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발전소 종합서비스 기업’으로
두산중공업, ‘발전소 종합서비스 기업’으로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7.06.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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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유지관리 사업 필두로 풍력·연료전지까지 영역 확장 행진

[한국에너지신문] 두산중공업이 발전소 서비스 전문기업화를 위한 단계를 밟아나가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최근에는 발전소 원격관리서비스 사업을 시작하고, 국내를 중심으로 풍력발전소 건설사업도 본궤도에 올리기 위한 준비를 진행해 나가고 있다. 관련 사업에 대한 두산중공업의 실력은 국내에서도 높은 수준을 자랑하지만, 해외에서도 크게 인정받고 있다.

‘서비스사업’ 부문 신설…설계부터 유지관리까지 일괄 처리 
ICT 활용 발전소 원격관리시스템 국내외 16곳 확대 목표로 
우수 해상풍력기술 인수 아시아 풍력발전 설비 시장 노크
인니서 4700억원 규모 발전소 전환 사업 수주…역량 인정
영국선 100억원 규모 연료전지 공급 사업 수주 성과도

▲ 두산중공업 원격정비센터

발전소 원격관리 16곳 확대…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
 
두산중공업은 올해 발전소 원격관리서비스를 국내 9곳과 해외 7곳 등 모두 16곳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발전소 유지관리서비스는 관리수수료를 받아 운영하기 때문에 두산중공업은 새로운 수익원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보고 사업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다.

발전소 원격관리서비스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과 지리정보시스템, 무선인터넷 등을 활용한 텔레매틱스시스템을 활용한 발전소 관리서비스다. 발전소 곳곳의 장비에 장착된 사물인터넷 단말기를 통해 발전소 안 온도와 압력, 유량 등 5만 개 이상의 데이터를 입수해 고장이 날 만한 징후를 사전에 알아채 관리자에게 알리는 역할을 한다. 이 데이터들은 빅데이터로 만들어져 설계를 개선하고 운전 효율을 더욱 높이는 데에 반영된다.

새로운 것처럼 느껴지지만 이미 제너럴일렉트릭과 같은 글로벌 에너지 기업에서는 오래전부터 시도해 왔고, 두산도 수년 전부터 영국의 두산밥콕 등을 기반으로 발전소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두산밥콕의 발전소서비스 관련 기술을 두산중공업이 흡수해 정식으로 사업을 벌여보겠다는 것.

두산은 이를 위해 2월부터 서비스사업부문(BG)을 따로 세워 영국 두산밥콕을 편입시켰다. 두산밥콕은 영국 현지에서 30년 동안 발전소 유지정비서비스를 해 오던 기업으로, 2006년 두산중공업이 인수했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이산화탄소 감축과 미세먼지 저감 등 환경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발전서비스 사업이 성장세에 들어섰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특히 발전소 유지관리 사업 분야를 새로운 성장을 이끌 수 있는 핵심사업으로 보고 있다. 1GW 규모의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연간 서비스 수요는 약 1000억 원 정도. 전 세계 발전소 용량은 대략 6500GW로 추산된다.

현재 이 회사는 현재의 보유 기술로만 3000GW 정도의 시장을 책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더불어 경기에 민감한 신규 발전소 시공 수주에 비해 기존 발전소의 성능개선과 정비, 유지보수, 연료전환과 같은 분야의 사업은 경기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작은 동시에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어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발전소 유지관리서비스 분야 강화를 위해 노후발전설비 성능개선과 발전소 자산관리, 디지털 솔루션 개발과 같은 세부분야의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더구나 이 회사는 발전소 시공 부문에서 고객을 선점하고 있는 만큼 영업활동에는 큰 지장이 없다는 것이 또 하나의 장점이다. 베트남과 인도 등 해외 주요 시장에서 영업활동을 강화해 수주기회를 잡고, 원격관리서비스와 같은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부문의 생산성을 높이기로 했다.

두산중공업이 벌이는 유지관리서비스는 이미 이 회사의 주된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플랜트 건설과도 어느 정도 시너지효과를 노릴 수 있다. 특히 플랜트 건설이 발전소의 ‘시작’ 부분을 책임진다면, 유지관리서비스는 발전소의 ‘가운데와 끝’을 책임지는 사업이어서 연관성이 크기 때문이다. 

설계, 조달, 시공뿐만 아니라 유지, 관리까지 발전소의 전 주기를 한 회사에서 일괄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회사로 우뚝 서게 된 것이다.
 

