다고 조소하고 있다.
국내에는 부존에너지 자원이라야 무연탄 정도로 말할지 모르겠지만 덴마크 경우와 비교해 보면 국가에서 생산할 수 있는 에너지는 전체에너지 소비량의 20%는 물론이고 그 이상도 얼마든지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우리보다 여러 가지 면에서 열악한 덴마크의 경우 전체 전력의 50%를 자국의 비화석에너지 원료로 충당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러한 것을 참고해 보면 우리도 얼마든지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에너지는 해가 거듭될수록 오히려 그 비중이 낮아지는 경향마저 있다.
우리나라는 최근 몇 년 동안 괄목할 만한 신재생에너지 생산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경제성도 꼭 그렇게 떨어지는 것만도 아니다. 정부가 정책추진의지가 없어 새로운 기술들이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100% 에너지 수입국이자 20%내지는 50%의 에너지를 지급할 수 있는 길은 우리에게 열려있다.
우리는 눈앞의 일에만 관심을 갖고 있다. 우리는 백년대계를 지향하는 정부가 없기 때문에 30년이란 세월이 흘렀어도 기름 값이 요동치면 국가경제가 흔들리는 위기를 아직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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