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 융합전력…설비 재난피해·안전사고 ‘0’에 도전
첨단기술 융합전력…설비 재난피해·안전사고 ‘0’에 도전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6.09.13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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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전력연구원, 재해재난 대비 다양한 지원 수행

[한국에너지신문] 12일 발생한 지진으로 예기치 못한 재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재난에 대응하고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는 일은 동서고금 그 어느 나라에서든지 필요한 동시에 긴급한 일이다.

전력설비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송전선과 변전소 및 배전망을 통해 소비자로 전달하는 데 필요한 설비다, 일부 설비에 지진과 같은 피해가 발생할 경우 피해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소비자까지 광범위한 정전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이는 사회·경제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인 재난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전력설비에 대한 재난재해 대응은 사회적 안전 확보를 위한 필수적 요소다.

한국전력 전력연구원(원장 김동섭)은 국가적 재난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전력분야 재난피해와 안전사고를 ‘0’으로 맞추기 위한 원천기술 확보를 목표로 재난안전 분야의 체계적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이렇게 개발된 기술을 재난에 효과적으로 적용하는 재난재해 기술지원도 수행하고 있다.

전력연구원은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기술 등 첨단기술의 융합을 통해서 사회적 안전 확보를 위한 새로운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특히 연구원은 기초연구 분야에서 전기안전 원천 기술과 스마트그리드, 직류송배전 등 새로운 환경에서의 재난안전 기반기술을 확보하고, 현안연구 분야에서 안전도 평가 기준 및 검사장비 등을 개발․보급하며, 분석지원 분야에서 사고 원인분석 및 예방대책 등의 기술개발을 추진해 재해에 대한 대응능력을 강화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한국전력 전력연구원이 발간하는 지진연보

지진피해 대응 지진 정보제공 웹 시스템 운영
한전과 기상청의 기술공유로 국가 지진조기경보시스템 구축에 활용

지진 재해 및 안전 분야에 대해 한전 전력연구원은 지진영향평가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전력연구원은 특히 국가 재난안전관리기관으로 지정돼 전국에 있는 전력설비에 대한 지진피해 감시와 대응을 위해 ‘지진피해 대응 지진 정보제공 웹 시스템’을 2015년에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지진계가 설치된 국내 주요 변전소 15개소의 실시간 감시, △기상청 국가통합지진관측망(NECIS, National Earthquake Comprehensive Information System) 155개소와의 실시간 통신연계, △국가 지진 관측망 자료를 이용해 지진계가 없는 154kV급 이상 737개소 변전소의 진동 크기 추정 등 변전소의 지진피해를 분석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전력연구원은 수집된 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2006년부터 매년 발생한 지진을 분석해 지진연보를 발간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에는 울산 지진발생 후 한반도 전역의 진도를 예측할 수 있는 ‘지진 영향평가 기술’을 공유하고 개선하기 위한 기술개발을 기상청과 공동으로 착수했다.

전력연구원과 기상청의 공동기술개발은 기상청이 국가 지진관측망의 확충 및 지진조기경보시스템 고도화 계획으로 2020년까지 추진하고 있는 국가 지진조기경보시스템 구축의 핵심기술로, 지진 영향평가기술의 개선을 공동연구 개발해 2017년까지 한전 전력연구원에서 운영하는 전력설비 지진대응시스템에 실증과 신뢰성을 검증한 후 국가의 지진조기경보시스템에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전력연구원은 보유한 기술을 기상청과 공유해 국가의 지진조기경보체계 구축에 활용함으로써 지진정보 제공, 지진발생 시 초기 대응, 재해 예방 등 대국민 안전서비스 증진을 도모하는데 기여할 예정이다.

운영 중 전력설비 내진 보강 및 신설 설비 내진 설계 기준 수립
실험설비를 이용한 지진성능시험을 통해 설비의 내진내구성 확보

전력설비 내진설계분야 역시 전력연구원이 힘쓰는 연구 분야다. 원자력발전소를 포함한 화력발전소, 송변전 및 배전 설비 등 전력설비는 국가 산업의 대동맥으로서 지진피해가 발생할 경우 국내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이에 따라 정부는 최근 지진재해대책법 등 국내 내진설계 관련 법규를 강화하고 기존 전력설비의 내진성능을 재평가하는 등 체계적인 관리를 수행하고 있다.

전력연구원은 지진이 발생해도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할 수 있도록 내진설계 기준을 수립해 한전의 전력설비에 적용했다. 또한, 운영 중인 전력설비에 대해 내진 성능평가를 수행하고, 신설 전력설비는 내진 설계를 수행해 전력설비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에서 발생 가능한 모든 지진에 대해 내진해석 및 설계, 내진 성능평가 및 검증분야의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소프트웨어는 물론 진동시험대 등 시험설비를 구축해 실증 시험을 통해 지진에 대한 전력설비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 전력연구원 배전반의 진동대 시험 모습.

