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6.06.10 11: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석탄도, 석탄화력발전소도, 석탄공사도.
▲ 조강희 기자

[한국에너지신문] 미세먼지 문제로 석탄화력발전소가 화형대에 올랐다. 석탄화력발전소가 문제라고 했더니 석탄까지 덤터기를 썼다. 여기에 대한석탄공사의 부채 누적 문제도 덩달아 도마에 올랐다. 정부는 이 모든 문제들을 마치 한꺼번에 해결이라도 하려는 양 하고 있는 것 같고, 그 해결책은 마치 석탄공사의 해체와 폐지인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공기업의 부채 문제가 생긴 것은 사실 공기업 자체가 수익성만을 챙기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공기업은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지만, 그 업무는 민간기업과 같이 해야 할 필요가 있어 세워진 조직이다. 석탄공사의 부채 문제는 석탄공사의 경영 잘못 때문이라기보다는 연탄이라는 형태로 당시로서는 최첨단 연료를 공급했던 ‘필요’가 수십년째 관성이 되면서 불거진 문제다. 물론 국민들은 연탄 덕분에 그나마 지난 세월 따뜻하게 지냈다.

미세먼지 문제도 석탄공사를 해체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미세먼지 문제는 에너지기술과 환경기술로 해결을 봐야 한다. 적절한 규제가 필요함도 물론이다. 석탄공사를 해체한다고 해서 석탄을 더 이상 때지 않게 되는 것도 아니다. 아직 연탄보일러를 사용하는 곳의 연탄 공급도 계속돼야 한다. 이를 전량 다른 에너지원을 사용하는 보일러로 바꾸지 않는 한에야 소비처가 없어지기는 힘들지 않겠는가.

석탄화력발전소의 문제는 석탄공사와 거의 관계가 없다. 아예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발전소용 유연탄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결국 석탄공사의 해체가 석탄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

오히려 석탄의 긍정적인 점도 재평가돼야 한다. 최근 석탄의 최종 부산물인 재(灰)까지 활용하는 방안이 많이 진전돼 왔다. 지금까지는 콘크리트 혼화재와 시멘트원료 등으로 사용하는 것이 고작이었지만, 최근 성분분석기술과 추출기술의 진전으로 새로운 소재를 석탄 재에서 추출하는 상용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 석탄재에서 추출되는 물질로 중요한 것은 셀룰로스와 리튬이다. 나무의 섬유질 물질인 셀룰로스는 바로 섬유로 활용할 수 있다. 최근 서부발전과 이앤이는 브라운가스로 석탄재를 녹여 광물섬유를 제조하는 신기술을 상용화하기로 했는데, 이 때 섬유원료가 바로 셀룰로스다. 리튬은 최근에 더욱 더 관심을 받고 있는 물질이다. 한전은 지난해 석탄재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석탄은 과거 숯과 장작을 주된 연료에너지원으로 사용하던 시절에는 산림녹화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국민 모두의 난방연료로 사용됐다. 지금은 난방연료는 도시가스에 자리를 내 준 것 같지만, 최근에는 석탄 가스화와 고품질화 상용화가 진전되고 있는 상황이다. 석탄이라고 하지만 예전의 석탄은 아닌 셈이다.

고효율 친환경 연소기기 역시 계속해서 개발되고 있다. 경제성 있는 가행광산이 줄어들고 있다고 하지만 무인광산 기술도 개발되고 있어 비용과 안전문제도 많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경제성이 있는 연료 에너지원인 무연탄, 전량수입되고 있는 유연탄 역시 아직은 그 무게가 가볍지 않다.

석탄도, 석탄공사도, 석탄화력발전소도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그래야 할 이유, 있지 않은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