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효율·친환경에너지 각광 ‘고온 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
고효율·친환경에너지 각광 ‘고온 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
  • 이욱재 기자
  • 승인 2017.06.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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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고온 활용 냉방까지 가능…연료전지 시장 도약 이끈다

[한국에너지신문] 연료전지기술은 수소와 산소의 화학에너지를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직접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기술로 고분자전해질, 인산형, 응용탄산염, 고체산화물 등 전해질 종류에 따라 여러 가지 종류로 구분한다.

이 중 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는 주택·건물용, 자동차용, 이동용 전원으로 주로 이용된다. 현재 가장 활발하게 연구되는 분야이며, 실용화도 타 연료전지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저온 운전 등 기존 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 단점 보완
배열 온도 100℃ 달해 냉난방 사용 가능·시스템 간소
핵심 기술개발 마쳤지만 초기투자비 높아 상용화 주춤 
지난해 1㎾당 3200만원…2020년 1400만원 수준 전망 

▲ 저온 PEMFC의 약점을 보완한 고온 PEMFC 기술

2015년 6월 정부는 신기후체제에 대응하기 위해 203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치(BAU) 대비 37%를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 미래부(장관 최양희)는 그해 8월,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신시장 창출을 위해 6대 기술 중심으로 차세대원천기술개발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6대 기술은 태양전지, 연료전지, 바이오, 이차전지, 전력IT, CCS(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기술)다.

이 중 연료전지기술은 도심 내에서 청정에너지를 생산하는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따라서 기존의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도시 에너지를 청정에너지로 바꾸기 위해 주택·건물용 연료전지기술이 지속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기존 저온형 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 약점 개선으로 상용화 가능성 높여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주택이나 소형 집합 건물(아파트, 빌라)용 연료전지 시스템은 0.7~5㎾급 저온형 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Proton Exchange Membrane Fuel Cell, PEMFC) 시스템 개발이 주를 이뤄 개발되어 왔다.

하지만 저온 PEMFC의 기술적인 단점인 ▲낮은 배열 회수 온도 ▲낮은 CO 농도 요구치 ▲복잡한 가습 시스템 ▲스택에서의 플러딩(Flooding) 현상으로 인한 성능 저하 등의 근본적인 문제점으로 넓게 상용화가 이뤄지지 못했다. 고온 PEMFC는 기존 기술의 문제를 해결하고 높은 열전비와 다양한 수요처의 열수요에 대응할 수 있어 빠른 상용화가 기대되고 있다.

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의 배열 특성을 향상시킨 ‘고온 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High Temperatuer PEMFC)’기술은 기존 PEMFC의 단점을 극복해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발전원리는 동일하지만, 기존 PEMFC가 60~80℃에서 운전하는 것과 달리 고온 PEMFC는 120~180℃에서 운전하는 점이 다르다. 전해질막에서도 차이가 있다.

기존의 저온 PEMFC에 사용되는 전해질막은 그 성능이 물에 의존적인 이온교환막을 사용하기 때문에 운전온도가 물의 끓는점에 가까울수록 전해질 막내 수분함유율이 감소해 이온전도가 급격히 강하하면서 연료전지의 운전이 불가능하다. 이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고온 PEMFC에서는 인산을 첨가한 PBI(polybenzimidazole)계 전해질을 사용해 고온에서도 운전을 가능하게 한다. 

고온 활용 발전효율 ‘UP’…온수 냉난방·성능저하 감소

저온 PEMFC는 배열 온도가 약 60℃ 부근으로, 온수로는 활용이 가능했으나 건조나 냉방용으로는 온도가 낮아 활용이 불가능했다. 반면 고온 PEMFC는 100℃에 달하는 높은 배열 온도가 가능해 온수, 냉난방에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연료전지의 배열을 여름용 냉방에도 활용성이 높아져 실질적인 가동 효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외에도 고온을 이용해 활성화 과전압 감소, CO로 인한 성능저하 현상 감소 등의 장점을 발휘한다.

특히 CO 제거장치, 가습기, 응축수 처리장치 등의 장치가 필요 없어 시스템이 간소화되고 비용이 크게 감소함은 물론 시스템 부피가 줄어 공간 활용도도 높아진다. 

