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천에서] 에너지원의 경제성과 ‘과거-현재-미래’
[양재천에서] 에너지원의 경제성과 ‘과거-현재-미래’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7.05.11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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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도 너무한 원자력학계의 신재생에너지 공격
▲ 조강희 기자

[한국에너지신문] ‘어떤 에너지원이 가장 경제적일까’라는 질문은 중요하다. 그게 나라든, 지자체든, 기업이든. 심지어 가정에서도 이 질문을 한다. 

최근에 이 질문이 수면 위로 나오게 된 계기는 대통령 선거다. 길지도 짧지도 않았던 선거기간 뒤에는 정책이 실행돼야 한다.

에너지 정책과 관련돼 경제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건 신재생에너지원이 빛을 보게 된 때문이다.

태양광과 풍력. 사람들의 입꼬리에는 이제껏 많이 오르내려서 좋은 에너지원이라는 이미지는 있지만, 그뿐이다. 그런데 오히려 이제는 원자력공학을 연구하는 몇몇 선생님들로부터 질타와 공격을 받고 있다.

근거는 단순하다. 에너지원으로서의 경제성이 형편없다는 것. 그러나 경제성을 확보한 에너지원은 오랜 기간의 투자로 그 정도에 오른 것이다. 원자력에너지든 석탄화력에너지든 동일하다. 신재생에너지라고 예외는 아니다. 지금은 비경제적이지만 경제성을 갖출 것이다. 투자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새 대통령의 정책이 임기 안에 에너지원의 절반을 신재생에너지로 채우자는 식의 급진적인 안도 아니다. 신재생에너지를 좀 더 확충하자는 정도다. 그 기준이 2030년까지 20%다.

2015년 현재 국내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6.69% 수준이다. 안을 들여다보면 더 처참하다. 그 중의 75%가 폐기물과 바이오가스 같은 것들이다. 태양광과 풍력과 같은 본래적 의미의 재생에너지는 그러면 25%를 차지하고 있을까? 당연히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 20%로 늘린다고 하면 기존의 몇 배나 투자가 필요하니 원자력학계의 시각에서는 경제성이 없다고 평가절하하고 싶을 것이다. 전임 대통령도 11% 정도로 늘리자고 주장했다. 그 정도도 받아들이지 못해 핑계를 많이도 댔다. 거기에 9%를 더하자는 것이니 반발할만하다. 하지만 임기내에 다 하자는 것도 아니고, 차기와 차차기까지 대통령만 3대에 걸쳐서 해야 하는 일이다.

액수만 봐도 그리 부러워하거나 억울해할 게 없다. 원자력발전에 이제껏 투자된 액수와 기간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안전성과 폐기물 처리, 그리고 폐로를 위해 투자해야 할 액수를 생각해 보면 비교 자체가 안 된다.

더구나 이미 계획된 11% 그 모든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을 대기업과 공기업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사업을 더 할 수도 없고, 그만둘 수도 없는 상황으로 몰려 있다는 하소연이 계속해서 들린다.

원자력이야 오랜 연구와 막대한 정책자금 지원을 통해 성장해 온 분야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협력도 잘 된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각자도생을 오랫동안 해온 탓에 뿌리부터 말라간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몇몇 대기업만 수지나 맞추고 있다. 대기업도 까먹는 데가 있는 판에, 중소기업은 일러 무엇하겠는가. 이러한 현실에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정책을 실행하려는 의지마저 허무는 것은 초를 쳐도 너무 심하게 치는 것이다.

원자력은 지난 수십년의 기간동안 연구돼 어떤 면에서는 환경성을 강화했고, 어떤 면에서는 안전성을 강화했다. 약화됐다는 게 아니다. 하지만 원자력의 안전성과 친환경성은 기술을 아무리 개발해도 더 개발해야 할 부분이 남는다.

사실상 ‘완전성’이 없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방사능이 그렇게 무서운 것이다. 더구나 연구 초창기에나 가능했을만한, 하지만 그 때였어도 역시 바람직하지는 않을 것 같은 사건이 벌어진 것이 불과 얼마 안 됐다. 

연구원이라는 곳에서 시험용 폐기물을 아무데나 갖다버린 것이다. 만약에 경제성이 원자력의 진짜 장점이라면 절대로 허용하지 말았어야 할 사건이다. 하지만, 버젓이 일어났다. 오히려 현장에선 걸리지만 않았으면 괜찮았을 것이라는 눈치다. 이런 식의 일을 가만 두고 보면서 경제성을 논하기는 다소 민망하지 않은가.

이런 민망한 사건에도 불구하고 원자력이 한꺼번에 축소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또 투자가 필요하다. 지진과 관련된 안전성이 더 강화돼야 하고, 전기를 생산하면 할수록 늘어나는 폐기물을 안전하고도 경제적으로 처리해야 한다.

그래서 원자력발전소도 너무 노후된 것은 폐기해야 한다. 가동하는 것도 안전성과 친환경성을 위한 신규 투자도 이뤄져야 한다. 그것 모두에 들어가는 투자의 일부를 신재생에너지에 조금 떼어주자는 얘기다. 그것이 그렇게 나쁜 일인가.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이라 억울해 보이는지 몰라도 과거에는 원자력이 그 처지였다.

가까운 과거에야 경제성의 ‘영광’을 누렸겠지만, 현재와 미래에는 또 투자가 필요하다. 그래서 한쪽으로 몰리는 투자의 균형을 맞추자는 것이다. 태양에너지와 풍력에너지에도 투자가 필요하고, 석탄의 친환경화에도 투자가 필요하고, 수소에너지 활성화에도 투자가 필요하다. 투자를 하는 게 영 틀린 방향인가. 아니라면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전문적인 영역이니 원자력학계의 목소리를 들어는 줄 수 있다. 이제껏 우리나라의 산업발전과 시민들의 에너지 사용 편의에 기여해 온 것도 인정은 해 줄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친 견강부회는 그만둬야 한다.

그렇게 과도하게 하지 않아도 원자력의 위세는 앞으로도 몇 십년은 더 간다. 그러기 싫어도 그렇게 돼 있다. 그러니 제발 안심하길 바란다. 곧 무너져 내릴 것처럼 엄살을 부리면 안 된다. 그럴 필요도 없다.  

노파심에 묻는다. 원자력이 이제 더 이상 연구할 분야가 없는가. 아무리 연구가 진척돼 시간이 남아 돌아도 그렇다. 신재생에너지의 가치와 활용 가능성을 깎아내릴 시간이 있는가. 그 시간에 원자력 폐기물의 경제적 처리를 비롯한 안전성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데에 더 힘을 쓰는 건 어떤가. 그래야 원자력이 회생할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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