▲ 두산중공업 제주 탐라해상풍력단지

‘풍력’ 가치 높게 보고 현대일렉트릭 해상풍력기술 인수
 
두산중공업은 채산성 때문에 사업을 접은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의 해상풍력기술도 최근 인수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국내 해상풍력시장은 산자부가 지난해 1.7GW 규모의 해상풍력 공급계획을 발표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011년 국내 처음으로 3㎿급 육상 및 해상 풍력시스템인 ‘WinDS3000’을 개발했으며, 총 210㎿, 70기에 이르는 공급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분사해 에너지 분야 법인으로 출범한 현대일렉트릭은 최근 두산중공업에 5.5㎿급 해상풍력발전 기술을 넘겼다. 이달 중 정식계약이 체결되는 이 사업은 제품 모델 시제품과 설계자료, 지적재산권 등 사실상 해당 사업 전체를 인수하는 것이다. 이번 사업 확장으로 두산중공업이 원래부터 보유하고 있는 3㎿급 해상풍력기술과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해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기반이 확보됐다.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은 현대중공업의 신재생에너지 및 전기전자구성품 사업부문이 별도법인으로 독립한 회사다.

현대일렉트릭이 개발한 5.5㎿급 해상풍력발전기는 국산제품 중 최대 용량이며, 제주 김녕 실증단지에 설치돼 가동되고 있다.

약 3년간의 운전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해 10월 태풍 ‘치바’가 제주지역을 강타했을 때에도 정상 가동했다. 당시 태풍 치바는 국내 기상 관측 이래 역대 네 번째 최대 순간풍속인 56.5m/s를 기록했다. 이러한 안전성을 바탕으로 이 회사는 대만과 일본과 같이 태풍 영향이 강한 나라들의 풍력발전 설비 시장을 노크하기로 했다.

대기업 간 자발적 구조조정 사례인 이번 인수합병은 침체된 국내 풍력산업이 재도약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일렉트릭은 두산중공업에 5.5㎿급 모델의 전장품 등 관련 부품 공급사업을 지속하면서 양사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서도 발전소 서비스 사업 우수성 인정
 
두산중공업의 발전소 서비스 품질역량은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최근 이 회사가 인도네시아 발전소 전환 등 4700억 원 규모의 사업을 수주했기 때문이다. 1150㎿ 규모의 가스화력발전소를 1800㎿ 규모의 복합화력발전소로 전환하는 사업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특히 국제입찰로 진행돼 일본과 터키 등 글로벌 경쟁사들을 제치고 두산이 발전분야 기술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수주한 것이다.

두산중공업이 수주한 사업은 무아라 타와르 복합화력발전소 전환사업으로 발주처는 인도네시아전력청이다. 두산중공업은 현지 국영건설업체인 후타마까리야와 컨소시엄을 이뤄 이번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두산중공업의 수주금액은 약 3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무아라 타와르 발전소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로부터 동쪽 40km 지점에 있다. 기존 1150㎿급 가스화력발전소에 배열회수보일러 8기와 스팀터빈 3기를 공급해 1800㎿급 복합화력 발전소로 전환된다. 올해 말 착공해도 완공까지는 2년 6개월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동남아시아의 신흥 경제 대국이자 자원 부국인 인도네시아가 2019년까지 35GW 규모의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 나라의 발전시장을 더욱 속도감 있게 공략하기로 했다.
 
자회사 두산밥콕, 영국서 100억 원 연료전지 사업 수주
 
두산중공업은 연료전지 분야에서도 기술력과 사업 성과에서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영국 현지 자회사 두산밥콕은 영국에서 100억 원 규모의 연료전지 사업을 수주했다. 두산밥콕은 영국 에버딘시가 추진하는 에버딘 전시·콘퍼런스센터(AECC)에 전력 및 냉난방에너지 공급을 위한 저배출 연료전지 셀을 총 1.4㎿ 규모로 공급하기로 했다.

수주 금액은 약 100억 원으로 장기유지보수 계약까지 체결하면 50억 원 정도가 추가된다. 연료전지는 주식회사 두산의 사업 부문인 두산퓨얼셀의 미국 법인이 공급하기로 했다.

두산은 연료전지를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키우고자 2014년 건물용 연료전지의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 업체인 클리어엣지파워를 인수해 ‘두산퓨얼셀 아메리카’를 출범시켰다.

두산밥콕은 연료전지를 받아 설계·구매·시공 일괄수행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완료할 방침이다. 에버딘시는 AECC 건설에 총 3억 3300만 파운드(약 4900억 원)를 투입해 2019년 완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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