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적인 대한민국 국정감사
기형적인 대한민국 국정감사
  • 이욱재 기자
  • 승인 2017.10.23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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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신문] 지난 12일 문재인 정부의 첫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10여 년 만에 여야가 뒤바뀐 상황에서 진행된 국감 현장은 시작 전부터 팽팽한 대립을 예고했고 실제 현장도 마찬가지였다. 

막말은 기본이고 피감기관의 해명은 애초에 들을 생각이 없어 보인다. 날카로운 지적이 있는가 하면 본질을 벗어난 질문과 답변으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스타가 탄생하기도, 망신살을 뻗치는 일도 벌어졌다.

국정 전반에 대해 의원 전원이 반(班)을 나눠 ‘일정 기간에 시행하는 감사’를 진행하는 국가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상시·수시 국정조사를 진행한다. 정치적 목적의 보여주기식 행사, 정상적인 국정 운영 방해, 정치적 악용 등의 이유로 법제화는 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이러한 형태의 국정감사를 지속하는 이유는 유신 정부 당시 폐지된 국정감사가 6.29 민주화 선언 이후 부활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믿을 곳은 국회뿐”이라고 생각했던 당시 국민의 열망이 반영된 헌법 개정이 아닐까.

지난 17일, 19일에는 각각 12개 기관이 국정감사에 참석했다. 17일에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집중포화를 맞고 19일에는 강원랜드가 포화를 맞았다. 많은 에너지 관련 기관들이 참석했지만 몇 가지 질문이 전부였다. 지적에 대한 대답 시간은 3분 내외. 자세한 해명을 하기엔 턱없이 힘들다.

20일이라는 한정된 기간 동안 현미경 감사는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국정감사가 최소한의 기능을 하는 것인가도 의문이다.

그간 국정감사에는 많은 ‘스타’들이 탄생했다. 그들이 대통령이 되기도 하고 정치 거물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그게 억지로 만들고 짜낸다고 될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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