현재 특허 포지션 우위…2020년 상용화
 
현재 우리나라는 고온 PEMFC 분야에서 세계에서 손꼽히는 기술을 보유 중이다. 2008년에 정부는 ‘차세대 고온형 PEMFC 원천소재 및 스택 개발’ 사업을 시작했다. 이어 2010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총사업비 250억 원을 들여 ‘고온 PEMFC용 핵심부품 기술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특허 진행에서도 선진국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특허 우위 확보를 위해 에너지기술연구원은 고온 PEMFC 스택의 설계와 운전 관련 핵심 특허 10편의 출원 또는 등록을 마쳤고 최근 3년간 과학기술논문(SCI)도 6편 진행했다. 이는 일본의 도시바사나 독일 듀퐁사가 점유한 기존 저온 PEMFC 분야와 달리 고온 PEMFC 분야에서는 특허 포지션이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현재 에기연은 고온 PEMFC 스택 개발에 참여한 기업인 동아화성에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기술이전을 받은 동아화성 측에 따르면, 이전받은 기술의 상용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을 2020년 하반기 정도로 보고 있다.
 
가격이 관건…미래 성장 가능성 ‘맑음’
 
업계에서는 연료전지 보급의 가장 큰 걸림돌이 가격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전망은 밝다. 향후 기술개발 등으로 연료전지의 대량보급이 진행되면 가격경쟁력과 새로운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에기연은 지난해 1㎾당 3200만 원 수준인 주택/건물용 연료전지 가격은 매년 15~25% 수준 가량 하락해 2020년에는 1400만 원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현재 500대 남짓의 판매 수는 2020년에는 8000대 가량으로 높아질 것이라 전망했다.

정책적으로도 연료전지 보급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공공건물 신재생에너지 의무화’ 정책으로 신재생에너지 건물 의무 비율을 2020년에는 30%까지 확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국내 시장 초기단계…시장 성장 기대주로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연료전지 보급은 초기 단계다. 우리나라 주택용 연료전지는 현재 총 2500여 가구에 설치된 게 전부다. 설치용량이 1㎾라고 했을 때 매년 200~300여 대 정도만 보급되고 있다. 정부에서는 민간 보급 활성화 차원에서 지난해 9월 가스공사가 연료전지 시험보급사업에 나섰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현재 연료전지는 초기투자비용이 높기 때문에 생산성을 확보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므로, 보급량 증진을 통해 보급단가를 저감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보급사업을 통해 사용자의 만족도 조사, 타당성·경제성 분석자료 확보 등을 추진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열악한 국내 연료전지 시장에 비해 해외시장의 경우, 서유럽과 일본을 중심으로 연료전지 시장이 활발하게 진행돼있다. 일본의 경우 2009년부터 주택 및 건물용 연료전지가 일반에 판매됐고 2014년 10월 누적으로 10만대가 보급됐다.

일본은 향후 2020년까지 140만대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후지경제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독일과 영국의 주택단지 연료전지 시장규모는 2017년 약 2700억 원 규모에서 2019년 6000억 원, 2020년 2조 6000억 원 2023년 8조 원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국가는 보일러 시장의 새로운 대체 기술로 연료전지를 활용한 주택 및 건물용 열병합 발전 시스템 개발 보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원천 기술로 개발 중인 고온 PEMFC기술이 시장에 보급된다면 사계절 이용 가능성, 시스템 간소화로 인한 비용절감, 내구성 향상 등의 장점을 바탕으로 연료전지 시장의 성장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민진 에기연 고온고분자연구분야 책임연구원은 “지금껏 R&D 기반 개발자 중심의 제품 개발이 되어왔다면 향후에는 연료전지의 소비자 중심 제품 개발 및 보급 확대가 절실하다.

따라서 에너지 소비 패턴을 기반으로 기존 PEMFC는 물론 차세대 고온 PEMFC까지 효과적인 주택 및 건물용 연료전지 시스템 개발 및 보급 확대에 주력해야 하고, 이는 점점 고밀집화 되어 가는 도시의 에너지 및 환경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갈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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