 

폭우부터 산사태까지 위험도 예측해 전력설비 사고 예방
전력설비 안정해석 프로그램 개발

전력연구원은 전력설비의 안전한 운용을 위한 기술도 확보하는 노력을 지속해 가고 있다. 전력연구원은 집중 호우나 풍수해 등 자연재해 시 산비탈면에 분포된 송전철탑 등 전력설비의 위험도를 평가하고 예방할 수 있는 ‘급경사지 전력설비 안정해석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국내 송전철탑 4만여 기 중 약 3만여 기가 산악지역에 위치하고 있고 그 중 일부는 급경사지 또는 계곡부에 위치해 자연재해 발생시 지반이 약화되거나 토사 유출에 따른 산사태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비탈면에 설치된 전력설비의 파괴 사례 원인분석에 의하면 강우로 인한 표면 침투와 토석류 하중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실시간 급경사지 전력설비 안정해석 프로그램’(KEPCO Integrated Slope Stability)은 실제 산악지역에 있는 전력설비의 특성 분석을 통해 강우 발생 시 표면 침투 영향, 토석류 하중 등의 요소를 고려해 비탈면의 붕괴 위험도를 판별할 수 있으며, 비탈면의 파괴 시점 및 규모를 예측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했다.

지하매설물 탐사 기술로 싱크홀, 관로 등 이상 사전 예측
송전철탑 수명관리로 열화 상태, 잔존 수명 파악해 최적 보수

전력연구원은 전력설비의 지중 구조물 건설계획 수립시 사전에 지반 조사를 통해 주변 땅의 정보를 획득해 설계에 반영하고 시공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력구 지하매설물 탐사 기술 및 탐사 장비’를 개발했다.

전력설비의 지중화 사업이 매년 확대되고 있어 전력구 시공 단계에서 지반의 불확실성으로 나타나는 싱크홀, 단층 등 이상영역을 사전에 조사해 설계에 반영함으로써 건설 공기 지연이나 시공 중 예기치 못한 안전사고 등을 예방할 수 있는 정밀도가 높은 지반 탐사기술 확보을 확보했다.

전력연구원은 또송전철탑의 열화와 도금 및 도장 상태 등을 분석하여 송전철탑의 잔존 수명을 예측하고 최적 유지보수 방법을 결정할 수 있는 ‘송전철탑 수명관리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나라 전역에 전력을 공급하는 송전철탑은 소금기, 매연, 비와 눈 등 다양한 외부환경에 노출돼 있어 장시간에 걸친 부식 등으로 인해 태풍, 지진 등 자연재해에 취약해 짐. 현재 우리나라에서 30년 이상 사용된 철탑은 약 28%를 차지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5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송전철탑 수명관리 기술’은 송전철탑의 재질과 외부 환경, 유지보수 이력 등의 정보를 바탕으로 철탑의 열화 상태와 잔존 수명을 예측하고 도장방법과 시기 등 최적의 유지보수 계획을 사용자에게 제시함으로써 태풍 등 자연 재해에 따른 전력공급 중단과 안전사고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해 전력설비 재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일반인 감전 사고 등에 취약한 설비 대책 연구
누전점 탐사 기술 개발로 안전 영향 평가 

사용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에도 전력연구원은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력연구원은 배전계통의 순환전류와 누설전류를 측정할 수 있는 ‘저압 지중선로 누전실증 시험장’을 한전 고창전력시험센터 내에 구축했다.

‘저압 지중선로 누전실증시험장’은 고-저압선로 간 중성선 공용에 따른 순환전류, 변압기 제조사별 1-2차 권선 간 순환전류, 한전과 고객 설비 간 순환전류를 실증해 정확한 누전 판정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국민 생활의 안전 확보에 기여할 목적으로 구축됐다.

전력연구원은 이 시험장을 활용해 선로 간, 제조사별 변압기별, 한전과 고객 간 발생되는 순환전류와 누설전류를 판정하는 누전판정 알고리즘을 개발해 사업소에 보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누전 의심개소를 통한 비용절감 및 분산 전원 계통 연계 시의 계량 오차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전력연구원의 누전 시험 장면.

