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신문] 이수배, 나세일, 오수만.
어느 골목 동네 문패에서 봤음직한 이름들이지만, 사실은 정유사 에쓰오일의 전현직 외국인 최고경영자들의 한국이름이다.
에쓰오일이 5일 최고경영자를 나세르 알 마하셔 대표 대신 오스만 알 감디 대표로 전격 교체했다. 이번에 선임된 알 감디 대표 역시 한국에 대한 이해가 남다르다는 점이 대표 선임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알 감디 대표는 2012년부터 아람코아시아 코리아 대표를 맡고 있다. 알 감디 대표는 거의 부임하자마자 한국이름을 짓고, 8일부터는 추석을 맞는 이웃들을 돌봤다.
에쓰오일은 현지화 소통전략의 일환으로 최고경영자들의 길고 어려운 원래 이름 대신 한국이름을 지어 부르게 하고 있다. 최근 대표로 선임된 오스만 알 감디 대표는 오수만(吳需挽)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나세일(羅世壹)이라는 이름으로도 잘 알려진 전임 나세르 알 마하셔 대표는 최근 선보인 광고 영상에도 등장해 한국 소비자들과의 친숙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2012년 3월부터 대표직을 맡은 뒤 5년차에 접어든 올해 3월 임기를 1년 연장했지만, 9월로 교체되면서 총 4년 6개월간 최고경영자로서의 일을 마쳤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사장 자리에 있었던 아흐메드 에이 알 수베이 전 대표는 에쓰오일 사장으로는 처음으로 한국이름인 이수배(李秀培)를 사용했다.
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 김치를 싸갈 정도로 한국문화에 대해 이해가 깊고 경영능력과 리더십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5년에는 포스코건설의 사내이사로 선임돼 한국과의 인연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
에쓰오일의 최고경영자 교체는 2~4년에 한 번이다. 상법상 이사 임기가 3년인 점을 감안하면 적절한 편이다.
부임하자마자 한국이름을 짓고, 현지시장과 소통하려는 세 번째 최고경영자가 있는 회사 에쓰오일, 현지화를 위해 애쓰는 모습이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