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위 태양광, ‘솔라 쉐어링’ 기술로 현실화
농지 위 태양광, ‘솔라 쉐어링’ 기술로 현실화
  • 이욱재 기자
  • 승인 2017.07.05 17: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솔라팜-SK D&D·남동발전 등 벼 수확·전력 생산 성공
▲ 지난해 9월 3일 국내 최초로 충청북도 오창에서 '영농형 태양광발전' 방식으로 재배한 벼가 수확되고 있다.

좁은 국토 활용·주민수용성 문제 해결 방안으로 부상

[한국에너지신문] 최근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 의지를 밝히고 있는 가운데 실제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까지 정부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2030년까지 37GW 용량의 태양광을 설치해야 한다. 이에 해당되는 발전설비를 구축하려면 서울시 전체 면적의 61%인 약 370㎢의 면적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러한 국토면적 활용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 최근 새로운 해법이 주목받고 있다. '농업 병행 태양광발전' 방식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태양광 발전설비 하부에 음지식물인 버섯, 인삼, 산마늘 등을 재배했다. 하지만, 일본의 미나미소마시에서는 2012년부터 2014년에 걸쳐 ‘솔라 쉐어링 사업’을 실시해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이 사업에서는 3000평 농지 위에 2미터 높이의 태양광 패널 남향으로 30도 기울여 500장을 설치했다. 이 사업의 성과보고에 의하면 2013년 6월부터 2014년 1월, 8개월간 태양광 발전효율의 평균치는 13.4%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태양광발전 표준치(12~13%)와 일치한다. 패널 밑에는 가지, 호박, 콩, 고추, 해바라기 등을 재배했다. 농작물의 종류에 따라 생육상황의 차이는 있지만, 통상적인 재배방법과 비교해도 충분히 생육과 수확이 가능하다는 것을 실증했다.

태양광 아래에 그늘이 생김에도 불구하고 생육과 수확이 가능한 이유는, 식물의 광포화점에 있다. 대부분 양지식물의 경우 광포화점을 갖고 있다. 일조량이 많아도 광포화점을 넘기면 작물의 광합성이 작용하지 않는다. ‘솔라 쉐어링’ 기술은 작물의 이러한 광포화점을 이용한 기술로 작물 생육에 필요한 일조량, 온도, 습도 등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최적화된 생육 환경을 제공한다. 이외 나머지 태양에너지는 태양광 발전에 사용한다.

국내에서는 농업회사법인인 솔라팜(대표 김창한)이 지난해 충북 청주시에 국내 최초로 ‘영농형 태양광발전’ 방식으로 유기농 벼를 수확했다. 솔라팜은 지난해 4월 초 영농형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고 5월 모내기 이후 4개월 만에 벼를 수확했다. 수확된 벼의 양은 기존 유기재배 벼에 비해 큰 차이가 없었다고 솔라팜 측은 밝혔다. 현재 SK D&D와 농작물, 영농법, 기후에 맞춰 영농형 태양광발전소를 함께 개발하고 있으며, 이에 적합한 농업기술을 개발해 적용 중이다. 현재 배추, 감자 등 다양한 작물 생육 및 수확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13일에는 남동발전(사장 장재원)이 고성군과 하이면 덕호리 일대 약 2000평의 부지에 태양광설비 100kW급을 설치하고, 2종의 벼를 모내기 한 후 15일 최초 전력생산 및 판매를 개시한 바 있다.

남재우 솔라팜 부사장은 “영농형 태양광발전은 농산물과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함께 진행해 농가소득 높일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며 “현행법상 절대 농지에 이러한 발전시설들이 들어설 수 없어 제약이 있지만, 정책적으로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 된다면, 좁은 국토의 활용도를 높일 뿐 아니라, 농민들이 직접 참여해 주민수용성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