감전, 아크화상, 추락 등 안전사고 저감
작업자 가상훈련, 안정성/적합성 평가로 사고 예방

전력량계 설치 및 교체 작업 시 활선 상태에서 작업 중 공구 혼촉, 저압선 단락 등으로 인해 감전 및 아크화상의 재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감전 및 아크 사고는 작업자의 부상, 사망 등 인명피해 뿐만 아니라 정전사고로 이어져 고객 설비에 2차 피해를 일으킴. 이러한 아크 화상은 인적피해와 관련이 있어 작업자 재해 및 피해 저감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이에 대비해 전력연구원은 감전과 아크에 대한 실증시험장도 구축했다.

전력연구원은 계기작업 재해방지 및 전력량계 화재 대책을 위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전력량계 작업 안전성 향상 대책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전력량계 작업자 안전방안 마련을 위해서는 인체 감전전류 및 아크 에너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특히 아크는 발생공간, 전류, 전압, 온도 등의 환경에 따라 발생 에너지가 다르기 때문에 실제 전력량계 작업환경에서 발생하는 아크에너지를 측정,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전력연구원은 지난 6월에 고창전력시험센터에 감전 및 아크 실증시험장을 구축 완료하고, 이 설비를 이용해 아크에너지 실증 및 분석, 아크 위험등급 선정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 작업자가 저압아크에 노출돼 있다.

전력설비의 안정적 운용을 위한 기술지원 수행
재난복구 및 비상통신망 긴급 지원용 차량형 위성통신시스템

전력연구원은 재해 예방 및 복구 지원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전력연구원은 발전소부터 배전설비까지 안정적 전력공급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지원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15년에는 한국전력과 발전회사는 물론 국내 건설업계와 민간발전회사를 대상으로 966건의 기술지원을 수행했으며, 이는 전년대비 6% 상승한 수치로 지속적인 증가추세다.

전력연구원은 전력기술 주치의로서 기술지원을 통한 현안 적기해결로 전력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전력회사 및 관련 산업계의 엔지니어링 비용 절감은 물론, 설비의 고장예방과 성능개선을 통해 지난 한 해 총 2298억원의 산업적 파급효과를 가져왔다. 설비 고장 등의 사전예방과 진단 확대로 고장예방을 강화함으로써 안정적 전력공급과 편안한 국민생활의 실현에 기여하고 있다.

전력연구원은 기후변화에 따른 잦은 태풍과 폭우로 발생하는 전력설비 재난 현장에 비상통신망 확보 필요성 증대에 따라, 태풍피해시 재난복구 현장 긴급 통신망 지원, 전력설비제어 배전지능화 무선통신망의 고장복구용 비상통신망 구성 등에 활용하기 위해 ‘위성통신을 이용한 차량형 위성통신시스템’도 개발했다.

차량용 위성통신시스템은 △이동용 위성단말시스템, △위성기반 이동형 디지털 주파수공용통신시스템(TRS) 기지국 등으로 구성돼 있어, 전국 어느 곳이든지 재해․재난이 발생한 현장에 신속하게 출동해 긴급 복구가 가능한 독립적 비상통신망을 확보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위성망을 이용해 인터넷, 비상전화 등에 접속해 업무를 볼 수 있어, 본 위성통신시스템을 통해 한전 재해종합상황실과 연결하고, 현지 상황을 사내 통신망으로 전송해 신속한 현장 상황 공유 및 후속 조치를 할 수 있다.

특히, 2012년 8월과 9월의 집중호우와 태풍 산바 때 강원도 정선, 경북 경주에서 산사태로 철탑이 도괴됐을 때, 피해 지역에 긴급 출동해 전화, 인터넷 위성 통신망을 구성해 복구를 지원하기도 했다.

▲ 한국전력 전력연구원의 차량형 위성통신 시스템.

안전보건시스템 선진화 방안 연구 등으로 설비안전 최적화

선진안전기법의 비교 분석을 통한 한전의 안전관리 규정 시스템의 개선을 위해 전력연구원에서는 ‘선진 안전관리기법’에 대한 연구를 지난 5월에 착수했다.

미국의 NFPA(National Fire Protection Association) 70E와 OSHA(Occupational Safety and Health Administration) 규정과 세이프티 핸드북(Safety Hand Book) DNV(유럽), 일본 등의 안전 관리기법을 비교 분석해 한전의 신송배전계통 안전관리 규정 및 수칙을 수립할 계획이다. 또한, 현장 안전관리에 필요한 핸드북을 제작해 재래형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안전작업 수칙을 확립할 방침이다.

전력연구원은 전력설비 재해를 미연에 방지함으로써 사회적 안전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한편, 나아가 전력계통의 안정적 운영 기반을 만드는 최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전력연구원은 체계적인 재난안전 연구개발을 통해 국민 생활 안전과 건설 등 관련 산업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우리나라가 안전선진국이 되는 데 기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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