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에 가장 절실한 덕목은 청렴이다
공기업에 가장 절실한 덕목은 청렴이다
  • 한국에너지
  • 승인 2018.01.22 11: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에너지신문] 정부는 국민이 만든다. 정부는 공공성과 경제성의 균형을 맞춰 국민이 시킨 일을 하기 위해 공기업을 만든다. 공기업은 때로는 사익을 추구하는 기업의 역할을 해야 할 수도 있지만, 거의 모든 경우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일을 해야 한다.

물론 그 공공성 강화라는 것이 조직의 잇속 챙기기를 포장하기 위한 명분이라면  지양하여야 한다. 하지만 민간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일들을 도맡고, 민간에서 할 수 있는 사업의 기회를 빼앗지 말아야 하는 것이 공기업의 원칙이다.

그러한 원칙은 대개 내규에도 규정되어 있을 것이고, 해당 공기업의 설립 관계법에서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원칙은 잘 지켜지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채용 비리와 각종 특혜, 뇌물 등의 문제로 이미 많은 공기업 사장과 임원이 옷을 벗거나,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다. 벌써 판결이 나서 복역을 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다람쥐가 쳇바퀴 돌듯이 과거에도 현재에도 공기업 주변에서 비리 사건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물론 민간기업이라고 비리가 없으라는 법이 없고, 대부분의 대기업은 위기 때마다 국민의 세금을 들여 겨우겨우 살려냈다. 그들이 아직도 경영을 해 나가고 있는 이유는 주주 덕보다 국민 덕이 반 이상이라 할만하다. 그런 만큼 그들 역시 청렴성을 갖춰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공기업은 그보다 훨씬 더 공공성을 요구받는다. 설립부터 운영까지 국민을 위한 것이어야 하고, 최선을 다해 사업을 수행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며, 이 일이 과연 국민에게 어떠한 이익을 주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말하기에도 부끄러운 다양한 사태가 공기업에서 벌어지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본지에서는 가급적 업계의 치부를 만천하에 드러내는 것은 자제하고 있다. 그러한 일들을 이미 종합 일간지에서 많이 보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일간지에서 공기업의 비리에 대해 묵인하는 사례가 왕왕 드러나고, 인터넷 이외의 지면에는 작게 취급되거나 아예 취급조차 되지 않는 경우까지 있다. 검경이나 법원조차도 공기업 임직원이 구속되거나 재판에 넘겨질 만한 범죄를 저지른 경우 가벼이 취급하는 경우가 있어 왔다.

그들은 때로는 대기업 총수들이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수뢰와 배임을 저지르고 특혜를 받아 챙기는 것에 비하면 새 발의 피라고 변명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변명을 하면서 돈을 많이 벌고 싶었다면, 공기업 직원의 명패와 명함을 과감하게 버리고 당당하게 개인으로서 사업을 하면 될 일이다.

그러나 공기업 임직원의 위치를 스스로 버리기 어려운 것이 그들이 받은 특혜가 현직 이름값 덕분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런저런 구실로 법과 법 사이를 요리조리 피해 가면서 잇속을 챙기고 있다.

공기업 비리가 이익 챙기는 일에만 국한돼 있다고 보면 오산이다. 과거에 책임을 졌어야 하는 다양한 정책과 사건사고를 회피하고 덮어두는 일에만 급급한 것 역시 공기업 비리의 또 다른 민낯이다.

파헤치는 것이 언론 본연의 일이긴 하지만, 그것은 견제한다는 차원의 문제일 뿐 결국 실제로 청렴하고 투명하게 일을 처리해야 하는 것은 공기업 그 자체, 그리고 그 직원들이다. 그렇지 않고 덮으면 결국 냄새가 심해져서 다시 한번 드러낼 때는 손을 댈 수조차 없게 된다. 덮을 때 덮더라도 도려낼 것은 확실하고 분명하게 도려내야 한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철저하게 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걸리든 안 걸리든 그런 것을 할 수 있는 인물이 잘 보이지 않는 점이 아쉽다. 특히 에너지와 환경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공기업과 공공기관, 협회 등의 수장은 과거 비리 전력이 있는 인물들이 많다.

물론 그들이 더 이상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그 자리에 앉혔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부패함을 알면서도 ‘내 입맛’을 잘 챙겨줄 사람처럼 보여 추천을 하고 받아들였다면 문제가 심각하다. 그 입맛 챙겨주거나 내 입맛 챙기다 보면 비리가 눈앞에 와 있다.

최근 에너지와 환경 관련 공기업 기관 수장들이 속속 자리를 채워 나가고 있다. 전문성은 조금 나중에 갖추더라도 청렴성만이라도 챙겨야 한다. 공공성이 우선인 공기업에서는 더욱 절실한 덕목이 청렴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