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신문] 중국 제(齊)나라의 학자 순우곤(淳于髡, BC 385~BC 305)은 술맛에도 9품의 계급이 있다고 했습니다.
임금이나 손위 어른 앞에서 엎드려 마시는 부복주(俯伏酒)가 제일 맛없는 9품주요, 여럿이 돌려가며 마시는 회음주(回飮酒)가 8품주며, 제사나 잔칫집에서 낯선 사람과 마시는 예주(禮酒)가 7품주. 주점에서 여럿이 마시는 술이 6품주, 주점에서 혼자 마시는 술이 5품주, 자기 집이나 친구 집 사랑에서 대작하며 마시는 술이 4품주라고 했습니다.
또한, 집에서 혼자 마시는 술은 3품주, 좋은 경치를 찾아 좋은 사람과 함께 마시는 술이 2품주, 좋은 경치를 찾아 시를 읊으며 홀로 마시는 술이 1품주라 했습니다.
개인의 건강과 기호에 맞춰 천연재료로 직접 담근 ‘약용주’라면 더 건강하게 술을 즐길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식물의 꽃, 잎, 가지, 뿌리, 열매, 씨를 알코올에 담궈 두면, 각 재료의 유효 약 성분을 더 많이 우려낼 수 있고 우리 몸에 흡수가 더 잘 된다고 합니다.
본지는 술 담그기 좋은 가을, ‘주선(酒仙)이 되는 길’ 연재를 시작합니다. 계절의 정취와 특별한 약효가 담긴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담금주로 건강한 1품주, 2품주를 즐기시길 바랍니다.
* 어떤 용기에 담글까
처음에는 커피 병, 꿀 병 등 작은 병에서 시작해 점차 큰 용기로 담그는 것이 좋습니다. 또 재료를 넣고 꺼내기 쉽도록 용기 입구가 큰 것, 밀폐가 잘 되는 것이 좋습니다.
용기는 물로 깨끗이 씻어 말리고 술을 담근 뒤 뚜껑에 비닐 등을 씌워 끈으로 묶거나 양초로 밀폐하고 담근 일자, 사용 재료, 용량, 약효 등을 기록한 라벨을 붙입니다.
*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
시판 25도~30도의 담금용 술에 담그면 100일을 전후해 유효 약 성분이 우러나오지만 1년 미만의 경우 알코올 냄새가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최소한 1년은 기다리는 것이 좋습니다.
1년 이상 숙성할 예정이거나 재료가 씨, 잎 등이면 알코올의 양을 많이 하고 100일 전후에 마실 예정이거나 과육이 많은 과일류를 재료로 할 때는 술의 양을 적게 합니다. 결론적으로 알코올의 양은 2배에서 20배 정도가 적당합니다.
* 어떻게 마시나
예정된 숙성기간이 끝난 약용주는 재료를 건져 냅니다. 약용주의 효과는 서서히 나타납니다. 식전, 식후에 소주잔으로 한 잔씩, 거북한 사람은 잠자리에 들기 전 마시는 것도 좋습니다.
재료 성분이 진하게 우러나고 도수도 높기 때문에 물과 얼음에 희석하거나 설탕을 넣어 마시는 것도 좋습니다. 체질에 따라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한 번에 소주잔으로 한두 잔, 하루에 2~3회를 넘기지 말고 가볍게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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