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시내에도 전력공급을
개성시내에도 전력공급을
  • 한국에너지
  • 승인 2004.05.0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가 북한의 개성공단에 전력을 직접 공급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공단 건설과 관련해 전력공급을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가 공단 건설은 물론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기반 확충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문제이다.
무엇보다도 전력공급에서 안정적 측면이 확보돼야 개성공단 운영을 원활하게 할 수 있으므로 이런 취지에서 남한이 직접 전력을 공급하기로 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물론 현지에 발전소를 건설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겠으나 단일발전소로는 안정적 공급을 기하기 어렵고 또한 과다한 설비를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건설비용이 상당히 많이 소요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그러한 비용부담은 공단 입주업체에 돌아가게 되고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의 이점을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게 된다.
정부의 이번 합의는 남북경협에서 북한의 의도보다는 실용적인 면이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앞으로의 남북간 경협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번 합의에 내포된 의미를 잘 살려 나갈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우리가 중요하게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북한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때 북한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정부대표단이 방북한 적도 있으나 북한에서는 남한에서의 전력공급을 완강히 거부한 적이 있었다. 남한의 전력관계자들이 송전설비를 건설하기 위해 북한을 여기저기 다니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주된 거부사유였던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전선에서부터 개성공단까지 군사적으로 주요한 지역을 거치지 않을 수 없는 송전선 건설공사를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이번 합의는 상당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따라서 개성공단의 전력공급을 계기로 북한에 대한 에너지 협력방안을 점진적으로 구체화시켜 나가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북한의 개성공단에만 전력을 공급할 것이 아니라 개성시내에도 전력을 공급하는 방안이다.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지만 북한의 에너지 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력공급이 제대로 되지않아 공휴일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전력공급이 이루어지지 않는 날이 공휴일이라고 알려지고 있을 정도이다.
그리고 최근 중국 길림성의 최고위 인사가 북한에 전력을 공급해주는 대가로 부족한 광물자원을 북한으로부터 공급받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지난 22일까지 이루어진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도 에너지 협력문제가 주요 논의사항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북한의 내부사정 때문에 남한의 전력공급을 기대했던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특별히 남북간에 협의를 하기보다 개성시내에만 전력을 공급할 수 있게 하면 북한 전역으로 그 파급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다. 개성공단에 밤낮으로 전깃불을 환하게 밝힌다면 개성주민 역시 큰 관심을 보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결코 서두르지 않아도 북한의 요구가 있을 수 있다.
정부는 개성공단에 전력을 공급하는 것을 계기로 구체적으로 북한과 어떤 내용의 합의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개성시내에도 전력을 공급하는 방안을 함께 추진하는 전략을 세웠으면 한다. 두꺼운 외투는 봄이 오면 저절로 벗게 된다. 남북간 경협을 보이지 않는 봄기운처럼 추진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수도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