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硏, 사용후 핵연료 처리 위한 핵심소재 국산화 공정 개발 성공
원자력硏, 사용후 핵연료 처리 위한 핵심소재 국산화 공정 개발 성공
  • 조승범
  • 승인 2023.09.1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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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질 벤토나이트’ 생산해 방폐물 처리 분야 6천억 절감 기대
한국원자력연구원 김봉주 박사가 벤토나이트 품질 향상을 위해 초음파 및 부유 선별 과정을 시험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김봉주 박사가 벤토나이트 품질 향상을 위해 초음파 및 부유 선별 과정을 시험하고 있다.

[한국에너지]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고품질 ‘벤토나이트’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공정을 국내 기술로 개발했다. 다목적 산업재이자 핵폐기물 처리 핵심소재인 벤토나이트는 그동안 수입에 의존해왔다.

원자력연구원 저장처분성능검증부 김봉주 박사는 국내산 벤토나이트를 외국산과 동등한 품질로 끌어올릴 수 있는 생산 공정 개발에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벤토나이트는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점토의 일종으로, 물을 흡수하면 부피가 팽창하는 특성을 지녀 토목 분야에서 방수재로 사용한다. 불순물을 흡착해 제거하는 능력도 탁월해 정제 및 탈색, 건조제, 화장품과 의약품의 원료로도 사용되는 다목적 산업재다.

고준위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 처분 분야에서도 벤토나이트가 핵심 소재다.

벤토나이트는 사용후핵연료를 담은 용기 주변에 완충재로 사용돼 지하수 유입을 차단하고 방사성물질의 이동을 저지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벤토나이트가 지닌 우수한 방수 능력과 방사성 핵종 흡착 능력을 이용하는 것이다.

벤토나이트의 방수 및 흡착 능력은 주성분 광물인 몬모릴로나이트 함량이 높을수록 우수해진다.

몬모릴로나이트는 천연 점토 자원으로 매우 얇은 층들이 쌓인 층상 구조를 지녀 다른 점토에 비해 층 사이로 물을 더 많이 흡수하고 팽창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산 벤토나이트는 몬모릴로나이트 함량이 외국산에 비해 낮아 산업적 활용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몬모릴로나이트 함량이 높은 벤토나이트를 중국, 미국, 인도, 호주, 몽골 등 해외 수입에 의존해왔다.

연구팀은 국내산 벤토나이트의 품질 향상을 위해 습식 공정과 물리적 선별 공정으로 몬모릴로나이트 함량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우선 벤토나이트를 물과 섞어 슬러지를 만들고 초음파로 광물질 입자를 분산시켰다. 이후 슬러지에 미세 기포를 투입해 입자를 띄우는 부유 선별 방식으로 몬모릴로나이트 입자를 분리해 냈다. 이 공정을 통해 벤토나이트 내 몬모릴로나이트의 함량을 60%에서 94%까지 향상시켰다.

올해 8월에는 이 공정을 통해 고품질 벤토나이트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부유 선별 장치를 직접 개발해 실증 준비를 마쳤다.

앞으로 고준위폐기물 처분장 운영 시, 완충재로 대량의 벤토나이트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벤토나이트를 수입하지 않고 국산화 공정을 통해 자체 공급한다면 6천억원의 비용 절감이 예상된다는 것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연구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재)사용후핵연료관리핵심기술개발사업단의 지원으로 대량 생산 공정시스템 개발 및 실증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방사성폐기물처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서 적용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은 “이번 공정 개발은 국내 원자력 산업의 기술 선도력을 한층 강화하고 국제적 기술 경쟁력을 입증한 좋은 사례”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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